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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G새마을금고 부실화 여파가 금융시장에도 밀려오고 있다. 정부가 뒤늦게 감독기준을 바꿔 유동성비율 규제 및 대손충당금 적립비율을 확대한다고 나섰지만, 이미 부실화가 상당부분 진행된 상황에서 사후약방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올초 새마을금고 중앙회 내부적으로는 신경분리와 은행설립 추진등이 거론되기도 했으나 실제 도입을 위한 움직임은 나오지 않았다. 만약 일찌감치 새마을금고에 은행 수준의 감독 잣대를 들이댔다면, 이미 적기시정조치를 받아 비상경영체제로 자본확충 및 부실자산 매각ㆍ조직개편ㆍ인사조치가 진행됐을거란 분석이다.
현재 새마을금고에 적용되고 있는 건전성 규제는 ▲예대율 ▲순자본비율 ▲법정적립금 ▲외부감사 정도다. 수신ㆍ여신ㆍ공제(보험) 등 사실상 은행에 준하는 종합금융업을 영위하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빈틈이 많다는 지적이다.
은행은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본비율(보통주자본, 기본자본, 총자본) 규제에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 규제, 순안정자금조달비율(NSFR) 규제 등 국제표준 시스템의 규제를 받고 있다. 여기에 외환거래ㆍ기업금융ㆍ대규모 대출 등 핵심 영업파트는 상시 감시 시스템이 만들어져 있어 이상거래가 발생하면 금융당국이 즉시 개입할 수 있게 돼있다.
새마을금고의 자본 규제는 사실상 순자본비율 규제가 유일하다. 순자본비율이 4% 미만인 경우 주무부처인 행정안전부에서 경영개선권고 조치를 할 수 있다. 새마을금고중앙회는 별도로 연말 순자본비율을 공시하지 않고 있는데, 2022년 연간 경영공시를 통해 추정한 단순기본자본비율은 7.3%로 계산된다. 전년말 대비 3%포인트 떨어진 수치다.
문제는 이 순자본비율 규제마저도 타 상호금융 업계 대비 새마을금고에 유리하게 공식이 짜여져있다는 점이다.
순자본 산정시 신협ㆍ농협ㆍ수협 등 타 상호금융은 조합원 탈퇴시 환급해주는 출자금(가입금)을 순자본에서 제외하는데, 새마을금고는 포함한다. 이를 두고 한국금융연구원은"새마을금고의 경우 순자본비율 과대평가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순자본비율 산정 공식에서도 타 상호금융은 분모와 분자에 대손충당금을 전액 반영하는데, 새마을금고는 대손충당금 적립액에서 부실채권 규모를 제외하는 방식을 쓰고 있다. 부실채권 규모 산정도 추정손실 채권의 100%에 회수의문 채권의 55%만 반영한다. 결과적으로는 출자금 이슈와 같이 순자본비율이 타 업권보다 높게 계산되는 결과를 낳는다는 지적이다.
만약 새마을금고에 BIS자기자본비율을 적용한다면 어떻게 될까? 대출의 성격 및 차주에 따라 위험성을 따로 매겨 평가하는데, 지역 중소기업 및 자영업자ㆍ대출 비중이 높은 특성상 현재 대차대조표로 추정한 단순기본자본비율 대비 5%포인트 이상 낮을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많다. 은행 기준 6% 미만이라면 경영개선요구가, 2% 미만이라면 경영개선명령이 발동한다.
적기시정조치엔 ▲조직 및 인력, 점포의 개선 ▲경비 절감 ▲지점 등 사무소 운용 효율화 및 신설 제한 ▲부실자산 처분 ▲배당 제한 ▲신규사업 제한 ▲자본금 증액 계획 제출 및 준수 등 핵심 경영 전 분야에 걸쳐 전반적인 내용이 포함된다.
한 은행 관계자는 "적어도 은행, 혹은 금융당국의 감독을 받는 일반 금융회사 수준의 감시 시스템만 작동했더라도 지금처럼 새마을금고가 방만하게 경영하다 크게 탈이 나진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새마을금고가 유동성 확보를 위해 금융시장에 부담을 주고 있는 점도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새마을금고는 예금자들의 잇따른 인출 요구에 대응하기 위해 비상 계획을 준비하고 있다. 지역 금고 기준, 일단 여유금과 상환준비금으로 예금을 지급하고, 모자랄 경우엔 중앙회에서 대출 지원이 나간다.
중앙회가 현금 마련을 위해 보유 자산 매각에 나서며 시장이 출렁였다. 새마을금고는 채권 약 50조원, 주식 약 1조원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지난 6일 금융채를 중심으로 한 금고발 채권 매물이 1조6000억원 넘게 쏟아져나오며, 캐피탈채 등 일부 금융채 가격이 단기 급락하는 일이 벌어졌다. 같은 날 증시에서도 새마을금고발 주식 매물이 업계 추정 4000억원가량 쏟아져나오며 코스닥 지수가 2% 이상 밀리기도 했다.
새마을금고급 덩치의 금융기관이 유동성 마련을 위해 '패닉 셀'(공황 매도)에 나서는 경우는 많지 않다. 보통 은행은 보유 중인 국채ㆍ통안증권 등을 한국은행에 담보로 맡기고 대출을 받는다. 지난해 10월 채권시장 유동성 위기 때 한국은행은 일반은행채 및 한전채, 9개 공공기관채까지 담보로 받을 수 있도록 대출 적격 담보증권을 확대하기도 했다. 지난해 말 기준 새마을금고중앙회의 국채 보유 규모는 약 8조원이다.
이런 상황임에도 불구, 정부와 금융당국은 "새마을금고 안전합니다"라는 홍보에만 급급한 형국이다. 은행 수준의 감독체계 개편에 대한 언급 혹은 계획은 일절 거론되지 않고 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5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개별 새마을금고에 문제가 있을 수 있지만 건전성·유동성은 대체로 양호하고 (정부가) 충분히 관리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주무부처인 행정안전부 한창섭 차관은 관계부처 합동브리핑에서 "새마을금고는 안전하다. 걱정하지 않으셔도 된다"고 설파했다.
심지어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7일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유튜브 말을 믿지 말고 정부의 말을 믿으라”며 예금을 해지하면 예금자 본인만 손해를 입을 것이라면서 사직동 새마을금고 본점을 방문, 6000만원을 예금하는 모습까지 연출했다. 하지만 금융위원회도, 한국은행도 그간 새마을금고 부실과 관련한 구체적인 데이타를 제대로 받아보지 못해왔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2011년 저축은행 사태 당시 김석동 금융위원장이 '다음 단계로 관심을 기울일 부분은 신협과 새마을금고'라고 발언한 이후 일부 금고에서 뱅크런이 발생했고, 이로 인해 김 위원장도 사과를 해야 했다"면서 "김주현 금융위원장이 '새마을금고 전혀 문제 없다'고 발언하는 배경은 이해하겠지만, 이렇게 덮기만 하다 곪아터지면 더 큰 후폭풍이 닥칠 것"이라고 말했다.
올초 은행 전환 검토...BIS자본비율 충족 매우 어려워
자본 규제 '순자본비율' 유일...그나마도 공식 유리해
은행이었다면 '경영개선명령' 발동할 수준으로 분석
현금 마련 위해 자산 '패닉 셀'...금융시장에도 부담 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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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23년 07월 07일 16:27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