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츠금융 통합정책 통했나…가려진 메리츠證 부실
입력 23.11.20 07:00
메리츠금융, 통합 첫해에 2조 클럽 입성 '기대'
증권 부진한 실적에도 화재서 호실적 기록한 영향
미래에셋證보다 큰 상업용 부동산 익스포저 '불안'
  • 메리츠금융지주가 통합 첫해에 순이익 2조 달성을 목전에 두고 있다. 메리츠증권의 부진한 실적에도 불구, 메리츠화재가 호실적을 기록한 영향이다. 다만, 메리츠증권의 해외 상업용 부동산 익스포저가 추후 실적에 발목을 잡을 수 있단 지적이 나온다. 지주회사로 전환하면서 메리츠 증권 부실은 가려졌단 평이다.   

    메리츠금융지주는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 1조7997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3% 증가했다. 새 가이드라인 적용에도 메리츠화재가 실적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메리츠화재의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1조335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시기보다 26.7% 늘었다. 그간 보수적으로 회계처리한 덕에 금융감독원의 새 가이드라인 영향이 크지 않았단 분석이 나온다. 

    이에 메리츠금융 주가도 상승 중이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메리츠금융 주가는 장 초반 2% 이상 상승해 오후 1시30분 기준 전 거래일 대비 4.8% 오른 5만6800원을 기록 중이다. 메리츠금융이 좋은 실적을 기록했고 주주환원을 위한 자사주 매입 및 소각 정책을 지속하겠다고 밝히면서다. 

    김용범 메리츠금융지주 대표이사(부회장)는 실적발표회(IR)에서 "2023년도 배당가능이익 한도인 6400억원까지 자사주 매입 신탁 설정을 실행했고 나머지 당기순이익 50% 이상과의 차액만큼을 현금 배당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다만, 부동산 업황 악화로 메리츠증권이 메리츠금융 실적에 발목을 잡을 수 있단 지적이 나온다. 메리츠증권은 이번 분기에도 해외 상업용 부동산 평가손실로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 메리츠증권의 3분기 누적 기준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 보다 27.2% 감소한 4790억원으로 집계됐다. 유럽 오피스 빌딩에 대한 평가를 진행했고 520억원 감액을 반영향 결과다.

    실적 컨콜에서 유상화 메리츠증권 최고리스크책임자(CRO)가 다른 해외부동산 및 대체투자자산에도 동일한 원칙을 적용하고 즉시 평가에 밝힐 것이라고 말하면서 추가 손실 가능성이 거론된다. 고금리가 장기화될 것으로 예상하면서 부동산 업황 회복 시점이 늦어질 것이란 시각이 많기 때문이다. 메리츠금융의 해외 부동산 관련 익스포저는 4조4000억원으로 해외 상업용 부동산 익스포저가 3조원에 이른다. 

    아울러 부동산금융이 주력이었던만큼 신규 수익원을 찾기 만만치 않을 것이란 예상이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메리츠증권의 향후 과제는 신규 먹거리가 마땅치 않다는 것"이라며 "부동산 금융이 상당히 강력했던 곳이라 정통 기업금융(ECM, DCM 등)이나 브로커리지(주식 위탁매매) 등 다른 사업부서로 실적 방어가 될 지 모르겠다"라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메리츠증권과 메리츠화재가 어떻게 시너지를 낼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앞서 메리츠 통합이 발표되자 금융권에선 문제가 생겼을 때 자본 여력이 있는 회사에서 문제가 생긴 회사로 자금을 신속하게 이동할 수 있는 '통로'를 만들려는 목적이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오기도 했다. 

    김 대표는 메리츠증권과 메리츠화재를 원북으로 통합 운용하기 위한 조직개편과 인사를 언급했다. 김 대표는 "지난 1년간 경험을 통해 증권과 화재를 원북으로 통합 운용하면 추가 효율을 올릴 수 있다는 구체적인 사례를 발견했다"라며 "이를 위한 변화가 조만간 그룹 조직개편과 인사에 반영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