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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스퀘어가 토종 OTT 콘텐츠웨이브(Wavve) 가치를 높이기 위해 분주하다. 투자자의 회수를 위해 무리하게 회사 상장을 추진하기보다는 만기 연장을 우선 고려하고 있다. 규모의 경제를 위해 경쟁사 티빙(TVING)과 합병 논의도 시작했다. 당분간의 자금 소요에 대응하기 위해 콘텐트웨이브에 추가 유상증자도 진행할 예정이다.
18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콘텐츠웨이브와 CB 투자자들은 만기를 연장하기 위한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콘텐츠웨이브는 2019년 미래에셋벤처투자와 SKS PE를 대상으로 5년 만기 사모 CB를 발행했다. 4년 내 상장 작업에 착수하고, 5년 내 상장을 완료하기로 합의했다. 올해 중 상장 예비심사 청구서를 내야 하지만 이런 증시 분위기에선 실익을 거두기 어렵다.
콘텐츠웨이브가 상장 관련 약정을 어길 경우 정해둔 수익률을 얹어서 투자금을 돌려줘야 하는데 자금 사정이 녹록지 않다. 이를 아는 CB 투자자들도 무리해서 상장을 추진하기 보다는 일단 시간을 벌고 상황을 살피자는 분위기다. CB 투자 조건엔 당사자 합의에 따라 2년까지 기한을 연장할 수 있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콘텐츠웨이브와 CB 투자자들은 세부 조건을 두고 힘겨루기 중이다. 투자자는 예심 청구서 제출 의무를 면제하는 대신 현재 3.8%인 만기보장수익률을 6% 가까이 높여달라 요구하고 있다. 반면 SK 측에서는 내년 상장 완료 조건까지 빼달라는 입장으로 알려졌다.
한 투자기관 관계자는 "콘텐츠웨이브가 상장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 만기를 늦추고 이자율을 높여받는 것이 낫다고 판단했다"며 "보장 수익률을 6% 정도로 높이는 안을 두고 협상 중이다"고 말했다.
SK스퀘어는 CJ ENM과 콘텐츠웨이브-티빙 합병 논의도 진행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전략 방향 차이, 몸값 이견, 자기 주장 강한 주주 등 문제로 지지부진 했지만 최근 들어 급물살을 탄 분위기다.
콘텐츠웨이브와 티빙 모두 지금까지 넷플릭스에 밀려 고전 중이다. 콘텐츠 투자에 막대한 자금이 들어가며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SK스퀘어 쪽의 합병 욕구가 컸지만, 이제는 사업이 부진한 CJ ENM도 전향적으로 합병을 추진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티빙은 작년 KT의 OTT 시즌과 합병했다.
콘텐츠웨이브와 티빙 합병이 이뤄지면 넷플릭스에 대항할 만한 규모를 갖추고, 중복 비용도 최소화할 수 있다. 특히 국내 콘텐츠는 합병 회사에서 거의 독점하게 돼 본격적인 성장 가도를 달릴 것이란 분석이다. 합병 후 투자자들과 회수 조건 등에 대한 논의도 다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SK스퀘어는 콘텐츠웨이브에 추가 자금을 넣는다. 콘텐츠웨이브 기업가치를 1조원대로 평가해 수백억원의 자금을 증자할 것으로 알려졌다.
콘텐츠웨이브는 2021년에도 SK스퀘어를 대상으로 100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진행했는데, 실적 부진이 이어지면서 작년말 현금은 500억원 아래로 떨어졌다. 당장 사업 자금이 필요한데 지상파 방송사 주주들에게 손을 벌리긴 어려운 상황이다. SK스퀘어도 최근 자금 사정이 녹록지 않지만 성과를 낼 때까지 필요한 자금을 투입하는 것으로 보인다. 증자 시 확인한 기업가치가 합병의 기준점이 될 수 있다.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콘텐츠웨이브와 티빙이 합병하면 국내 콘텐츠에 기반해 큰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며 "SK스퀘어가 콘텐츠웨이브에 추가 자금을 넣는 것은 사업에 책임을 지겠다는 의지"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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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23년 05월 18일 17:09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