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 적극적 주주환원 가능할까...오너일가 '원하고' 금융당국 '두렵고'
입력 23.02.28 07:00
삼성생명, 중기 목표 배당성향 35~45% 제시
주당배당금 최소 20% 이상 오를까…이목 쏠려
금융당국이 변수…급격한 DPS 증가 경계 기조
  • 삼성생명이 공개한 중장기 주주환원책이 시장에서 긍정적 평가를 받고 있다. IFRS17 전환으로 회계상 당기순이익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중장기적 배당성향을 높은 수준으로 유지하겠다고 밝히면서다. 

    다만, 경기침체가 우려되는 상황인 만큼 금융당국이 언제든 보험사에 보수적 배당성향을 권고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21일 삼성생명은 2022년 연간 실적발표를 위한 컨퍼런스 콜(IR)에서 중기 배당 목표를 발표했다. 삼성생명은 IFRS17 전환으로 늘어난 이익의 35~45%를 배당에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동시에 지속적으로 주당 배당금(DPS)을 높이고 초과자본(K-ICS비율 200~240%)에 대해 자사주 매입 및 소각도 검토한다.

    증권가에선 주주환원 관련 불확실성이 줄고 DPS가 우상향할 것이란 점에서 긍정적이다.

    NH투자증권은 지난 22일 <진일보한 중기 배당 목표>라는 제목의 리포트를 발간하고 "삼성생명이 자본비율(K-ICS) 목표와 중기 배당성향 목표를 밝힌 점을 긍정적으로 판단한다"라며 "적어도 주주환원 관련 불확실성은 이전보다 낮아질 전망이다. 

    2023년 지배순이익 규모를 1조5000~1조8000억원으로 가정하고 회사 측 배당 목표를 감안하면, 2023년 DPS는 3,500원(2022년3000원) 정도는 큰 부담 없이 가능해 보인다"라고 분석했다.

    삼성생명은 주주환원책이 미흡하다는 투자자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생명보험산업이 구조적으로 저성장하는 국면에서 기업가치가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고질적 저평가를 벗어나기 위해선 배당금을 늘려 투자 매력도를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 이어졌는데 향후 배당금이 대폭 늘어날지 이목이 쏠리는 분위기다. 

    삼성생명 지분을 보유한 삼성 오너일가 입장에서도 반색할 만하다. 삼성가 피상속인은 매년 약 2조원 규모의 상속세를 마련해야 하는데 최근 금리가 급등하며 이자 비용이 급증하고 있다.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은 상속세를 마련하기 위해 최근 1900억원 규모의 삼성SDS 주식을 처분하기도 했다. 삼성생명의 배당금이 크게 증가해야 이들의 부담이 경감될 수 있다. 

    다만, 투자자들 사이에선 '규제' 변수에 대한 불안감이 관찰된다. 경기침체가 전망되면서 금융당국이 급격한 배당금 증가를 두고 보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다.

     앞서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금융사들의 과도한 배당에 대해서 "손실충당능력이 우선 충분히 확보되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한 금융업계 관계자는 "투자자들 사이에선 삼성생명의 배당금이 많아질 것이란 기대감과 함께 불안감이 있다"라며 "금융사 배당금 및 성과급에 대한 금융당국의 최근 기조를 고려하면 배당금이 대폭 증가하긴 어려울 수 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