태영건설, '부정적' 전망에도 12월에만 약 1조원 수주…사업 불확실성 우려 여전
입력 22.12.27 07:00
태영건설, 대전·포항 등 부동산 침체 지역 수주
부채비율 441%…과도한 우발채무도 부담
  • '부정적' 등급전망을 받은 태영건설이 이번달에만 1조원 가까이 신축공사를 수주하며 사업적으로는 성과를 내고 있다. 수주 자체는 중장기적으로 실적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나, 부동산 경기가 꺾인 상황에서 사업 불확실성을 높일 거란 불안감은 커지고 있다.

    태영건설은 12월 9449억원의 신축공사를 수주했다. 지난 7일에는 총 공사비 5949억원 규모의 대전 중구 유천동 주상복합 2개 블록 신축공사를 수주했다. 10일은 포항 장성동 주택재개발사업의 시공사로 재선정됐으며, 태영건설의 수주액은 2487억원이다. 지난 19일 세운5구역 PFV로부터 서울 중구 세운재정비촉진지구 5-3구역 신축공사를 수주했다. 계약금액은 1013억5000만원이다.

    금융투자업계는 태영건설의 활발한 수주 소식을 두고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중장기적으로 매출 기반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태영건설은 부동산 경기가 상승세를 보이던 2017년 이후 주택 공급을 늘리며 외형을 키우고 있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2016년까지 연간 1조원 내외를 유지한 별도기준 매출액은 자체개발부문이 성장하며 연간 2조원 수준으로 증가했다. 건축·자체개발부문 매출 비중도 2016년 52.8%에서 올해 3분기 누적 79.5%로 확대됐다. 

  • 그러나 사업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가 커진 것도 사실이다. 주택 매매 가격이 하락하고, 미분양 발생 지역이 지방에서 수도권으로 확산되는 등 전국적으로 분양경기가 꺾이고 있는 상황이다. 수주 자체가 태영건설의 매출과 이익에 단기간 내 도움이 될 거라 예단하기 어렵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특히, 태영건설이 수주한 지역이 대전·포항 등 분양 경기가 꺾이는 지역이라는 점에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신용평가사들은 향후 분양률과 대금회수 방안에 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한때 '청약 불패’라 불리던 대전은 최근 미분양·미계약 사태가 현실화되고 있다. 한국신용평가는 대전의 주택 수요가 감소하는데 공급이 증가하고 있다며 대전을 '경기 저하 유의지역’으로 꼽았다. 포항도 마찬가지다. 포항의 미분양 아파트는 4209가구로 지난 8월 전국 시·군·구 중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2017년 포항 지진 사태로 외부인 투자가 일제히 끊기면서 부동산 시장이 정체된 상황이다.

    최근 신용평가사들은 태영건설의 신용등급(A)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변경했다. 공사원가 부담 확대에 따른 수익성 저하·운전자본부담 확대로 태영건설의 부채비율은 올해 9월말 기준 441%를 기록했다. 9월 말 기준 PF 우발채무 규모가 2.4조원에 이르고, 영업실적이 저하되는 가운데 단기자금시장 경색이 재무구조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평가다.

    미착공 개발사업의 규모가 큰 태영건설은 부동산 경기 하강 국면이 본격화하며 사업의 불확실성이 증가했다. 태영건설은 자체사업 외에도 종속법인과 관계법인을 통해 다수의 개발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이중 미착공 사업장이 다수 포함돼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