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엔지니어링, 삼성바이오로직스 5공장 수주 유력…계열사 지원에 고공행진
입력 23.03.23 07:00
삼성바이오 5공장 연내 착공, 2025년 준공 목표
2~4공장 시공한 삼성ENG 사실상 수주 유력 평가
삼성전자 300조 투자계획에 최대 수혜는 물산과 ENG
  •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제 5공장 건설 계획을 확정했다. 현재로선 바이오로직스의 2~4공장 준공 이력이 있는 삼성엔지니어링이 해당 공사를 수주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삼성전자, 삼성바이오로직스 등 그룹사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지난 수년 간 침체기를 겪던 삼성엔지니어링의 수주와 영업 실적 모두 반전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위탁 생산 수주 물량을 소화하기 위해 추가 공장 건립을 서두르고 있는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 17일 이사회를 열어 5공장 건립계획을 확정했다. 인천 송도 제2 바이오캠퍼스 부지에 9만6000㎡규모로 건립되는 5공장에 대한 투자 규모는 약 1조9800억원이다. 올 상반기 착공, 2025년 준공을 목표로 추진중이다.

    삼성그룹의 계열사 공사는 삼성물산 건설부문, 삼성엔지니어링 비화공부문이 대부분을 맡고 있다. 시설 보안 등을 이유로 외부에 발주를 주지 않는 삼성그룹의 특성으로 인해 삼성물산과 삼성엔지니어링이 계열사 투자확대에 따른 큰 수혜를 받아왔다. 과거엔 삼성물산의 건설부문의 계열사 및 관계사 물량 수주가 상대적으로 높은 비중을 차지 했다면, 최근 들어선 삼성엔지니어링에 집중되는 모양새다.

    2011년 착공해 이듬해 완공한 바이오로직스의 1공장 건립은 삼성물산과 삼성엔지니어링이 시공을 맡았으나 2013년부터 지속한 2·3·4공장(2013년~2020년)은 삼성엔지니어링이 단독으로 공사를 맡았다. 삼성물산은 상대적으로 삼성전자 평택 반도체 공장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이번 바이오로직스 5공장 또한 삼성물산 측은 이렇다 할 움직임을 보이지 않는 반면 삼성엔지니어링이 수주를 위한 제반 준비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변이 없는 한 삼성엔지니어링의 삼성바이오로직스 5공장의 수주가 거의 확실하다고 볼 수 있다"며 "물론 공기연장 협의, 공사대금 지급 등의 문제가 더러 발생할 수 있는 점을 고려하면 관계사발 수주가 반드시 양질의 수주라고만은 볼 수 없지만 중장기적으로 실적에 상당한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 관계사 수주에 힘입어 삼성엔지니어링의 수주 실적과 주가도 고공행진중이다. 지난해 매출(10조543억원)과 영업이익(7029억원), 수주 실적은 지난 2012년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화공과 비화공 사업 부문의 모두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2020년 6000원대의 신저가를 기록한 주가는 현재 3만원을 넘나들며 3년 새 꾸준한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화공부문의 수주 기대감이 여전히 큰 가운데 삼성전자가 최근 발표한 300조원 규모의 시스템반도체 클러스터 투자를 고려하면 삼성엔지니어링의 관계사를 통한 수주액은 앞으로도 크게 증가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피어(Peer)그룹에 비해 해외사업과 플랜트사업 비중이 높고 주택사업의 비중이 낮다는 점에 건설업종 가운데 비교적 안정적인 사업구조를 갖추고 있다는 평가도 있다.

    삼성그룹 지배구조의 핵심은 결국 전자와 EPC, 금융 등 각 계열에 맞는 부문의 지분 정리이다. 어떤 방식으로든 EPC부문의 지분 정리가 이뤄진다면 삼성물산, 삼성엔지니어링, 삼성중공업 등 EPC 부문의 주도권을 어느 계열사가 어떠한 방식으로 쥐게 될지도 관심의 대상이다.

    EPC부문에선 역시나 삼성물산의 존재감이 여전히 크지만 삼성엔지니어링의 몸집이 커지는 상황, 그리고 이재용 '회장' 시대의 첫 부회장급 조직으로 격상한 삼성중공업의 부상이 어떤 변수가 될 지 지켜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