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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투자자들이 내년 자산배분 전략 세우기에 한창인 가운데 한국 시장을 주목하고 있다. 각종 악재에 내년 미국 시장 약세가 전망되면서 ‘미국 밖’ 투자처 물색에 나섰고 아시아에선 한국이 부상하는 분위기다. 다수의 해외 투자자들이 국내 대기업 계열사들에도 투자 제의를 보내고 있다. 다만 해외 투자자와 기업간 가격 '눈높이' 격차가 커 거래 성사가 순탄치만은 않을 전망이다.
해외 투자자들이 적극적인 한국 기업 투자 기회를 보고 있는 것은 내년 글로벌 주식시장 전망과 맞닿은 것으로 분석된다. 업계에서는 2023년 글로벌 투자자들이 ‘미국 집중’ 경향을 줄이고 해외 시장으로 더 적극적으로 눈을 돌릴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인플레이션을 비롯해 금리 인상, 경기 침체 가능성 등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미국 주식시장을 관망하는 경향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JP모건(J.P.Morgan Asset Management)은 이달 15일 발표한 ‘2023년 1분기 글로벌 자산 배분 전망(Global Asset Allocation Views 1Q 2023)’ 에서 “주식 부문에서 미국 주식에서 다소 거리를 둘 예정이다. 미국 외의 선진국 시장이 더 나은 밸류에이션을 보여주고 있고, 달러 약화가 더해진 중국의 리오프닝은 이머징 마켓에 대한 관심을 재개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고 밝혔다.
글로벌 3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BlackRock)도 ‘2023 글로벌 전망(2023 Global Outlook)’에서 내년주식 시장 전망에 대해 미국, 유럽, 영국 등 선진국 시장의 전망을 한 단계 낮추고(Underweight) 일본, 중국, 신흥국 시장,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 시장에 대해서는 ‘중립(Neutral)’을 제시했다.
블랙록은 미국 시장에 관해 연방준비제도(Fed)가 금리를 제한적인 범위로 올리고 있고 실적 하향이 시작되고 있으며, 아직 경기침체가 반영되진 않은 점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 시장에 대해선 중국의 주기적 반등은 긍정적이지만 밸류에이션이 여전히 다소 매력적이지 않다고 분석했다.
이에 글로벌 투자자들이 미국 이외 시장의 투자자산 비중을 높이려는 계획을 세우며 한국을 주목하고 있다는 해석이다. 통상 글로벌 투자사들이 자산배분을 할 때 ‘ex-미국(미국 이외)’ 시장이라고 하면 유럽, 아시아(한국, 중국, 일본, 대만), 신흥국 정도다.
유럽은 여전히 혼조세가 이어지고 있어 사실상 아시아 시장 비중을 늘릴 수밖에 없는데, 중국은 투자 의향은 높지만 아직 리오프닝 단계가 확실하지 않고 접근이 힘들다는 리스크가 있다. 다른 아시아 국가인 대만은 TSMC가 대만 증시에 미치는 영향이 워낙 압도적이기 때문에 부담이 있다. 상대적으로 한국 시장에 관심이 모일 수 있는 상황이 됐다.
글로벌 투자자들이 한국 시장에 관심을 보이고 있지만 거래가 성사되기는 쉽지 않다. 투자자와 한국 기업간 '눈높이'가 좀처럼 좁혀지지 않는 분위기다. 코스피 상위 상장사들을 보면 시가총액 2위인 LG에너지솔루션은 PER(수가수익비율)가 197.84배, 3위인 삼성바이오로직스는 111.46배에 이르다보니 해외 투자자들은 ‘너무 비싸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기업 입장에서도 반드시 필요한 경우가 아니라면 투자자를 들이기 부담스럽다.
최근 한 외국계 투자사는 국내 모 대기업 코스닥 상장사에 지분 투자를 제안했다. 해당 기업의 규모는 크지 않지만 매년 수십억 규모의 영억이익을 내고 있고 배당수익률도 나쁘지 않은 기업으로 꼽힌다. 다만 회사는 투자자가 제시한 조건이 마음에 들지 않고 ‘매각을 통한 실익이 크지 않다’는 이유로 제안을 거절했다.
또 다른 대기업 비상장 계열사도 최근 한 외국의 헤지펀드로부터 지분 투자 제안을 받았다. 매년 가파른 실적 성장을 보이고 있고, 상장 시 좋은 성적표를 올릴 것이란 기대가 있는 곳이다. 다만 펀드의 성격상 시너지효과가 크지 않다고 판단해 협상에는 응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졋다.
몸값이 높은 상위 기업보다 중소형 상장사에 집중하는 ‘액티브 투자’로 방향을 돌리고 있는 경향도 나타나고 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한국 기업들 투자 기회를 보려고 12월에 한국에 들어와있는 해외 투자사 매니저들이 상당히 많다”며 “환율 등 본인들 입장에선 메리트가 있으니 한국 기업들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인데 막상 와서 살펴보니 시가총액 상위주가 너무 비싸 시장 왜곡이 너무 심하다고 느껴 액티브로 방향을 잡고 있고, 상위 기업들보다는 코스피 시총 50~70위 사이를 집중해 보고 있다”라고 말했다.
"내년엔 미국 비중 줄이자" 한국 눈독
국내 대기업 계열사 지분 투자 제안도
한국 기업 '비싸다'…액티브 투자 노려
코스피 50~70위권 기업들 면밀히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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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22년 12월 22일 07:00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