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VC캐피탈, 여기어때 2000억 규모 리캡 추진
입력 23.11.10 07:00
추가 차입해 800억원 배당 나설 듯
매각 등 자금회수 작업은 숨고르기
  • 글로벌 사모펀드(PEF) CVC캐피탈이 여기어때컴퍼니(여기어때)의 인수금융 자본재구성(리캡, Recapitalization)을 추진한다.

    9일 투자 업계에 따르면 여기어때의 최대주주인 CVC캐피탈과 금융 주선사는 금융사들을 대상으로 총 2000억원 규모 여기어때 리캡 참여 의향을 묻고 있다. 리캡 주관은 키움증권이 맡았다.

    CVC캐피탈은 기존보다 차입 규모를 늘려 출자자에 800억원 규모 배당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리캡 금리는 최저 7.8% 수준으로 알려졌다. 

    CVC캐피탈은 2019년 여기어때 경영권 지분을 약 3000억원에 인수했다. 매각 이전 여기어때는 시리즈A(2015년, 130억원)와 시리즈B(2016년, 200억원)를 진행해 투자금을 유치했다.

    CVC캐피탈은 올초부터 대형 투자사 및 기업들을 접촉하며 여기어때 매각 의향을 밝혀온 바 있다. IPO(기업공개)에 나설 것이란 예상이 있었지만, 여러 요인을 고려해 경영권 매각을 통한 투자금 회수로 방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희망 매각가는 최대 2조원까지 거론되기도 했다.

    다만 이후 시장과의 눈높이 격차를 좁히지 못하고, 유동성 긴축 상황도 장기화하면서 여기어때 매각 작업은 실효를 거두지 못했다. 여기어때는 작년 미래에셋캐피탈, 산은캐피탈 등으로부터 시리즈C(500억원) 투자를 유치하며 기업가치 1조2000억원을 인정받으며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 비상장 기업)에 등극한 바 있다.

    최근에는 CVC캐피탈이 여기어때 IPO로 선회할 가능성이 거론되기도다. 다만 단기간에 매각과 IPO 등은 기대하기 어려운 만큼 이번 리캡을 통해 중간 회수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2015년 설립된 여기어때는 숙박·여행 예약 플랫폼으로, 현재 시장에서 사용자 기준 1위 업체인 야놀자와 격차를 좁혀가고 있다. 지난해에는 매출 성장률은 야놀자가 높았지만 이익은 여기어때가 앞지르기도 했다. 올 상반기에는 매출액 1570억원, 영업이익 180억원을 내면서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