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석훈 산은 회장, 국감서 HMM·아시아나 구조조정 '뭇매'
입력 23.10.24 17:32
24일 정무위 국감…KDB생명 매각 실패에 산은 '집중포화'
강석훈 회장 "HMM 적격 인수자 없으면 매각할 이유 없다"
이후 정정 "원론적 이야기…인수후보 모두 훌륭한 기업들"
아시아나 화물 매각 배임 논란에…"보조 조항 넣어 방지"
대한-아시아나 합병 무산시 3.6조 회수 불가…"반드시 합병"
  • 강석훈 KDB산업은행(이하 산은) 회장이 국정감사(이하 국감)에서 의원들의 '집중포화' 대상이 됐다. 현재 매각 절차가 진행중인 HMM에 대해선 인수 후보에 대한 '적격성' 문제가 불거졌고, 대한항공과의 합병이 진행중인 아시아나항공에 대해선 전면 '재검토' 지적까지 나왔다. 강 회장이 국감에서 '뭇매'를 맞은 데는 KDB생명 매각 실패가 영향을 미쳤단 평가다.

    24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회 정무위원회는 이날 오전 10시부터 산업은행과 기업은행, 예금보험공사 등에 대한 국감을 진행하고 있다. 이날 국감에서는 강석훈 산은 회장에 대한 의원들의 집중 질의가 이어졌다. 

    윤주경 국민의힘 의원은 오전 질의에서 "HMM 매각과 관련에서 시장에서 우려하는 부분이 많다. 매각 적격인수자 없다고 판단돼도 이번 입찰에서 반드시 매각할 것인가"라고 물었다. 이에 강 회장은 "적격인수자가 없다면 당연히 반드시 매각할 이유가 없다"고 답했다. 

    산은은 현재 HMM 매각 입찰적격후보(숏리스트)로 동원산업과 하림, LX인터내셔널 등 3곳을 추려 지난달 6일부터 실사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다음 달 최종입찰을 진행해 우선협상대상자를 정한다는 방침인데, 시장에서는 인수후보들이 HMM을 인수할 자금력이 충분하지 않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윤 의원의 질의는 이같은 시장의 우려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강 회장의 "반드시 매각할 이유가 없다"는 답변은 자칫 시장에 '유찰 가능성'을 시사한 것으로 보여질 여지가 있었다.

    이를 의식한듯 강 회장은 오후 양정숙 무소속 의원의 질의에 답변하며 "오전에 HMM을 매각할 때 적격자가 없으면 매각하지 않겠다고 말한 건 그냥 원론적으로 말한 것"이라며 "현재 인수 후보자들이 부적격하다고 말한 것이 아니며, 모두 각 부문에서 훌륭한 평가를 받고 있는 기업들"이라고 말했다.

    또한 강 회장은 "현재 인수 기업에 대한 대출 지원은 전혀 고려하고 있지 않다"며 "외부차입 비율에 대해 제한을 둘 계획은 없지만, 자기자본비율이 얼마나 높은지가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에)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해외 경쟁당국의 기업결합 심사가 진행 중인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질의도 이어졌다.

    박재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독과점 해소를 위해 아시아항공 화물사업부 매각 여부가 30일 이사회에서 결정한다고 한다"며 "화물사업부 매각은 배임이란 의견도 있다고 한다. 이에 대해 한번 말씀해 달라"고 질의했다.

    최근 EU집행위원회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으로 유럽 화물 노선에서 경쟁 제한 우려가 있다며 이와 관련한 시정 조치를 요구한 바 있다. 이에 아시아나항공은 오는 30일 이사회를 열고 화물사업 부문 매각을 결정할 예정이다.

    강 회장은 "화물사업 매각 등에 대한 다양한 논란이 있긴 하지만 대한항공이 판단하기에 그렇게 해서라도 이 합병을 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유리하지 않나, 판단해 그렇게 시행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배임에 관한 것은 여러 다양한 보조 조항들을 넣어 배임 이슈가 없도록 만들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을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윤한홍 국민의힘 의원은 "항공사라는게 여객부문과 물류부문이 같이 가야되지, 여객 따로 물류 따로 떼 버리면 반쪽 기업이 된다"며 "2년 10개월의 합병 기간동안 산은이 가진 아시아나의 지분 가치가 추락하고 있는데 이렇게까지 해서 합병을 추진해야할 이유가 있느냐"고 지적했다.

    강 회장은 이러한 우려를 인지하고 있다면서도 매각 강행 의지를 드러냈다. 그는 "합병 진행 과정에서 아시아나 기업가치가 많이 내려가는 것도 사실이지만, 합병을 재고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합병이 무산될 경우 공적자금으로 투입된 3조6000억원을 회수하기는 사실상 힘든 만큼 산은은 현재 딜을 성공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날 국감에서 산은이 '집중포화' 대상이 된 데는 KDB생명 매각 실패가 컸단 분석이다.

    한 정무위 관계자는 "사실 이번 산업은행 국감의 메인 이슈는 부산이전 이슈였고, HMM과 아시아나항공 등은 부차적인 이슈였다"며 "질의서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KDB생명 매각 실패 소식이 언론보도를 통해 공개되면서 산업은행이 추진하고 있는 다른 구조조정 건에 초점을 맞추게 됐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