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PL 시장 더 커진다"… 증자·채권발행으로 투자금 쌓는 NPL 운용사들
입력 23.11.17 07:00
대신F&I 3900억, 하나F&I 1500억 유상증자
회사채, CP 발행서 자금 조달 다각화
자본성 자금 조달로 재무건전성 도모 전략
  • 부실채권(NPL) 투자전문회사들이 유상증자와 채권발행을 통해 투자 재원을 마련하고 있다. NPL 시장이 확대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급증하는 NPL 매입자금을 선제적으로 마련하기 위한 목적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중 신규 발생한 국내은행 NPL은 총 4조원 규모다. 직전 분기 대비 1조원가량 증가했다. 

    4분기부터는 NPL 물량이 더 증가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5대 시중은행이 코로나19 극복차원에서 만기 연장과 상환유예를 해온 대출잔액은 약 37조원에 달하는데 이중 상환유예 대출 만기일이 10월부터 본격적으로 도래했기 때문이다. 쏟아질 부실채권에 투자하기 위한 목적으로 자산운용사와 기관투자자들을 중심으로 NPL 펀드가 다수 조성되는 모습이다. 

    NPL 투자전문사들도 분주하다. NPL 자산 매입자금 충당을 위해 유상증자와 회사채 발행을 잇달아 진행 중이다. 연합자산관리(유암코)는 하반기 들어 두 차례 회사채 발행에 나서 총 8000억원을 조달했다. 올해 하반기 하나F&I는 1590억원, 우리금융F&I는 1500억원, 대신F&I 1450억원을 회사채 발행을 통해 조달했다. 

    NPL 투자사 한 관계자는 "올해부터 NPL이 많이 나오고 있지만, 4분기부터 내년까지 NPL 물량이 지금보다 더 많이 나올 것으로 판단해 투자금을 모으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코로나19 팬데믹 동안 자취를 감췄던 NPL 투자사들의 자본 확충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지난달 대신F&I는 39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했다. 하나F&I도 약 15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진행했다. 자금 조달 목적은 모두 운영자금이다. 과거 NPL 투자사들은 주로 회사채와 단기 기업어음(CP) 발행으로 자금을 마련했지만 NPL 투자가 늘어난 만큼 유상증자를 통해 재무건전성까지 도모한다는 설명이다. 

    NPL 투자사 한 관계자는 "(자금 확보 방식 비중이) CP와 회사채가 70% 정도였는데, NPL 시장이 커지면서 자금 확보뿐 아니라 재무 건전성 지표까지 신경 쓰게 됐다"며 "자본을 늘려놔야 외부에서 회사의 재무 건전성이 적정한 수준이라 판단하고 (당사에) 매각할 것"이라고 말했다.

    NPL 물량이 많이 늘어났지만 투자사도 늘어난 만큼 NPL 투자사들의 자금조달 역량이 중요해졌단 평가도 나온다. 연합자산관리(유암코), 대신 F&I, 하나 F&I 등 소수 전업사가 점유했던 NPL시장은 2020년 키움 F&I, 2021년 우리금융 F&I가 출범하며 경쟁사가 늘어났다.

    NPL 투자사 한 관계자는 "코로나 때 줄었던 NPL 물량이 다시 많아지고 있지만, 그만큼 NPL 전담사도 늘어난 상황"이라며 "경쟁이 치열해진 만큼 NPL 전담사들의 자금 조달 능력과 펀드 운용 능력의 중요성이 부각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