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마을금고도, 카카오뱅크도 내놓은 8% 적금의 의미
입력 23.11.01 07:03|수정 23.11.01 07:03
취재노트
새마을금고, 8% 적금으로 수신 순유입...부실화는 지속
카뱅 8% 적금, 실질 이자 낮지만 고객 유인 효과 있을듯
기대 이하 실적에 '플랫폼 가치' 제고 위한 전략으로 분석
  • 새마을금고 일부 지점은 지난 8월 연 8% 금리를 주는 특판 상품을 내놨다. 경영진 구속ㆍ부동산 투자 부실 우려로 인해  올들어 7월까지 새마을금고 전체에서 17조원이 넘는 자금이 빠져나가자, 고금리 상품으로 고객들의 발길을 돌리려 한 것이다. 새마을금고의 이 8% 상품은 대부분 조기 완판됐다.

    고금리 상품에 힘입어 새마을금고 뱅크런(예금자 탈출) 우려는 일단 진화됐다. 지난 8월 새마을금고 수신 추이가 2조원 순유입으로 돌아선 것이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부실 우려까지 사라진 건 아니었다. 부실채권 비율이 10% 이상인 지역 금고 수는 지난해 말 30곳에서 지난 상반기 말 86곳으로 반 년만에 세 배로 뛰었다. 이들 금고의 평균 부실채권 비율도 12.8%에서 14%로 늘었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새마을금고의 8% 수신 상품은 뱅크런 우려가 커지던 상황에서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한 '역마진 상품'이라는 분석이 대다수였다"며 "지난 2011년 저축은행 사태 때에도 유동성 위기에 몰린 일부 저축은행들이 8% 이상 고금리 상품을 내걸고 수신 확보에 나섰는데, 이들 중 상당수는 결국 부실화돼 통폐합 절차에 들어갔다"고 말했다.

    그룹 이슈로 대주주 변경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는 카카오뱅크도 지난 24일 최고 연 8%의 금리를 주는 '한달적금' 상품을 출시했다. 1인당 최대 3계좌에, 하루 최고 3만원까지, 31일간 매일 적금을 납입하면 금리가 연 8.0%까지 올라가는 구조다.

    매일 우대금리를 조금씩 제공하는 상품 구조상 실질 이자율은 그리 높지 않다. 매일 3만원씩 31일간 93만원을 납입할 경우 세전 3261원의 이자를 받게 된다. 납입금액 대비 이자율은 0.35%에 불과하다. 연환산시 이자율은 4.2%로, 이 은행에서 판매하고 있는 자유적금(우대금리 포함 연 4.0%)와 크게 다르지 않은 조건이다.

    한 은행 담당 연구원은 "한달적금 상품의 핵심은 이용자가 '매일 접속해야 한다'는 것으로, '1금융권의 8% 상품'이라는 상징성 때문에 신규 가입자 유인 효과도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하반기 실적이 컨센서스(예상치 평균) 대비 낮을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월간 활성 이용자수ㆍ신규 고객 수ㆍ수신고 등 '플랫폼'적인 부분을 제고하기 위한 전략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11월 8일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는 카카오뱅크의 3분기 순이익 전망치는 850억원 안팎에서 형성돼있다. 그러나 최근 이 전망치는 빠르게 하향조정되고 있으며, 현 시점에서는 700억원대 초중반으로 전망하는 의견이 우위를 점하고 있다. 지난해 3분기(787억원) 대비 역성장한 수치다. 

    주택담보대출로 대표되는 매출 성장세는 여전하지만, 충당금 부담도 함께 커지고 있다. 건전성 부담도 여전하다. 8월말 기준 카카오뱅크 중저신용자 연체율은 1.68%로 올해에만 0.45%포인트 상승했다.

    이런 와중에 카카오뱅크는 10월 31일 중신용대출 금리를 최대 0.75%포인트 인하해 최저 연 4.05%수준으로 낮추겠다고 발표했다. 불과 3주 전 중신용대출 금리를 최대 0.5%포인트 인하한 데 이어 또 다시 금리 인하에 나선 것이다. 이 역시 신규 고객 및 활성 가입자 수를 늘리기 위한 고육지책일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한 증권사 트레이더는 "중저신용자 연체율은 올라가는데, 대상 상품에 대한 금리는 낮추겠다는 건 마진을 일정부분 포기하고 여론 및 금융당국의 눈치를 보며 고객수를 우선 가져가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며 "당장 주주들은 저조한 실적에 실망하겠지만, 신규 고객 및 활성 사용자 수가 늘면 차후 실제로 지분 매각이 불가피해졌을 때 그만큼 매각 가격은 올라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