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마을금고 NPL 펀드에 출자자로 나서는 새마을금고 중앙회…부실 돌려 막기?
입력 23.09.14 07:00
새마을금고 금융안정 지원펀드 운용사 선정 중
새마을금고 NPL에 새마을금고 중앙회가 출자?
새마을금고중앙회 1000억 출자 계획
"단위금고 부실을 결국 조합원 자금으로 처리하는 꼴"
  • 지역별 단위 새마을금고가 보유한 부실채권(NPL) 투자를 주목적으로 하는 '새마을금고 금융안정 지원펀드' 출자자(LP)로 새마을금고중앙회가 참여한다. 캠코와 새마을금고중앙회가 LP로 참여하면서 선정된 운용사는 자금 모집, 펀드 결성에 대한 부담이 줄어들게 됐다.

    다만 개별 새마을금고의 부실을 해결하기 위해 결국 조합원 출처의 자금을 투입하는 것에 대한 문제점도 제기된다. 중앙회 차원에서 직접 해결하지 못하고 결국 또 캠코의 출자금까지 끌어들인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는 새마을금고 금융안정 지원펀드 운용사 선정 작업을 진행 중이다. 2곳의 운용사를 선정하는데 각각 1000억원 규모의 펀드를 결성한다. 선정된 운용사는 선정 통지일로부터 1개월 이내에 펀드를 결성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블라인드펀드의 결성 기한은 운용사 선정 후 최소 3~6개월 수준이다.

    이같이 펀드 결성 시한을 짧게 설정한 것은 이미 출자자가 확정돼 있기 때문이다. 캠코와 새마을금고에 따르면 새마을금고중앙회가 개별 펀드 50%, 총 1000억원의 자금을 출자하기로 결정했다. 새마을금고 부실채권 펀드에 새마을금고 중앙회가 출자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새마을금고중앙회 관계자는 "해당 펀드에 캠코가 절반, 새마을금고중앙회가 절반을 각각 출자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캠코와 새마을금고중앙회의 공동 출자 방식은 새마을금고 부실채권을 최대한 빨리 떨어내기 위한 방안으로 풀이된다. 

    캠코 관계자는 "새마을금고 부실채권을 직접 인수도 하고 있지만, 펀드를 통해서도 같이 매입하는 것"이라며 "새마을금고중앙회가 출자를 적극적으로 참여한다면 펀드는 1개월 이내에 충분히 설립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새마을금고 NPL에 투자를 주목적으로 하는 펀드에 중앙회가 절반을 출자하는 게 과연 합리적인가에 대한 지적도 나온다.

    투자은행(IB) 업계 한 관계자는 "조합원들의 예금 관리를 못 해서 부실 채권이 생겼는데, 결국 조합원 출처의 자금이 부실채권을 처리하는 데 들어가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투자금융업계 한 관계자 또한 "새마을금고가 직접 부실채권을 해결하는 게 아니라, 중앙회가 출자한 펀드를 통해서 해결하는 다소 기형적인 구조"라고 평가했다.

    단위 금고 NPL에 투자하는 펀드에 협동조합 중앙회가 출자하는 사례도 없지는 않다. 신협중앙회가 90%를 출자한 신협 NPL 펀드다.

    국내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과거 단위 신협 NPL을 담는 펀드에 신협 중앙회가 90% 이상 출자한 적이 있다"며 "(새마을금고 금융안정 지원펀드의 경우) 새마을금고 NPL만 담겠다고 하면 외부 투자 유치가 쉽지 않을 것을 우려해 새마을금고중앙회가 직접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