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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석유화학 기업들은 2분기에도 업황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중국의 공격적인 석유화학 설비 증설로 공급 과잉 상황이 굳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의 수요 회복이 부진해지자 경제활동 재개(리오프닝) 효과도 미미하다.
효성화학은 7분기 연속으로 적자를 기록했다. 효성화학은 2분기 영업손실이 전분기 대비 128.13% 하락한 1033억원을 기록했다고 31일 공시했다. 작년과 비교해도 51.69%가 줄어들었다. 주력 사업인 폴리프로필렌/탈수소화(PP/DH) 사업 부문이 부진한 영향이다.
효성화학은 "(국내 공장은) 중국 수요의 회복이 부진하고 신증설 물량 가동으로 약세 시황이 지속됐으나, 비축 구매 수요 선점 및 독립국가연합(CIS) 판매 확대로 만회했다"며 "(베트남 공장은) 정기 보수 및 DH 설비 교체를 안정적으로 완료했으며, 프로판 가격 하향 안정화 및 풀가동으로 스프레드 개선 효과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하나증권은 "지난 2년간 효성화학 실적 부진의 주요인은 ▲높은 프로판 가격 ▲수요 위축 ▲베트남 PP/DH 완공 후 잦은 설비 결함과 이에 따른 각종 비용 발생 때문"이라며 "자본 확충이 없을 경우 효성화학은 본격 자본잠식 구간에 진입하며, 이에 대응하기 위해 효성화학은 (최대 1500억원의) 영구채 발행을 확정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전했다.
앞서 실적을 발표한 석유화학 기업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다음달 실적을 발표할 롯데케미칼과 금호석유화학 등도 석유화학 실적이 악화한 것으로 추정된다.
LG화학은 2분기 영업이익이 6156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22.2%, 전년 동기 대비 29.9% 하락했다. 석유화학부분은 시황 부진과 생산설비 유지보수 작업의 영향에 3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LG화학은 27일 컨퍼런스콜에서 "석유화학업은 하반기 상황도 녹록지 않다"며 "전방산업과 석유화학 가동률 개선이 부진함에 따라 주요 제품의 제품가-원가(스프레드) 회복은 시간이 더 필요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화솔루션은 2분기 1941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전분기 대비 28.51%, 작년 대비 28.73% 줄어들었다. 특히 케미칼(석유화학) 부문의 영업이익은 492억원으로 작년 보다 79.1% 감소했다. 전방사업 수요 부진 여파로 가성소다와 PE(폴리에틸렌) 등 주요 제품 수익성이 악화한 영향이다.
2021년 하반기부터 석유화학업체의 수익성 저하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평가다. 순수 석유화학 비중이 높은 업체일수록 영업손실이 오랜 기간 발생하고 있다.
중국의 경기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올해 1분기에 중국의 리오프닝 수혜로 실적이 소폭 회복됐으나 개선폭이 크지 않다. 주요 제품의 스프레드(마진)도 여전히 손익분기점(BEP)을 하회하고 있는 상황이다.
중국이 화학 굴기에 나서면서 생산 능력이 수요를 뛰어넘은지 오래고, 올해 이후로도 대규모 증설이 예정돼 있다. 미·중 갈등 심화 등 대외 불확실성이 커지자 중국은 석화 산업을 안보와 직결된 핵심 기간산업으로 규정한 영향이다. 제품 절반을 수출하고, 그중 절반가량을 중국으로 보내던 국내 석유화학사들이 고전할 수밖에 없다.
한국기업평가는 "상반기 내수 서비스업 중심의 경기 회복, 중국 내 자급률 상승, 높은 재고수준 등으로 중국에 중간재를 수출하는 타 국가에 대한 경제적인 파급 효과가 크지 않은 상황이며 (…) 2023년 1~5월 누적기준 국내 석유화학제품의 중국 수출량은 전년 동기 대비 11% 감소했다"며 "주요 석유화학 제품에 대한 중국 내 자급률 상승 추세를 감안하면, 리오프닝 효과가 점차 가시화되더라도 경기 하강기(다운사이클) 이전의 수익성을 회복하기엔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고 밝혔다.
글로벌 경기도 단기간 내 회복되지 않고 있다. 전쟁 중인 러시아는 자금을 마련하려 중국 등 우호국에 원유를 '덤핑' 판매하고 있다. 그보다 더 비싸게 원재료를 들여오는 우리 기업들의 가격 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가동률도 하락세다.
이익창출력·재무구조 저하 등의 이유로 국내외 신용평가사들은 LG화학, 효성화학, 롯데케미칼 등의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하기도 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최근 국내 석화 업체는 업황 둔화로 영업현금흐름이 감소한 가운데 대규모 자금소요가 지속되며 재무안전성이 저하된 상태다. 공급과잉 고착화로 수익성 하락이 길어질 수 있다"며 "현재의 재무능력을 과도하게 초과하는 투자는 채무상환능력의 저하를 의미하며, 이는 신용등급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전했다.
국내 석화기업, 2분기도 '줄줄이' 실적 부진
자급자족 나선 중국…리오프닝 효과도 미미
석화 비중 높을 수록 오랜 기간 영업손실
수익성 하락 고착화 우려도…"신용등급 하락 가능성"
자급자족 나선 중국…리오프닝 효과도 미미
석화 비중 높을 수록 오랜 기간 영업손실
수익성 하락 고착화 우려도…"신용등급 하락 가능성"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23년 07월 31일 16:03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