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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인사를 앞두고 하나금융 부회장 3인의 거취에 대한 관심이 금융권에서 커지고 있다. 지난해 연말인사를 통해 새로운 3인 부회장 체제가 이뤄졌지만, 함 회장이 이제 첫 3년 임기를 보내고 있는 시점에서 차기 회장 선임을 위한 육성 프로그램과는 거리가 있다는 평가가 많다.
부회장의 역할론에 대해서도 명확하지 않다는 평가가 나오다 보니, 올해 연말인사에서도 이 체제가 유지될 지가 그룹 안팎의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금융은 연말인사에서 ‘변화보단 안정’을 택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함영주 회장 취임 2년을 맞이하여 큰 폭의 변화는 없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작년 연말인사를 통해서 하나은행과 증권 등 주요계열사 CEO를 교체한 바 있다. 이들이 임기는 내년 말로 아직 여유가 있다.
반면 부회장들의 사정은 다르다. 이은형 부회장은 지난해 연말 하나증권 사장에서 물러나 하나금융지주 부회장에 올랐다. 이 부회장은 그룹의 글로벌, ESG, 브랜드 부문을 맡고 있다.
박성호 부회장도 지난해 연말 은행장에 물러나고 부회장에 올랐다. 그룹에선 미래성장전략부문, 그룹 전략부문, 그룹디지털부문을 맡고 있다. 강성묵 부회장은 지난해 연말인사에서 하나증권 사장과 그룹 부회장을 겸직하게 됐다. 그룹의 개인금융부문, 자산관리부문, CIB부문, 지원부문을 맡고 있다.
이들의 임기는 올해 말까지로 연임 여부는 현 시점에서 단언하기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계열사 사장을 마치고 부회장까지 오른 경우이다 보니 연임까지 이어질지는 불투명하다”라며 “후계를 위한 체제로도 보기힘들어서 3인 부회장 체제를 유지해야 할 뚜렷한 이유도 보이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이은형 부회장의 경우 하나증권 실적이 부담스럽다. 이 부회장은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2년간 하나증권의 최고경영자(CEO)를 맡았다. 하나증권은 올 3분기 569억원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 2분기에도 329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바 있어, 2분기 연속 적자를 이어갔다.
전임자 시절인 2018~2019년 부동산금융 시장에서 공격적으로 사업 확장을 했던 것이 현 시점에서 실적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해외부동산 가격이 급락하면서 앞으로도 추가 충당금 적립 및 실적부진이 이어질 수 있단 평가다. ‘해외통’인 이 부회장은 하나증권 CEO 시절 해외 대체투자부문 손실 수습에 힘을 쏟았던 바 있다.
박성호 부회장은 그룹의 전략 부문을 맡았지만 결과론적으론 뚜렷한 성과가 없다는 평가가 나온다. 박 부회장은 비은행 부문 확대에 나섰다. KDB생명 인수 등 사안에서도 박 부회장이 진두지휘에 나섰던 것으로 전해진다. 수개월에 걸친 실사 작업을 에도 결국 인수는 무산됐다.
하나금융은 수익의 90%가 은행에 집중될 정도로 비은행 강화가 절실한 상황이다. 함 회장도 비은행 강화를 주문하고 있지만, 오히려 은행 집중도는 반대로 더 커지고 있는 게 현실이다.
강 부회장은 하나증권 사장을 이끌고 있다는 점에서 두 부회장과는 처지가 다소 다르다. 하나증권 사장 임기가 남은데다 회사의 부실을 정리해야 하는 과제도 안고 있다. 강 부회장 취임 후 하나증권이 적자로 전환한 책임에서 자유롭진 않지만, 이전에 투자가 됐던 부분이란 점에서 강 부회장의 역할은 사태 수습에 더 가깝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관계자는 “강 부회장의 경우 계열사 사장을 겸직하고 있다는 점에서 실질적으로 역할이 있다”라며 “다른 부회장들하고 사정은 다를 것이다”라고 말했다.
부회장 3인 연말 임기만료
증권 실적 부진하고
비은행 강화 요원
부회장 책임론 불수도
증권 실적 부진하고
비은행 강화 요원
부회장 책임론 불수도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23년 11월 23일 07:00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