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출신으로 내부 채운 롯데리츠…위기 타파용 외부 인사 다시 기용할까
입력 23.04.05 07:00
롯데리츠, 금리인상으로 배당수익 떨어지며 주가 지지부진
문제는 리츠경험 없는 그룹출신 인사들…외부전문가 기용할까
  • 금리 인상으로 배당수익률이 떨어지면서, 롯데리츠 주가가 지지부진한 모습이다. 롯데리츠가 상장 이후 외부 전문가 경영진을 그룹 내 순혈 인사들로 물갈이하며, 지금의 위기를 헤쳐나갈 수 있을지에 대해 부동산 업계에서 의문이 제기된다. 

    롯데리츠가 조만간 대규모 리파이낸싱에 대응해야 하는 만큼, '다시' 외부 부동산 전문가 찾기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많다. 

    3일 롯데리츠 주가는 전 거래일과 같은 3690원에 장을 마쳤다. 롯데리츠 주가는 지난 1년간 줄곧 내리막을 걷고 있다. 한때 주가는 6150원까지 올랐으나 현재는 반토막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금리 인상으로 내야될 이자비용이 오르고 배당수익이 하락하자 주식투자자들의 외면을 받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롯데리츠의 주당배당금은 작년 하반기에 143원으로 책정됐지만 올해 상반기엔 106원으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작년, 재작년까지만 하더라도 주당 배당금은 연 300원 수준이었으나 현재에는 200원 정도로 추산되는 셈이다. 현재 롯데리츠 주가 기준으로 배당수익률은 5.7%로 계산되는데, 코람코더원리츠가 올해 하반기부터 배당률을 7%대로 상향한다는 점과 대비된다. 상장 리츠 중 투자 매력도가 떨어지는 것이다.

    금리인상으로 금융비용이 대폭 늘어난 게 원인으로 꼽힌다. 작년 말 기준 롯데리츠 평균 조달금리는 3.9%였으나 리파이낸싱 시기가 도래하며 올해 평균 조달금리는 5%대로 크게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다양한 조달방법을 통해 이자비용을 최대한 낮추는 것이 관건이라는 분석이다. 

  • 부동산업계에서는 이런 위기상황을 헤쳐나갈 수 있을지 롯데리츠의 역량에 의문을 표시하고 있다. 리츠 경험이 많지 않은 정통 롯데맨들이 임원 자리를 채우고 있다는 부분이 핵심이다.

    롯데그룹은 작년 8월 롯데AMC 신임 대표로 롯데리조트 대표 출신 고원석 대표를 내정했다. 고 대표는 1995년에 롯데전자에 입사해 롯데카드 영업본부장, 호텔롯데 리조트사업부 대표 등을 역임했다. 이전에는 코레이트투자운용대표 등을 지내며 부동산 투자 전문가로 알려진 권준영 대표가 롯데AMC를 이끌었다. 

    리츠사업본부장도 올해 초 교체됐다. 롯데AMC의 개국공신 김영성 상무가 작년 말 갑작스럽게 자리를 떠나고 롯데쇼핑 출신으로 롯데AMC에서 준법감시인으로 맡던 윤영주 상무가 본부장 자리에 올랐다. 김 전 상무는 리츠업무만 15년을 해온 리츠 전문가로 알려져있다. 새로 본부장 자리에 오른 윤 상무는 주로 롯데쇼핑에서 커리어를 쌓아왔다. 때문에 리츠업계에선 업무공백을 우려하는 시선이 적지 않다. 

    이런 상황으로 인해 최근 시장에서는 롯데AMC가 외부에서 임원급 부동산 전문가를 기용할 것이란 가능성이 거론되기 시작했다. 대규모 리파이낸싱으로 주가가 지지부진한 상황에서 리츠 업무에 능통한 전문가를 찾을 필요성이 크다는 설명이다. 실제 외부 전문가를 채용하기 위한 물밑 움직임도 관찰되고 있다. 

    한 자산운용사 고위관계자는 "롯데리츠에서 김 전 상무를 대체할 만한 부동산 전문가를 찾고 있다는 이야기가 퍼지고 있다. 새로 선임된 대표, 리츠사업본부장도 리츠 경험이 전문한 인물들이다보니 롯데리츠가 당면한 리파이낸싱 문제와 이로 인한 주가 하락에 대응하기에 어려움이 있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다만 외부 전문가 출신 경영진을 한 차례 물갈이한 전력이 있는만큼, 롯데AMC의 이같은 움직임을 바라보는 시선은 곱지 않다. 외부 전문가가 롯데리츠가 자리잡는데 힘썼음에도 그 성과를 인정받기에는 한계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회의적 시선이 제기되는 것으로 해석된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최근 1년간 경영진 인사로 개국공신들이 떠나는 것을 보면서, 그 자리를 선뜻 맡고 싶어하는 업계 전문가는 많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