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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네시스 스코티시 오픈'은 유럽 최고 수준의 골프 대회로 DP월드투어 최상위 5개 대회를 일컫는 '롤렉스 시리즈' 중 하나다. 현대자동차그룹은 2021년 제네시스의 유럽 진출을 선언하고 지난해부터 스코티시 오픈을 공식 후원하기 시작했다. 첫 번째 대회였던 지난해엔 정의선 회장이 시상식에 등장하며 애정을 나타냈다.
2023년 제네시스 스코티시 오픈은 정의선 회장이 인텔 아일랜드 캠퍼스를 방문한 직후에 열렸는데, 공교롭게도 북아일랜드 출신의 로리 맥길로이(Rory mcllory)가 스코틀랜드 출신 로버트 맥킨타이어(Robert MacIntyre)에 역전 우승에 성공하며 드라마를 썼다.
나흘간 이어진 제네시스 스코티시 오픈에서 현대차그룹은 제네시스 차량 160여대를 지원하고 주요 거점에 플래그십 세단인 G90을 전시했다. 단순 노출을 극대화하기 위한 전략인지 실제로 중계 카메라가 움직이는 곳곳에 제네시스 차량이 즐비한 모습이 찍혔다.
완성차 업체가 후원하는 여느 골프대회와 마찬가지로 현대차그룹은 특정 코스(이번 대회의 경우 17번 홀)에서 첫 홀인원을 기록하는 선수에게 차량을 부상으로 지급했다. 한 가지 눈에 띄는 점은 현대차가 주력으로 내세우는 전동화 모델을 상품으로 내걸었고 캐디에게도 부상을 지급한다는 점이었다. 지난해엔 잉글랜드 출신 선수인 조던 스미스(Jordan Smith)가 17번홀에서 홀인원을 기록하며 캐디와 함께 각각 GV70과 GV60을 부상으로 받았지만 올해는 홀인원 상품을 받아간 선수가 없었다.
현대차그룹이 후원하는 글로벌 골프 대회는 두 곳에 불과하다. ▲타이거우즈가 공식 호스트인 미국의 제네시스 인비테이셔널 ▲그리고 지난해부터 후원을 시작한 제네시스 스코티시 오픈이다.
미국과 유럽 모두 현대차그룹이 핵심으로 꼽는 거점이다. 두 지역에서 전세계 가장 큰 규모의 골프 대회를 공식 후원한다는 것은 현대차그룹이 그만큼 중요한 시장으로 여기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미국은 현대차의 제 1시장임이 분명하고, 자동차의 본고장인 유럽은 전기차의 성공 여부를 가늠할 수 있는 전초기지와 같단 평가를 받는다.
실제로 유럽은 친환경 규제가 가장 강한 지역 중 하나다. 현대차는 현재 7% 수준인 유럽 내 전동화 차량 생산 비율을 2030년 54%까지 늘리겠단 목표를 세운 상태다. 이는 2030년 국내 전동화 차량 생산 비중 목표인 36%보다 1.5배 많은 수치다.
2023년 현재 유럽 내 전기차 판매는 약 10만대 수준으로 국내 전기차 판매량과 유사하다. 현대차그룹의 2030년 유럽 내 전기차 판매 목표는 현재보다 약 5배 증가한 약 51만대로, 이는 국내 2030년 판매 목표(24만대)보다 2배 이상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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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 규제가 가장 강한 유럽 시장에서 전기차로 승부를 보겠단 현대차의 전략이 통한다면 글로벌 시장 그리고 신흥국에서 전기차 판매에 탄력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해선 유럽 내 생산환경이 안정적으로 구축돼 있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데, 최근 정 회장의 아일랜드 인텔 캠퍼스 방문 또한 안정적으로 핵심부품을 수급하기 위한 점검 차원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
실제로 현대차는 "향후 차량용 반도체의 원활한 수급을 위한 다각적인 대응 시나리오를 상시적으로 모색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정 회장의 방문 목적을 설명했다.
메르세데스-벤츠(mercedes-benz), BMW, 아우디(Audi) 등 고급차의 본 고장 유럽에서 제네시스의 경쟁력은 미미한 편이다. 현대차그룹은 공식적으로 제네시스의 유럽 판매 대수를 집계하지 않지만 유럽 현지 매체를 통해 알려진 제네시스의 유럽 판매량은 2021년 약 552대 수준이다.
2021년엔 반 년치밖에 집계가 되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해야 하는데 지난해까지도 제네시스는 최고급 브랜드로 잘 알려진 롤스로이스(Rolls-royce)의 판매량에도 미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대적인 홍보가 무색하게 아직까진 실적이 뒷받침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이를 반영하듯 제네시스 스코티시 오픈에선 현대차그룹의 미래에 대한 고민과 절실함이 뭍어나는 듯 했다.
시상식장을 찾은 장재훈 사장, 중계 방송 쉬는 시간마다 모습을 나타낸 송민규 부사장(제네시스사업본부장)의 모습에선 골프대회를 즐기는 스폰서를 넘어 비즈니스맨의 모습이 비쳤다.
한 때 가장 중요한 시장이었던 중국, 전쟁이 장기화하는 러시아 같은 신흥 시장은 현대차가 더 이상 지향하기 어려운 시장이 됐다. 반대로 미국과 유럽 시장에 거는 현대차그룹의 기대와 의존도는 더 높아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미국의 대규모 투자와 더불어 지금부턴 미미한 유럽 내 점유율을 끌어올리기 위한 총력전이 예상된다.
제네시스는 '가성비의 한국차'란 이미지를 벗어내기 위한 현대차그룹의 첫 시도였다. 2016년 미국에 진출한 제네시스는 7년이 지난 올해부터 유의미한 판매 대수를 나타내기 시작했다. 고급차의 본고장이자 브랜드에 대한 호불호가 너무 강한 유럽에서 제네시스와 제네시스 전기차가 유의미한 판매를 기록하는 시점부터는 또 한번의 현대차 전성기를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취재노트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23년 07월 20일 15:39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