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건설, 자금조달 위해 국내외 금융기관 접촉…최대 1조까지 거론
입력 23.09.20 07:00
롯데건설 "현금 충분…유동성 확보가 목적"
  • 롯데건설이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국내외 금융기관과 접촉하고 있다. 시장에선 최대 1조원까지 거론된다.

    롯데건설이 금융기관에서 자금을 조달하는 건 연장하지 못한 브릿지론을 상환하기 위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출금으로 상환하거나, 아직 상환하지 못한 브릿지론은 일단 자기자금으로 상환하고 추후 대출금으로 갈아 끼울 계획이다. 이외에도 작년과 같은 연말 유동성 이슈가 재발하지 않도록 자금을 쌓고 있으며, 일부는 운영자금으로도 활용할 예정이다.

    최근 롯데건설은 KB국민은행에서 일반대출로 2000억원을 조달했다. 대출 금리는 지난 1월 메리츠금융과 1조5000억원 규모 투자 협약을 체결하며 정한 금리(약 12%) 대비 매우 낮은 수준으로 알려졌다.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높은 수준의 부동산경기 불확실성, 금융비용 상승 등 롯데건설의 사업환경은 여전히 비우호적이다. 올해 6월말 롯데건설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 보증 규모는 약 6조2000억원으로 작년 말 대비 6000억원 가량 감소했지만 과중한 규모가 유지되고 있다.

    신한투자증권에 따르면 건설사 중 롯데건설이 신용공여 규모가 4조6000억원으로 가장 크며, 9월 만기도래 규모도 1조7000억원으로 제일 크다.

    최근 국내  기업들은 회사채나 기업어음(CP) 발행 같은 직접금융시장 대신 은행 대출로 선회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고금리로 회사채 발행금리가 크게 오른 상황에서 대기업 계열사들마저 신용등급 하향 기조가 짙어지면서 은행에서 단기로 돈을 빌리려는 움직임이 확대된 것이다.

    롯데그룹도 상황은 마찬가지로 보인다. 지난 6월 국내 신용평가사 3사는 롯데그룹 주요 계열사의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했다. 공통적으로 그룹 지주회사인 롯데지주의 신용등급을 AA(부정적)에서 AA-(안정적)로, 핵심 계열사인 롯데케미칼의 신용등급을 AA+에서 AA로 한 단계씩 낮췄다.

    롯데건설은 "KB국민은행에서 대출받은 2000억원은 브릿지 상환용이 아니라 유동성 확보가 목적"이라며 "은행 등 제1금융권 위주로 추가 차입도 검토하고 있지만, 이 또한 당장 돈이 필요해서가 아니라 작년부터 이어진 건설사 리스크를 대비하고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회사는 현금을 충분히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롯데건설은 올해 상반기 차입금은 2조8510억원으로 작년말 대비 26.8%(1조459억원) 감소했다. 같은 기간 부채비율도 265%에서 228%로 37%포인트 감소했다.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1조8886억원으로 215.8%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