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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정부가 추진하는 대규모 잠수함 발주 사업에서 조선 라이벌인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이 컨소시엄 구성을 두고 서로 다른 입장 차이를 보이고 있다. HD현대중공업은 한화오션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팀 코리아' 형태로 국가 대항전을 추진하겠다는 계획인데 반해 한화오션은 이를 전혀 고려하고 있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캐나다 정부는 600억캐나다달러(약 58조원)를 들여 12척의 잠수함을 발주하는 안을 추진 중이다. 해당 금액은 미래 유지보수를 고려한 규모로 1척당 건조 비용은 2조원가량으로 추정된다.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을 비롯해 일본, 프랑스, 독일, 스웨덴, 스페인 등이 참여할 예정인데 캐나다가 원하는 기준을 충족할 수 있는 곳은 한국과 일본 정도라는 평가가 나온다.
일본은 이번 수주전에서 컨소시엄을 구성할 가능성이 크다. 2016년 44조원 규모 호주 잠수함 사업에서도 미쓰비시와 가와사키가 컨소시엄을 이뤘는데, 일본 컨소시엄이 호주 내 건조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실제 수주에 성공하진 못했지만 수주 직전까지 갔다는 평가다.
한국도 수주에 성공하려면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이 손을 잡아야 하지 않겠냐는 의견이 나오는데 회사들의 입장은 각각 다르다.
HD현대중공업은 한화오션과 연합할 의지를 내비쳤다. HD현대중공업은 지난달 27일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캐나다 잠수함은 국가 대항전으로 보시면 될 것 같다. 아마 '팀 코리아' 같은 형태로 국가 간 경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생산능력 등의 이유로 국가가 정책적으로 HD현대와 한화오션을 양대산맥으로 끌고 오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한화오션은 컨소시엄 구성 계획이 없어 보인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한화오션은 국익 차원에서 가능성이 높은 업체가 주도하도록 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판단한다"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한화오션에 정통한 조선업계 관계자는 컨소시엄으로 수주전에 성공한 사례가 많지 않다는 점을 지적하며 "한화오션은 캐나다 잠수함 사업에서 HD현대와의 컨소시엄 구성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안다. 컨소시엄 구성은 HD현대만의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화오션 입장에서는 HD현대중공업과 연합하기보다는 각자 입찰을 제안하는 편이 훨씬 유리하다는 평이다. 한화오션의 잠수함 기술이 HD현대중공업에 앞서있는 데다 한화시스템이 잠수함 전투체계까지 갖추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 한화오션은 209급 9척, 214급 3척, 3000톤급 3척 등을 국내에서 건조했고, 2004년 인도네시아 잠수함 창정비 사업 수주 이후 6척의 1400톤급 잠수함을 수출한 실적을 갖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214급 6척, 3000톤급 1척, 기타(규모 비공개) 2척 등 9척을 건조했는데 아직 잠수함 수출 실적은 없다.
한 방위산업 전문가는 "한화오션 입장에서는 컨소시엄을 구성할 이유가 없다"며 "12척(캐나다 잠수함 발주 계획)이 많아보여도 방산은 사업 기간이 상당히 길기 때문에 한화오션 입장에서는 굳이 현대중공업과 나눠서 생산할 이유가 없다. 현대중공업 입장에서는 독자적으론 수주에 성공할 가능성이 작으니 컨소시엄을 만들자고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화오션이 캐나다 잠수함 사업을 독점하면 HD현대중공업이 받을 타격이 작지 않을 수 있다.
또 다른 방위산업 전문가는 "HD현대중공업은 한화오션이 캐나다 잠수함 사업을 독점할 경우 타격이 크다"며 "잠수함은 이제 국내 수요가 없고 수출을 해야 하는데, 한화오션에서 다 가져가 버리면 HD현대중공업의 관련 사업부는 인력과 시설을 낭비하는 꼴"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국가 차원에서 한화와 HD현대의 오너들이 협상해야 한다는 의견도 내놓는다.
다른 방위산업 전문가는 "정부, 특히 방위사업청 입장에서 보면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 둘 다 생산시설과 인력이 있는 만큼, 1:1 비율은 못 해도 차등을 둬서 컨소시엄을 구성하는 방안을 피력하고 있을 것"이라며 "결국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오너들이 협상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重은 한화오션과 연합 계획 밝혔지만
한화오션은 전혀 고려하고 있지 않아
잠수함 기술, 한화오션이 앞서있단 평
한화오션은 전혀 고려하고 있지 않아
잠수함 기술, 한화오션이 앞서있단 평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23년 08월 17일 16:44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