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대체투자 문 일찍 닫는 빅3 생보사?…고금리에 채권 늘린다
입력 23.10.12 07:00
연말까지 신규 대체투자 집행 줄이고
되도록 채권 늘리는 방향으로 알려져
기준금리 오르며 채권수익률 급등한 영향
  • 금리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주요 생명보험사(삼성·교보·한화)들의 자산운용 방향이 달라지고 있다. 대체투자 부문은 신규투자를 가급적 줄이고 채권 투자 비중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자산가격 하락으로 부동산 투자 관련 위험은 커진 반면 채권 수익률을 높아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국내 부동산 업계에선 펀드레이징이 더욱 만만치 않을 것이란 목소리가 나온다. 해외 부동산 자산가격 하락 및 고금리 여파로 자금 모집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보험사들의 투자검토가 더욱 보수적으로 변할 것으로 보인다. 보험사들이 대출에 나서지 않으면 대출금리 또한 오를 수 있단 관측이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리가 급등세를 보이는 가운데 삼성·교보·한화생명 등 주요 생보사들이 대체투자에 더욱 고삐를 쥘 것으로 보인다. 연말까지 신규투자가 사실상 '올스톱'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해외 부동산 등 대체투자 자산의 리스크가 커지고 안전자산인 채권의 수익률이 높아지면서 운용자산 배분전략이 달라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대체투자 중 부동산과 같은 신규 대출 투자는 연말까지 가급적 안할 것이라는 게 주요 생보사들의 기조다. 고금리 상황이 단기간에 끝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포트폴리오 조정을 빠르게 진행하고 있는 것"이라며 "수익률이 높아지는 채권 비중을 높이고 리스키한 대체투자는 조심하면서 여유 현금은 확보하려는 분위기다"라고 말했다.

  • 보험사 입장에서 채권 투자 확대로 보유이원이 개선 효과를 노릴 수 있다는 설명이다. 보유이원은 보험사가 보유한 자산과 채권의 이자율 차이를 말하는데 향후 벌어들일 수 있는 기대수익을 의미한다. 미래 이익이란 관점에서 채권에 투자하는 게 낫다는 분석이다.

    한편 부동산투자업계는 보험업계 포트폴리오 조정의 나비효과를 우려하고 있다. 국내 부동산업계에 보험사 자금의 영향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아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보험사가 취급한 PF 대출 잔액은 44조3000억원으로 금융권 전체 129조9000원의 34.1%에 해당한다. 전체 업권 중 가장 큰 비중이다. 

    지난 수년간 보험업계 전반적으로 해외 및 대체투자를 지속적으로 확대했으나 추세는 빠르게 변할 것이란 전망이다. 보험사들이 보유한 해외 투자 자산들은 가파른 자산가격 하락으로 손실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한화생명이 매입한 샌프란시스코 300그랜트 건물은 첫번째 임차인이었던 캐나다 아웃도어브랜드가 문을 닫으면서 자산가격 하락을 방어하기 어렵다고 보인다. 

    반면 블라인드 펀드로 여유자금을 확보한 일부 운용사는 내년을 기회로 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자금 모집이 어려워지면서 부동산업계는 매수자 우위 시장이 됐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중론"이라며 "블라인드 펀드를 보유해 운용자금이 충분한 운용사의 경우 가격 협상 등에 있어 유리한 위치를 차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