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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금리 시대 호실적을 누려왔던 금융지주들이 당기순이익 역성장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KB국민은행을 제외한 시중은행들의 순이자마진(NIM)이 떨어질 것으로 관측되기 때문이다. 추가 충당금 적립 규모도 실적에 변수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이다.
10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KB금융·신한·하나금융·우리금융지주의 3분기 예상 합산 순이익은 4조3418억원 수준이다. 지난해 3분기 합산 순이익(4조9505억원)과 비교해 12.3% 줄어든 규모다.
KB금융을 제외한 모든 금융지주들이 실적 하락을 면치 못할 전망이다. KB금융의 3분기 순익 전망치는 1조3540억원인데 이는 전년(1조2636억원) 대비 7.15% 오르는 수치다. KB국민은행의 경우 타행 대비 저원가성 수신인 요구불예금 비중이 높고 자산·부채 듀레이션이 장기인 경우가 많아 높은 금리에 자금을 조달해야 할 필요성이 상대적으로 적어 NIM을 방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KB손해보험 등 보험 계열사의 비은행 실적도 한몫하며 전체 지주 실적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신한지주의 경우 일회성 비용이 실적 하락으로 이어질 것이란 분석이다. 신한지주의 3분기 순익 전망치는 1조1875억원으로 지난해 동기(1조6178억원) 대비 26.6%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3분기 반영된 신한투자증권 여의도 사옥 매각 일회성 수익으로 인한 역기저효과에 더해 올해 신한은행의 희망퇴직 비용, 신한투자증권의 젠투파트너스·라임펀드에 대한 사적 화해 결정으로 인한 배상 비용이 순익 감소로 귀결될 것이란 예측이 나온다.
하나금융의 경우 전년 대비 순익이 15.9% 하락할 전망인데, 2분기 적자 전환한 하나증권의 부진한 실적 영향이 클 것이란 평가다. 우리금융의 경우 3분기 8449억원의 순익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9.48% 떨어질 것으로 보이는데, 이는 사실상 은행에만 의존하는 우리금융 특성상 은행 NIM 하락이 그대로 지주 실적 부진으로 귀결될 것이란 분석이다.
당국의 추가 충당금 적립 요구는 이번 실적의 변수 중 하나다. 3분기 신용대출에 대한 LGD(부도시손실률)가 상향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LGD는 보증과 담보 여부에 따라 대출이 부도났을 때 입는 손실 정도를 의미하는 개념으로 충당금 산출에 필요한 예상손실률 계산에 활용된다.
다만 4분기 이뤄질 부동산 자산에 대한 담보대출 LGD 상향과 비교해 3분기 적용되는 신용대출 LGD 개편은 충당금 적립에 아주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한 증권사 금융 담당 연구원은 "(레고랜드 보증채무 미이행 사태로) 지난해 하반기 워낙 비싸게 조달한 탓에 올해 3·4분기 이를 리프라이싱(재산정)하는 과정에서 NIM이 개선될 것이란 관측이 있었지만 은행들이 다시 예금금리를 올리며 수신을 조달하는 탓에 현재로선 기대하긴 어려운 상황"이라며 "NIM을 방어한 KB국민은행 외 시중은행은 관련한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KB국민은행 제외 4대 은행 NIM 하락 점쳐져
NIM 하락 더해 일회성 비용 영향 큰 신한지주 감소 폭 클듯
LGD 개편으로 인한 추가 충당금 규모는 변수
NIM 하락 더해 일회성 비용 영향 큰 신한지주 감소 폭 클듯
LGD 개편으로 인한 추가 충당금 규모는 변수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23년 10월 11일 07:00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