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은행 실적 관건은 수익성·건전성…코로나 착시효과 걷힐까 '긴장'
입력 23.01.06 07:00
올해 은행업 신평사가 주목하는 키워드는 수익성·자산건전성
상반기 중 금리상승 기조 종료되며 NIM 상승 폭 제한될 전망
예상보다 실물경기 가파르게 악화 시 자산 부실화 급증 가능성
숨겨진 부실이 얼마나 드러날지 관건…수익성 타격 불가피
  • 올해는 '수익성' 방어 정도 및 '자산건전성' 관리 수준이 은행업 실적 방향성을 가를 것으로 보인다. 금리 인상 기조가 마무리되며 수익성이 둔화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자산건전성으로 인한 대손비용 증가에 이목이 쏠릴 것이란 관측이다. 

    실물경기가 예상보다 악화할 경우 코로나 착시효과로 외견상 우수한 자산건전성 지표가 그 민낯을 보일 수 있다는 우려가 벌써부터 나온다.

    은행권에 대한 '조기경보'는 신용평가업계에서 먼저 나오고 있다. 한국신용평가와 한국기업평가는 올해 은행업 산업 전망을 중립적이라고 평가했고 나이스신용평가는 은행권 실적이 작년 대비 하락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 세계적 금리 인상 기조가 상반기 중 종료될 것으로 예상되며 은행업 수익성에 부정적 사업환경이 전개될 것이란 설명이다. 금융기관간 수신 경쟁에 따라 저원가성 예금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금리가 상승한다고 하더라도 조달비용이 올라감에 따라 순이자마진(NIM) 상승 폭은 제한될 것으로 분석된다. 하반기부터는 상승한 수신금리의 영향으로 NIM이 하락 전환할 것이란 시각도 나온다.

    한기평은 2023년 산업 등급전망 '은행' 리포트에서 '수익성 방어가 관건'이라고 밝혔다. 한기평은 "경기 둔화에 따른 투자수요 부진, 신용리스크 관리 강화로 여신 성장세는 둔화할 것으로 본다. 연중 기준금리 고점 예상으로 대출금리 상승 제약, 요구불예금 등 저원가성 예금 감소와 고금리의 정기예금 증가에 따른 조달금리 상승 감안 시 NIM 상승 폭은 제한될 전망이다"라고 분석했다.

    아울러 예상을 뛰어넘는 경기침체가 도래한다면 정부 정책 지원으로 양호하게 유지되고 있는 자산건전성 지표가 급격히 악화할 수도 있다. 이에 신평사 연구원들도 은행업의 자산건전성이 얼마나 '유지될 것인지'를 주시하는 분위기다.

    한 신평사 관계자는 "은행권의 자산건전성이 어느 정도 유지될 것인지에 초점 맞춰 보고 있다. 현재는 원리금 상환유예와 같은 정부 정책에 힘입어 자산건전성 지표가 우수해 보이지만 부동산 및 제반 경기 상황이 급격히 고꾸라지면 부실이 빠르게 확대될 수 있다"라며 "올해는 숨겨진 부실이 얼마나 수면위로 드러나느냐가 관건이다. 부실이 드러나면 대손상각비라는 형태를 통해서 은행 수익성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나이스신평은 2023년 산업 등급전망 리포트를 통해 "실물경기 둔화와 부동산 경기의 본격 하락 및 이자 비용 증가 등은 중소기업 및 개인사업자 대출의 부실률 상승으로 이어져 은행 대손비용을 확대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또한 취약계층에 대한 채무조정(새출발기금) 및 대환대출 프로그램 참여, 금융시장에 대한 유동성 공급 등 공적 기능 수행도 수익성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다만, 은행권은 그간 보수적 여신정책을 유지했고 선제적으로 대손충당금을 쌓았기 때문에 부실채권이 급격히 증가한다고 하더라도 손실을 견뎌낼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손실 위험 부담이 적은 은행권의 개인사업자 담보/보증 대출 비중은 지난 2018년 80% 수준에서 올해 9월 기준 230%까지 오른 상황이다.

    신평사 관계자는 "올해 금융회사 전반적으로 어려운 사업환경에 직면한 건 사실이지만, 은행은 선제적 충당금 적립 등을 통해 재무완충력이 우수하다""라며 "은행업 등급전망은 안정적으로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