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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건설의 '인천 검단 자이' 주차장 붕괴 사고 여파가 점점 커지고 있다. 부실시공 건설사라는 이미지가 굳어진 상황에서 시장 참여자들은 GS건설의 생존 여부를 점치고 있다.
GS건설은 지난 5일 국토교통부의 인천 검단 자이 조사 결과 발표 직후 사과문을 내놓았다. 첫 사과문에는 "최대한 재시공 범위를 충분히 넓혀서 안전과 관련된 모든 문제점을 원천적으로 제거토록 하겠다"고 밝혔다. 두 시간 뒤 "검단 단지 전체를 전면 재시공하고 입주지연에 따른 모든 보상을 다 하겠다"고 수정한 사과문을 배포했다.
GS건설이 전면 재시공을 발표한 이후 주가는 ▲5일 -4.25% ▲6일 -19.47% ▲7일 -5.30%로 나날이 추락했다. 7일 주가(1만3750원)는 20년 만에 최저가를 기록했다. 2007년 10월 기록한 고점 18만4016원 대비 92.5% 하락한 수치다.
GS건설은 전면 재시공과 관련 약 5500억원을 올해 상반기 결산에 손실로 반영할 계획이라 6일 공시했다. ▲철거공사비 ▲신축공사비 ▲입주예정자 관련 비용을 감안했다. 자금은 철거부터 신축 아파트 준공 때까지 약 5년 동안 분할해 투입할 예정이다.
3월 기준 GS건설의 현금성자산은 3조6815억원, 최근 5개년 평균 영업이익은 7567억원으로 대응 여력은 갖춘 것으로 판단된다. 검단 아파트의 전체 도급액은 2773억원이며, GS건설 지분 기준으로 1109억원이다.
하지만 시장에서의 신뢰도 저하는 자금 융통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실제로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장에 대한 지급보증의 차환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얘기가 벌써 나오기 시작한다. GS건설이 주택사업 관련 PF에 지급보증한 규모는 2조9018억원에 이르고, 이 가운데 올해 만기 도래 금액은 1조2839억원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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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가장 큰 문제는 '자이' 브랜드 자체가 더 이상 회생하기 어려울 정도로 타격을 입었다는 것이다.
검단 아파트 지하 주차장 붕괴 이후에도 강남 개포동 '개포자이프레지던스'에서 입주 3개월 만에 누수가 발생해 지하 주차장이 물에 잠겼다. 지난달부터 입주를 시작한 '평택 지제역 자이'에서도 지하 주차장에 물난리가 났다. 이전에는 '서울역 센트럴자이'에서 벽면 일부가 파손되기도 했다.
국토부의 '안전관리 수준평가'에 따르면 GS건설은 관리 수준이 2022년 '보통'으로 2021년 '우수' 대비 한 단계 떨어졌다. 한국기업평판연구소에 따르면 국내 아파트 브랜드 순위에서 '자이'는 4월 4위에서 주차장 붕괴 이후인 5월 17위로 떨어졌다.
부실시공으로 브랜드 인지도가 떨어지면 사업·재무에 미치는 영향은 광범위하고 빠르게 나타날 수 있다.
"치킨은 순살로 시키면 2000원 비싸진다. 그런데 '순살자이'의 주가는 재시공 발표 이후 3일 동안 27% 빠졌다" (운용사 펀드 매니저)
"사고 수습 비용은 문제가 아니다. 실적 하락과 주가 폭락도 문제가 아니다. 브랜드 인지도 저하가 진짜 문제다" (신용평가사 건설 담당자)
"연달아 사고가 터지는 걸 보니 다음 가사가 떠오른다. '한 번은 실수고, 두 번은 습관이야. 세 번은 돌이킬 수 없어'" (증권사 PF 담당자)
이렇게 되면 자본시장 접근성이 떨어질 수 있으며, 특히 앞서 언급한 대로 차입금과 PF 우발채무의 차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는 국내 모든 신용평가사가 우려하는 부분이다.
한국기업평가는 "강남권 재건축 등의 정비사업 수주를 통해 국내 최상위권 수준을 유지하던 브랜드인지도는 과거 대비 약화될 수 있다"며 "발행사 등에 대한 투자자의 우려가 높아질 경우 PF의 개별 사업성과 무관하게 유동화증권의 차환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NICE신용평가도 "장기적으로는 회사의 주택 브랜드 '자이'에 대한 평판 하락으로 인해 수주경쟁력이 악화될 가능성이 존재한다"며 "과거 유사한 사례를 살펴볼 때, 대외신인도 하락 및 서울시의 부정적인 행정처분 전망 등의 요인으로 인해 회사에 대한 투자심리가 악화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국토부는 검단 지하 주차장 붕괴 사고 이후 GS건설의 전국 83개 현장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8월 중순 처분 사항이 발표될 예정이며, 영업정지 등의 행정처분이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
한국인의 붕괴사고 트라우마를 되살아나게 했다는 평가다. 1990년대 무너진 성수대교도 삼풍백화점도 부실시공이 주요 원인이었다. 검단 자이도 국토부의 조사 결과 설계 단계부터 감리·시공까지 총체적으로 부실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연달아 터진 부실공사 이슈에 다른 사업장, 이미 시공한 아파트라고 안전할까 불신도 퍼지고 있다.
토목 사업도 신뢰하기 어려워졌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들린다. GS건설은 주력인 건축·주택 사업 외에도 다양한 사업을 영위하는 종합 건설사다. 올해 1분기 매출액 기준 ▲건축·주택 80% ▲신사업 9.6% ▲인프라 7.9% ▲플랜트 2.6%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GS건설의 '이름값'이 시장에서 더 이상 먹히지 않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20년 쌓아온 브랜드 가치를 제 손으로 한 방에 날려버린 셈"이라며 "유무형의 손실을 모두 따져봤을 때 단순히 돈으로만 생각할 문제는 넘어선 것 같다"고 말했다.
GS그룹에 미치는 영향도 작지 않다. 그룹이 가뜩이나 사업적으로 탈출구를 찾기가 쉽지 않은데 GS건설 이슈로 계열사들의 주가는 줄줄이 하향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심지어 GS건설은 지주사 산하가 아닌, 오너 일가 소유라 엄밀히 따지면 그룹 계열사가 아닌데도 말이다. 이렇게 일이 커졌는데도 허창수 GS건설 대표와 아들인 허윤홍 GS건설 미래혁신대표 사장은 어떠한 입장도 밝히지 않은 상태다.
Invest Colum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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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23년 07월 07일 16:12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