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이 2400억원 규모의 기간산업안정기금(이하 기안기금) 지원금 전액을 상환하기로 했다. 회사는 지난 7월 단기차입금 일부를 상환한 이후 보유한 현금이 3000억원 수준으로 감소했는데 기안기금을 상환하면 현금성 자산은 더욱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KDB산업은행(이하 산업은행)과 한국수출입은행(이하 수출입은행) 등 국책은행은 아시아나항공에 제공한 대출 연장 주기를 1년에서 3개월로 줄이는 등 관리 수위를 높인 상태다. 아시아나항공 이사회는 오는 30일 화물사업부 매각 여부를 최종 논의하는데 자금 압박이 심화하고 있는 상황이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아시아나항공이 2020년 지원 받은 2400억원 규모의 기안기금의 만기는 21일 도래한다. 기안기금은 코로나19 대응 목적으로 조성된 까닭에 만기 연장이 불가능하다. 

아시아나항공은 전액 상환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아시아나항공 측은 "단기차입금 7000억원가량을 상환하고 남은 현금및현금성자산 3000억원과 3분기 실적까지 감안하면 상환이 충분히 가능한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기안기금 만기에 대응은 가능할 것으로 보이지만 차입과 관련한 부담은 이 뿐만이 아니다.

아시아나항공은 산업은행과 한국수출입은행으로부터 지원받은 총 2조5560억원의 차입금 중 7000억원가량을 지난 7월 일부 상환했다. 남은 약 1조8000억원의 차입금 만기가 이달 30일로 예정돼 있다.

채권단은 올해 1월 해당 대출에 대한 기간을 1년에서 3개월로 조정했다. 즉 채권단으로부터 매 3개월 단위로 대출 연장 심사를 받아야하는 셈이다. 아시아나항공이 1조8000억원을 일시에 상환할 수 있을지 여부와는 별개로, 대한항공과의 합병이 불발될 경우 대출 연장이 가능할지 여부를 장담할 수 없다는 평가다.

투자금융업계 관계자는 "대출기간을 3개월로 줄인 것은 대출금리를 높이기 위해서라기 보단 아시아나항공의 재무상황을 주기적으로 검토하기 위한 취지로 봐야한다"고 말했다.

아시아나항공은 30일 임시 이사회를 계획하고 있다. 해당 이사회에서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 측에 제출할 합병 최종 시정안에 대한 승인이 이뤄질 예정인데, '아시아나 화물사업부 매각'이 주요 안건으로 상정될 전망이다. 이사회에서 화물사업부 매각안이 부결된다면 EC의 승인 가능성도 현저히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이를 고려해 이사회 내에서도 찬반논쟁이 한창인 것으로 전해진다.

산업은행은 이날 "산기업결합에 양사가 최선을 다하고 있는 상황에서 결합무산과 관련한 아시아나항공 앞 추가자금 지원 등에 대한 입장을 정한 바 없다"는 공식입장을 발표했다. 

다만 차입금 상환 일정만으로도 재무적 부담이 가중할 수밖에 없는 아시아나항공은 채권단의 의사를 면밀히 살필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해있다. 이사진들은 화물사업부 매각과 관련해 추후 배임 논란이 불거질 수 있다는 점도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