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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대형 증권사들이 올해 2분기 부동산PFㆍ차액결제거래(CFD) 관련 충당금을 쌓으면서 1분기보단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지만, 2차전지 등 테마주 열풍에 힘입어 브로커리지(주식 위탁매매) 수수료로 지난해 동기 대비 실적을 끌어올렸다.
다만 하나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은 충당금 적립의 영향으로 올해 최악의 성적표를 받았다. 하나증권은 1000억원 가량의 충당금을 쌓으며 증권업계에서 유일하게 적자를 기록했고, 해외부동산 투자 손실에 직면한 미래에셋증권도 예기치 못한 CFD 관련 미수채권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하나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을 제외한 국내 증권사들은 올해 2분기 CFD 리스크를 피해 양호한 성적을 기록했다. 충당금을 최소 130억원에서 최대 1200억원까지 적립했지만, 상반기 거래대금 증가에 힘입어 수수료 수익으로 이를 상쇄한 것이다.
앞서 증권가에서는 올해 초 상반기 실적을 두고 비관론이 제기됐다. SG발(發) 주가 폭락 진원지로 꼽히는 CFD 사태에 따른 대규모 미수채권 발생 가능성 때문이다. CFD 신규 가입 중단 및 금융 당국의 규제 강화로 CFD 관련 손익이 위축된 영향도 컸다.
그러나 대부분의 증권사들은 금리 하락과 예탁금 증가 영향으로 CFD 악재를 피해 실적 호조를 보였다. 트레이딩과 브로커리지 수익 회복도 이어졌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상반기 에코프로의 회전율은 623.43%로, 코스닥 상장 종목 평균인 299.36%를 초과했다. 회전율은 거래량을 상장주식수로 나눠 산출한 수치로, 회전율이 높을수록 투자자 간 거래가 많았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실제로 코스닥 시장의 올해 상반기 일평균 거래대금은 10조960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25.6% 증가했다.
일례로 키움증권은 이번 분기 별도 기준으로 약 900억원의 대손충당금을 쌓았다. 부동산 PF 사업 비중이 적어, 대다수가 CFD 손실 위험에 대비한 것이다. 증권가에서는 키움증권의 CFD 손실 금액을 약 700억원대로 예상하고 있다.
CFD 사업 비중이 높은 키움증권마저 지난해 대비 22% 증가한 1334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CFD 이슈가 실제론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한 셈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CFD 사태가 발생했던 지난 4월엔 몇천억원대 손실 우려까지 나왔지만, 가장 많을 것으로 추정되는 키움조차 700억원대에 불과했다"며 "이마저도 당국 요청에 따라 보수적으로 적립한 것이기 때문에, CFD 충당금 이슈는 이제 종식된 것이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다른 증권사 관계자도 "CFD 미수채권은 앞으로 회수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오히려 줄어들 것"이라며 "내부에서도 당기순이익 대비 충당금 규모를 비교해보곤 우려했던 것보다 선방했다는 분위기"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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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하나증권은 이번 적자 전환에 CFD의 영향이 컸다. 전체 대손충당금 약 1000억원 중 500억원 가량이 CFD 미수채권 비용이었기 때문이다. 지주계열 경쟁사인 KB증권(100억원)ㆍ신한투자증권(200억원) ㆍNH투자증권(100억원) 등에 비해 큰 규모다.
하나증권은 2분기 CFD 관련 미수금(518억원)과 펀드 보상금(530억원)을 위해 1000억원이 넘는 충당금을 적립했다. 이에 더해, 국내 및 해외 부동산 자산에선 약 400억원의 손상차손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외 부동산 위기와 CFD 이슈가 맞물리면서 영업이익을 감소시킨 셈이다.
나이스신용평가 연구원은 "하나증권은 자기자본 대비 부동산 익스포저 양적 부담과 해외 익스포저 비중이 초대형 증권사 평균 대비 높은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CFD 사업을 하고 있지 않은 미래에셋증권도 예기치 못한 CFD 손실을 맞닥뜨렸다. 올해 4월에 발생한 'SG증권 주가 폭락 사태'와 관련된 8개 종목에서 미수채권이 약 260억원 발생한 것이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CFD 서비스를 하지 않아도, 관련 종목을 가지고 있는 고객들이 신용 대출로 투자를 한 후 대출금을 갚지 않는 경우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미래에셋증권은 여기에 해외 상업용 부동산을 비롯한 투자목적자산 손실과 CJ CGV 전환사채 등 IB 부문 평가손실까지 더해져 지난해 동기 대비 47% 감소한 1409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KB증권 분석에 따르면 CFD 이슈와 관련한 종목 미수채권 충당금 260억원을 비롯, CJ CGV 전환사채 관련 IB 부문 평가손실 170억원과 해외 부동산 등 투자목적자산 손상차손 628억원을 합한 일회성 손실이 2분기 실적에 적용됐다.
금융권 관계자는 "미수채권 관련 손실은 채권 추심에 드는 용역 비용 및 수수료까지 포함하면 더욱 커진다"며 "미래에셋의 손실은 해외부동산 영향이 크지만, CFD도 영향이 적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증권업계 'CFD 악재' 피했지만…하나ㆍ미래證만 '직격탄'
하나증권, 충당금 비중 절반이 CFD…2분기 적자 전환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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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23년 08월 15일 07:00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