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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보유한 삼성SDS 지분 활용 가치가 내년 이후 큰 폭으로 오를 전망이다. 삼성그룹이 인공지능(AI)을 새 먹거리로 내세우며 과거 계열 전산화 때처럼 삼성SDS에 그룹 캡티브(전속시장) 일감이 늘어날 것이란 기대가 커지고 있다. 후반전으로 접어든 이 회장 상속세 납부 계획에도 숨통이 트일지 관심이 모인다.
삼성SDS 주가는 하반기 들어 가파르게 치솟았고, 이달 들어 52주 신고가를 기록했다. 증권가 전반이 올해 매출·영업이익이 작년보다 크게 줄어들 것으로 전망하는 것과 대비되는 흐름이다. 지난 11월 이부진 신라호텔 사장이 상속세 납부 목적으로 잔여지분 전량(1.95%)을 매각하기로 하며 대주주 오버행(잠재적 매도 물량) 우려가 해소된 덕도 있으나, 내년 이후 늘어날 그룹 일감에 대한 기대가 선반영됐다는 분석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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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를 중심으로 그룹 차원에서 AI 역량 확보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신사업은 물론 계열 사업장 전반에 AI를 적용하는 과정에서 늘어난 인프라 투자비는 일차적으로 삼성SDS를 향할 가능성이 크다. 삼성SDS가 올해 선 보인 클라우드와 기업용 생성 AI 서비스 역시 이를 겨냥한 행보로 풀이된다.
그룹 정인사 초점 역시 AI와 소프트웨어(SW)에 맞춰졌다. 삼성SDS나 삼성전자 모두 AI 전문가가 최연소 상무·부사장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그룹 내 AI·SW 사업 비중이 커질수록 관련 인프라를 제공하는 삼성SDI의 중요성도 비례해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과거 전산화가 한창일 때 시스템통합(SI) 계열사가 캡티브 수혜를 받았던 현상이 사업장 내 AI를 적용하는 과정에서 다시 되풀이될 전망"이라며 "이 때문에 기관 사이에서 그룹 규모가 큰 삼성SDS의 실적과 주가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졌다"라고 설명했다.
반도체와 배터리 등 계열 핵심 사업의 해외 현지 증설이 늘어나면서 일감 몰아주기 규제 등 부담을 우회하기도 수월해졌단 평이다. 실제로 삼성SDS의 그룹 내 매출 비중은 지난 2021년 80% 아래까지 떨어졌다가 작년 이후 반등세다. 지난 5일 삼성SDS는 삼성전자향 정보기술외주(ITO) 공급 계약 규모가 당초 대비 40%가량 늘어난 7200억원으로 변경됐다고 공시하기도 했다.
자연히 이 회장이 보유한 삼성SDS 지분(9.2%)의 활용 가치도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에선 이 회장이 매년 4월 마련해야 하는 상속세가 약 5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한다. 5년 6회에 걸친 연부연납 계획 중 세차례 세금 납부를 마쳤고, 내년 4월 포함 세 차례 납부가 예정돼 있다. 상속 자산을 활용해 세금을 내고 있지만 갈수록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시각이 적지 않다.
삼성SDS가 그룹향 캡티브 매출을 발판 삼아 실적과 주가를 끌어올리면 배당, 주식담보대출, 매각 등 어떤 형태로든 이 회장의 남은 상속재원 마련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이 때문에 삼성SDS의 대주주 오버행 이슈가 마무리되지 않았다는 시각도 있다. 이 회장의 남은 상속세 납부기일에 맞춰 당분간 삼성SDS 주가가 시장 이목을 계속 끌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삼성SDS는 올 들어 배당을 33%나 늘리며 주목받기도 했다.
한 투자업계 관게자는 "작년 이후 금리가 오르며 일가의 주담대 이자 부담이 늘어나기도 했고 지난 11월 삼성물산 지분까지 매물로 나오며 이 회장 보유 삼성SDS 지분도 주목을 받는 것"이라며 "일가가 통상 매년 11월 블록딜 계약을 체결해온 만큼 내년 11월까진 오버행 이슈에서 자유롭지만 그때까지 삼성SDS 실적과 주가에 대한 관심이 이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부진한 실적에도 하반기 주가 30% 상승…이달 '신고가'
그룹 AI에 무게 실으며 삼성SDS 캡티브 매출 확대 호기
반도체·배터리 등 해외 사업장 확대로 규제 우회도 수월
배당·주담대·매각 등 이 회장 지분 9.2% 활용도 오를 듯
그룹 AI에 무게 실으며 삼성SDS 캡티브 매출 확대 호기
반도체·배터리 등 해외 사업장 확대로 규제 우회도 수월
배당·주담대·매각 등 이 회장 지분 9.2% 활용도 오를 듯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23년 12월 08일 10:03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