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뱅서 드러난 중저신용 연체율 급등...건전성 해법은 '주담대' 확장뿐
입력 23.05.10 07:00
카카오뱅크 1분기 중·저신용 연체율 1.4% 달할 듯
인뱅, 골라 대출하기 힘든데…케이·토스로 시선 이동
충당금 불가피…"주담대 성과로 건전성 지표 방어해야"
  • 카카오뱅크의 1분기 실적 발표로 인터넷전문은행 주 무대인 중·저신용자 대출 시장의 건전성 악화 추세가 뚜렷하게 드러나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중·저신용 대출의 연체율이 고신용 대출의 3~4배에 달한다고 밝혔는데 아직 성적표를 내놓기 전인 케이뱅크나 토스뱅크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많다.

    3사 모두 중·저신용 대출 비중을 끌어올려야 하는 만큼 대출을 골라 받기 어려운 실정이다. 충당금 부담을 감수하되 주택담보대출 시장에서 성과를 내야 건전성 관리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카카오뱅크는 최근 1분기 실적 발표에서 연체율이 지난해 말보다 9bp(1bp=0.01%) 오른 0.58%로 집게됐다고 밝혔다. 시중은행보단 높지만 전체 자산에 대해선 우려보다 양호한 선에서 건전성을 관리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중·저신용 대출의 연체율 상승폭은 시장의 예상치를 훌쩍 넘긴 것으로 보인다는 시각이 많다.  

    시장에선 카카오뱅크의 1분기 중·저신용 대출 자산 연체율이 약 1.4%에 달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지난 분기보다 약 65bp가량 상승한 셈이다. 

    자연히 시각은 이달 중 실적 발표를 앞둔 케이뱅크와 토스뱅크로 향하고 있다. 경쟁사 대비 차주 신용도별 대출 비중 관리와 수신에서 경쟁력을 갖춘 카카오뱅크에 비해 건전성 관리가 취약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카카오뱅크는 1분기 신용대출이 6개 분기만에 순증해 여신이 고르게 성장했다고 밝혔는데, 연초인 만큼 지난 연말보다 중·저신용 대출 비중 관리 부담이 덜한 덕도 봤을 것"이라며 "카카오뱅크가 1분기 국내 시장 중·저신용 공급의 절반을 차지했으니 나머지를 토스와 케이뱅크가 나눠가졌을 텐데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만큼 건전성에 얼마나 영향을 미쳤을지 관심이 높다"라고 말했다. 

    1분기 케이뱅크와 토스뱅크의 중·저신용 대출 연체율에 관심이 높은 건 카카오뱅크에 비해 올해 목표치가 더 높은 탓도 있다. 카카오뱅크의 1분기 말 중·저신용 대출 비중은 25.7%로 연말 목표치는 30%다. 

    반면 토스뱅크는 44%, 케이뱅크는 32%를 맞춰야 한다. 금리 인상이 소강상태에 접어들었다 해도 연체율 부담은 언제 해소될지 기약하기 어렵다. 1분기 드러날 수치에 따라 올해 대출 비중 관리나 충당금, 전반적인 건전성 관리 부담을 가늠할 수 있다.

    중·저신용 대출에 대한 금융당국의 입장이 확고한 만큼 3사 모두 올해 목표치에 따라 연체율 악화와 충당금 부담은 감수해야 할 전망이다. 이 때문에 카카오뱅크와 마찬가지로 3사가 주담대 시장에서 이를 얼마나 상쇄하느냐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

    증권사 한 관계자는 "카카오뱅크는 1분기 주담대를 전 분기 2배 수준으로 확대하면서 중·저신용 대출에서 발생하는 건전성 악화 부담을 상쇄하는 전략을 취한 것으로 보인다"라며 "연내 주담대 포트폴리오를 계속 확장하는 계획을 내놨는데, 인터넷은행 3사 모두 비슷한 전략을 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