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케미칼, 6분기 만 영업흑자…"저수익 사업 정리 이어간다"
입력 23.11.09 17:52
계절적 성수기 진입으로 첨단소재 영업이익 기록
"업황 바닥 통과한 것으로 보이나 시황 반등 단언 하긴 어려워"
2024년 CAPEX 3조원 계획, 수소 사업은 투자 축소
저수익 사업 정리하는 경영합리화 계획도
  • 롯데케미칼이 올해 3분기 영업이익 흑자 전환을 달성했다. 유가 상승에 따른 원료의 긍정적 래깅 효과(원재료 투입 시차)와 가동 효율화로 수익성이 개선됐지만, 글로벌 경기 침체 지속으로 유의미한 수요 회복은 이뤄지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롯데케미칼은 연결기준 올해 3분기 영업이익 281억원으로 지난해 동기(영업손실 4513억원)와 비교해 흑자 전환했다고 9일 공시했다. 매출은 4조8157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12.5% 감소했다. 순이익은 328억원으로 흑자로 돌아섰다.

    사업부문별로 보면, 첨단소재사업부문은 매출액 1조684억원, 영업이익 755억원을 기록했다. 계절적 성수기 진입에 따른 물량증가로 영업이익을 지속했다는 설명이다. 기초소재사업과 LC타이탄, LC USA 부문은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기초소재사업은 매출액 2조 5829억원, 영업손실 242억원을 기록했다. LC타이탄은 매출액 5564억원, 영업손실 77억원을 기록했다. 유가 상승에 따른 원료의 긍정적 래깅 효과로 적자 폭을 크게 줄였다는 설명이다. LC USA는 매출액 1213억원, 영업손실 160억원을 기록했다. 

    롯데케미칼 측은 "흑자전환 폭이 크지 않아 아쉬우나 영업이익 적자가 끝난 것에 의의를 두겠다"며 "중장기 산업 사이클 측면에서 업황 바닥을 통과한 것으로 보이며, 중국의 신증설 부담이 완화되는 상황에서 속도감 있는 반등의 실마리가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다만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와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으로 인해 시황의 반등을 단언하긴 어렵다고 덧붙였다. 

    이날 진행된 컨퍼런스콜에서는 CAPEX(설비투자)와 자산 매각 등을 통한 경영합리화에 대한 질문이 이어졌다. 

    롯데케미칼은 2024년도 CAPEX 규모는 인도네시아 라인프로젝트 1조원을 포함해 현재 3조원의 CAPEX를 계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롯데케미칼 측은 "라인 프로젝트,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등 핵심 투자를 제외한 투자 건에 대해서는 재무 건전성 유지를 위해 보수적 관점에서 재검토하고 시기를 재조정하고 있다"며 "업황 회복 가시화 여부를 살펴 EBITDA(상각 전 영업이익) 내에서 투자를 집행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케미칼은 미국 양극박 사업은 당초 계획 대비 투자비가 증가하는 추세라고 밝혔다. 회사 측은 "인플레이션 영향으로 미국 투자에 대한 CAEPX가 늘어나고 있는 게 현실"이라며 "이에 따라 추진 중인 양극박사업이 당초 계획 대비 투자비가 증가했다"고 말했다. 이어 "다양한 고객사들과 물량 공급 논의와 가격 협상을 진행 중"이라며 "각종 주정부가 제공하는 인센티브 유치를 통해 수익성 확보를 위한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수소에너지 사업 투자 계획은 축소 수정했다. 롯데케미칼은 "수소사업 신규 수요는 대부분 청정 수소에서 나오는데 이 부분은 정부 정책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며 "정부 정책을 반영한 수소 사업 설비투자는 2030년까지 누적 3조원, 매출 목표는 3조원"이라고 밝혔다.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2030년까지 수소 사업에 6조원을 투자해 매출 5조원을 달성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롯데케미칼은 수익성 낮은 사업 부문 정리에 나서고 있다. 이번 분기에는 사업 합리화 차원에서 이뤄진 중국 EOA(산화에틸렌유도체) 생산법인 매각 및 허페이 EP(엔지니어링플라스틱) 공장 청산이 완료돼 각각 재무상태표에서도 제외됐다.

    회사는 "핵심 투자들을 계획대로 추진하는 동시에, 수익성이 낮고 전략 방향에 부합하지 않은 국내 사업들을 정리하는 경영 합리화도 꾸준히 실행할 것"이라며 "올해 1월 파키스탄 고순도 테레프탈산(PTA) 설 생산법인 매각 이후, 2~3분기에는 중국 등 공장을 청산 및 매각 완료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