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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NK금융지주가 공언한 통 큰 주주환원 확대 정책에 제동이 걸릴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27% 수준인 총주주환원율을 50%까지 확대하겠다는 주주친화 방침을 내세우며 자사주 소각도 실시했지만, 횡령 사고 여파로 자본비율이 떨어지는 등 당국 눈치를 살펴야 하는 상황에 놓였기 때문이다.
금융업계에 따르면 BNK금융은 3분기 경남은행 횡령 관련 충당금을 적립하는 것을 끝으로 회계적 영향을 마무리 지을 예정이다. 증권가에서는 70~75억원 규모의 충당금을 쌓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미 지난해 재무제표에 횡령 손실을 반영한 탓에 올해 실적 타격이 아주 크지는 않다는 분석이다. 횡령 사건을 반영한 BNK금융의 상반기 순이익은 기존 4832억원에서 4757억원으로 약 1.6% 줄었다. 3분기 실적의 경우 컨센서스를 하회할 것으로 전망되는데, 횡령 사건으로 인한 충당금이 예상 대비 증가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순이자마진(NIM) 역시 타행 대비 높은 하락폭(-3~4bp)이 점쳐지고 있다. 횡령 사건이 외부에 알려지자 신뢰도 하락으로 인한 뱅크런을 우려, 고금리에 선제적 자금 확보를 단행한 것이 그 원인이란 분석이다.
문제는 운영 리스크에 따라 자본비율이 떨어질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는 점이다. BNK금융의 보통주자본비율(CET1)은 2분기 기준 11.44%로 전분기(11.50%)보다 소폭 하락했는데, 3분기에 더 낮아질 것이란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CET1 계산 시 활용되는 위험가중자산(RWA)을 산정할 때 운영 리스크를 고려하게 되는데, 경남은행 횡령 사건으로 인해 RWA 규모가 커질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운영 리스크란 잘못된 내부 시스템·인력 및 사건으로 발생할 수 있는 손실 위험 등을 말한다.
올해 연간 실적은 지난해보다 떨어질 것으로 예측됨에 따라 배당성향을 확대하지 않는다면 주당배당금(DPS)이 도리어 줄게 되는데, 스트레스완충자본 등 규제 리스크가 남아있는 상황에서 자본비율이 떨어진 BNK금융이 주주환원을 추가적으로 확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다. 최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금융사의 자율적인 배당 지지를 선언했지만, 어디까지나 특별한 사고가 없다는 전제하에 이뤄지는 합리적인 배당 수준에 대한 지지일 뿐 언제 당국이 배당에 제한을 가할지 모른다는 우려 섞인 시선도 존재한다.
한 증권사 금융 담당 연구원은 "주주환원을 늘리겠다고 하는 것은 지방은행들의 공통된 기조이긴 하지만 이를 실현하기 위해선 실적이 받쳐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증권사 연구원 역시 "경남은행 횡령 사고로 인해 RWA 규모에 얼마나 영향을 받을지 가늠하기는 어렵지만 자본비율 타격이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대해 BNK금융 측은 "기존에 발표한 중장기 주주환원정책에 변화는 없다"며 "(경남은행 횡령 사고 관련) 구체적인 내용은 3분기 실적 발표 때 설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BNK금융, 연간 실적 떨어질 전망인데
경남은행 횡령 사고로 자본비율도 하락 예상
규제 리스크 상존하는데 주주환원율 획기적 확대 어렵단 평
경남은행 횡령 사고로 자본비율도 하락 예상
규제 리스크 상존하는데 주주환원율 획기적 확대 어렵단 평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23년 10월 13일 07:00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