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마을금고중앙회장 보궐선거…親 박차훈 vs 反 박차훈 후보 경쟁 구도
입력 23.11.29 07:00
새마을금고중앙회장 보궐선거 프리뷰
28일 입후보 설명회
내달 6~7일 후보자 등록, 21일 보궐선거
박 전 회장 최측근 입후보 전망
김현수·용화식 이사장 등 대립각 인사도 출마
  • 새마을금고중앙회 회장직 보궐선거가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현직 회장을 비롯한 고위급 인사가 전부 기소되는 사상 초유의 상황에서 펼쳐지는 보궐선거는 아직 후보 등록도 진행되지 않았지만 이미 혼탁한 선거전 양상을 띄고 있다.

    현재 상황만 비쳐보면 비위행위 적발로 물러난 박차훈 전 회장의 측근 인사들 그리고 박차훈 전  회장과 대립각을 세워온 인사들의 경쟁 구도가 성립할 것으로 전망된다. 어느 측의 인사가 당선되든 새마을금고중앙회 및 개별 금고에 적지 않은 파장이 예상된다.

    새마을금고중앙회 보궐선거는 내달 21일로 계획돼 있다. 이제껏 중앙회장 선거는 350명의 대의원 투표로 진행됐는데 이번 선거는 처음으로 직선제로 치뤄진다. 유권자는 약 1200명으로 구성된 개별 지역금고 이사장들이다.

    선거가 간선제로 진행될 당시엔 후보들은 대의원들만을 대상으로 선거운동을 펼쳐도 무방했고, 실제 소수의 대의원의 환심을 산다면 연임의 재연임도 가능했다. 이러한 폐혜로 직선제가 도입됐는데 후보들은 이제부터 개별 금고의 이사장들을 대상으로 표심을 사로잡아야한다. 

    이는 과거보다 더 선거의 판세를 예측하기 어려워졌단 의미이자 개별 새마을금고의 표심을 보다 잘 반영한 회장이 선출될 가능성이 높아졌음을 의미한다. 

    박차훈 전 회장의 궐위로 인해 치뤄지는 선거인만큼 유권자들은 후보들이 과거 지도부와 어떠한 관계로 얽혀 있는지를 따져보고 쇄신의 의지가 얼마나 강한지에 대해 평가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후보 등록은 내달 6일부터 양일간 진행된다. 28일엔 입후보를 원하는 인사들을 상대로 설명회가 열린다. 현재로선 박차훈 전 회장의 최측근 그리고 박 전 회장의 정적(政敵)의 경쟁 구도가 점점 명확해 지고 있다는 평가다.

    후보 등록이 가장 유력하게 거론되는 인사는 역시 김인 새마을금고중앙회 부회장(現 남대문충무로금고 이사장)이다. 현재는 회장직 직무대행을 맡고 있고 새마을금고중앙회 서울 지역 이사로 등재돼 있다. 회장 직무대행이자 중앙회 이사로서 새마을금고 내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인물 중 하나다. 다만 박 전 회장의 최측근이란 꼬리표를 달고 어떠한 방식으로 과거와 절연할 수 있을지가 가장 큰 관심사다.

    박 전 회장과 '한 때'는 각별했지만 지금은 거리감이 생긴 최천만 전 새마을금고복지회 대표(現 부평 새마을금고 이사장)도 후보 등록이 예상된다. 박 전 회장 재임 당시 새마을금고복지회 대표를 역임했는데 과거 박 전 회장에 비견 할만한 세력으로 평가 받기도 했다.

    박 전 회장과 대척점에서 선명성을 부각하려는 후보들도 눈에 띈다.

    대구가 기반인 김현수 이사장(現 더조은 새마을금고)은 현직 중앙회 이사로 등재돼 있으나 박 회장과 가장 많이 부딪힌 인물중 하나다. 입후보가 예상되는 인물들 가운데 가장 젊은 김 이사장은 일찌감치 차기 회장직 선거를 준비한 것으로 전해진다. 새마을금고 현 경영진의 쇄신을 바라는 전국의 이사장들의 표심을 얼마나 집중시킬 수 있느냐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용화식 광진구협의회장(現 송정군자 새마을금고 이사장)도 입후보가 예상된다. 용 이사장은 지난 1996년 새마을금고 전국실무책임자협의회 초대 회장을 역임했다. 오랜기간 박 전 회장 및 현 경영진의 비위 행위를 가장 강력하게 비판해 온 인물 중 하나로 꼽힌다. 역시 현직 경영진의 대척점에서 얼마나 선명한 공략으로 표심을 사로잡을 수 있는지가 관건이다.

    부산과 경주, 남원 등 각 지역의 일부 이사장들도 출마를 고민중이다. 일부 인사들은 합종연횡하며 이미 단일화를 추진하고 있다. 중앙회 계열사 출신 한 인사는 애초부터 런닝메이트 역할로 선거전 참여가 거론되고 있는 상태다. 

    다만 해당 인사들이 약 5000만원으로 예상되는 기탁금을 감수하고 선거전에 뛰어들 의지가 있는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 과거의 중앙회장 선거 사례를 비쳐보면 선거인단은 '사표'보단 유력한 후보에 표를 던지는 경향이 나타났다. 후보들은 일정 수준 이상 득표를 하지 못하면 기탁금을 돌려받지 못한다.

    출마가 예상되는 후보 최측근 인사들의 사전선거운동으로 비쳐질 수 있는 행위가 일부 발견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입후보를 비롯한 선거 절차에 영향을 미칠 사안인지는 추후 선관위가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

    외부인사 8인을 비롯해 총 12명으로 구성된 새마을금고 혁신위원회는 전문경영인제도 도입과 지역이사 수 축소 등의 내용이 담긴 혁신안을 이달 발표했다. 혁신안의 실효성에 대해 의견이 엇갈리는 상황에서 지역 이사장들의 반발은 상당히 거센 것으로 전해진다. 보궐 선거의 당선인에 따라 혁신위원회가 발표한 새마을금고 개선안 내용을 확정하기 위한 표결이 재차 진행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전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