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 행장은 사의·CEO 7명은 교체…대대적 쇄신 뒤엔 조직안정화 과제
입력 23.03.07 16:50|수정 23.03.07 17:02
우리금융, 지주·은행·계열 '원샷' 인사 및 조직개편 단행
회장 직속 기업문화혁신 TF도 신설…"회장·CEO 협의체"
임기 만료·2년 재임 9개 계열 CEO 물갈이…외부인사도
우리은행, 영업총괄그룹 폐지하고 영업 중심 조직개편
새 수장 맞을 채비 갖췄지만…이원덕 행장은 돌연 사임
과정 매끄럽지 않다 보니 '조직안정' 이룰까 이목 집중
  • 우리금융그룹이 임종룡 신임 회장 취임에 앞서 지주·은행·계열 최고경영자(CEO) 인사 및 조직개편에 나선다. 임종룡 회장 시대에 맞춰 대대적인 쇄신을 이룬 것으로 풀이된다. 우리금융이 새 수장을 맞이할 준비는 마친 셈이나 이원덕 우리은행장이 돌연 사퇴하는 등 과정이 매끄럽지만은 않다는 평도 많다. 시장 시각은 우리금융이 쇄신에 이어 적기 조직안정을 꾀할 수 있느냐로 옮겨갈 전망이다. 

    7일 우리금융은 조직혁신과 미래경쟁력 확보라는 신임 회장의 경영 전략 방향을 반영해 지주·은행·계열 자회사의 대대적인 조직·인사 개편을 단행했다. 지주부터 계열사까지 일괄 인사를 통해 조기에 경영안정을 기하고 쇄신 분위기를 진작하기 위한 결정이란 설명이다. 

    우리금융은 지주 효율성 극대화를 위해 2명의 총괄사장제와 수석부사장제를 폐지하고 11개 사업부문도 9개로 축소한다. 지주 내 임원급 부문장은 11명에서 7명으로 줄이는데 이번에 6명을 새로 선임했다. 나머지 2개 부문장 자리에는 본부장급 인력 2명을 발탁 배치해 세대교체를 이뤘다. 

    그룹 차원에서 조직문화혁신을 추진하기 위해 회장 직속 '기업문화혁신 태스크포스(TF)'도 신설했다. 신임 회장과 계열 CEO의 협의체로 구성된 TF가 앞으로 내부통제 강화부터 인사 및 평가제도 개편, 경영 승계프로그램 등 기업문화혁신 전략을 수립, 실행할 예정이다. 

    지주 내 미래사업추진부문도 마련됐다. 증권사 인수 등 비(非)은행 강화 전략을 추진하고 그룹 미래먹거리를 발굴하는 역할 및 ESG 경영을 통합 관리하는 역할을 맡는다.

    이날 우리금융 이사회는 자회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를 열고 임기가 만료됐거나 재임 2년 이상인 9개 계열 CEO 전원을 전원 교체하기로 했다. 외부 전문가를 영입한 우리프라이빗에쿼티자산운용은 이번 인사에서 제외됐다. 

    우리자산운용 대표이사에는 외부 전문가인 남기천 전 멀티에셋자산운용 대표를 영입했다. 이외 새로 선임된 CEO 중 박완식 우리카드 대표이사와 조병규 우리금융캐피탈 대표이사, 김응철 우리종금 대표이사, 김정록 우리펀드서비스 대표이사 등 4명은 우리은행 출신이다. 지주 경영진 중에선 이종근 경영지원부문 전무가 우리자산신탁 대표이사로, 전상욱 미래성장총괄 사장이 우리금융저축은행 대표이사로 자리를 옮겼다. 

    지주가 전략을 짜고 자회사가 영업을 중심으로 운영된다는 방향에 따라 우리은행 조직도 대대적 조직개편과 임원인사를 실시했다. 22개 은행그룹 중 임원급 인사는 19명에서 18명으로 줄이고 12명을 새로 선임했다. 남은 네 명의 그룹장은 본부장급으로 채워졌는데 마찬가지로 3명을 신규 선임했다. 

    기존 영업총괄그룹은 폐지했다. 대신 국내영업부문과 기업투자금융부문 등 2곳으로 재편해 각 부문 산하에 5개, 4개의 주요 영업 관련 그룹을 배치했다. 부문장 자리는 각각 개인그룹장과 기업그룹장이 겸직 수행토록 한다는 방침이다. 이어 중소기업그룹과 연금사업그룹, 기관그룹을 신설해 각 시장 영업력을 확충하고 상생금융부를 새롭게 신설해 금융소외계층 전담 상품과 서비스 지원을 집중 강화하기로 했다. 

    이번 인사와 조직개편은 우리금융이 임종룡 신임 회장을 맞이할 채비를 갖추는 작업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앞서 임 내정자는 우리금융 차기 회장직에 공식 도전하겠다는 의사를 밝히며 그룹 정상화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계열 수장부터 조직 구성까지 임 내정자 색채에 맞추게 된 만큼 향후 임 내정자의 정상화 비전이 구체화할 것으로 시장은 내다보고 있다. 

    그러나 신임 회장이 자리를 잡기까지 잡음이 적지 않았던 만큼 시장에선 우리금융이 대대적 조직·인사 개편에 이어 안정을 이룰 수 있을지도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 

    이날 오전 이원덕 행장은 자추위를 앞두고 임 내정자에 물러날 의사를 밝혔다. 이 행장은 지난 3월 취임해 임기가 10개월가량 남아 있어 이번 인사 대상이 아니었지만 스스로의 뜻으로 직을 내려놓은 것으로 전해진다. 

    우리금융은 이 행장이 임 내정자의 경영상 부담을 덜어주는 뜻에서 사의를 표명한 것이라 설명했다. 오는 3월 정기 주주총회를 거쳐 임종룡 신임 회장이 취임한 직후 경영승계 프로그램을 신속히 가동해 후임 은행장을 선임할 예정이다. 

    이날 발표된 지주·은행·계열사에 걸친 인사 및 조직개편은 즉시 시행된다. 새로 선임된 계열 CEO는 오는 22일~23일 열리는 각사 주총에 맞춰 취임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