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도 안 돼 '투자 목적' 변경…SK케미칼 들여다보는 국민연금
입력 23.01.26 10:00
보유목적 일반투자로 변경
단순투자로 변경한지 3주만
실적 감소에 주가하락까지
주주환원 목소리 커지는 SK케미칼
사실상 적극적 주주권 행사 예고로 해석
  • SK케미칼의 지분 6.32%를 보유한 국민연금이 주식보유 목적을 일반투자로 변경했다고 25일 공시했다. 보유목적을 단순투자로 변경(2023년 1월 3일)한지 한 달이 채 지나지 않아 다시 보유목적을 변경한 셈인데 사실상 SK케미칼에 대해 적극적인 주주권 행사에 나서겠단 의도로 풀이할 수 있다.

    국민연금의 주식보유 목적은 크게 경영참여와 일반투자, 단순투자로 분류한다. 경영참여의 경우 이사를 선임하거나 해임할 수 있고, 지배구조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투자목적 분류로 국민연금이 보유한 포트폴리오 가운데는 아직 경영참여를 선언한 곳은 없다. 경영참여의 경우 공시의무가 많아짐과 동시에 지분 10% 이상을 보유하고 있을 경우 자본시장법에 따라 운용수익을 포기해야한다.

    대신 국민연금은 2020년 신설한 일반투자목적 분류를 활용해 기업들을 대상으로 주주권을 행사하고 있다. 국민연금은 상당수의 코스피 상위 기업과 오너와 기업인 및 지배구조와 관련해 주요한 사안이 발생한 기업에 대해  일반투자목적으로 주식을 보유 중이다. 경영진 면담 또는 공개서한을 보내는 기업들 또한 일반투자목적으로 분류된다. 최근 구현모 대표이사의 연임 추진과 관련해 이사회와 이견을 보이고 있는 KT 또한 국민연금은 일반투자목적으로 주식을 보유중이다. 

    국민연금은 이번 투자목적 변경과 관련해 "개별 기업 투자와 관련한 사안에 대해선 세부내용을 공개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국민연금의 이번 투자목적 변경은 사실상 SK케미칼의 실적 감소 그리고 큰 폭의 주가 하락과 무관하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회사는 지난해 3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54% 매출은 16% 이상 감소했고, 실적 전망치를 크게 하회하는 실적에 주가 또한 큰 폭의 감소세를 나타냈다.

    지난해 9월 모회사인 SK디스커버리가 1000억원 한도의 공개매수를 실시했고, 회사는 보유 자사주를 소각하며 주가 부양 의지를 내비쳤으나 일부 주주들은 주주가치제고를 위한  추가적인 자사주 매입·소각을 요구하기도 했다.

    국민연금은 2020년 정기주주총회에서 현 SK케미칼의 이사진 구성원인 문성환 사외이사의 선임에 대해 '독립성훼손 우려'를 이유로 반대표를 행사했다. 2021년 주총에선 이사진의 보수한도 승인 안건에 대해 '회사의 규모 및 성과에 비해 과다하다'는 이유로 반대했다. 

    지난해 주총에선 이사의 임기를 조정하는 정관 변경 안건과, 이사의 보수한도에 대해 반대한 바 있다. 오는 3월 예정된 주주총회에선 김철 대표이사 사장(사내이사), 문성환·조홍희 사외이사의 임기만료가 예정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