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금리 인하 예고에 리츠 주가도 훈풍...차입구조 등 옥석가리기 필요
입력 23.12.19 07:00
美, 내년 세차리 금리 인하 예고
국내 리츠 종목 상승세 이어져
옥석가리기 필요…차입구조 살펴야
  • 미국 금리가 인하될 조짐이 보이면서 국내 증시에도 훈풍이 불고 있다. 특히 연말 배당주 계절을 맞아 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 주가가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다만 리츠 자산 가치나 차입금 만기 등을 살펴 종목별로 ‘옥석가리기’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주요 리츠 종목들의 주가가 일제히 오름세를 나타내고 있다. 12월 들어 미래에셋글로벌리츠 11.5%, 마스턴프리미어리츠 5.8%, 이지스밸류리츠 5%, 디앤디플랫폼리츠 5%, KB스타리츠는 4.5%, 신한서부티엔디리츠 3.6%, 신한알파리츠 2.1%, 롯데리츠 1.7% 등 상승세를 보였다. 

    최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내년 금리 인하를 예고하면서 국내 증시가 일제히 오름세를 보이는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연준은 지난 14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마치고 기준금리 목표범위를 5.25~5.50%로 동결했다. 이는 지난 9월과 11월에 이은 세번째 동결이다. 이후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기자회견을 통해 현 기준금리가 정점에 도달했음을 시사했다. 연준 위원들은 내년 기준금리 중간값을 4.6% 예상했다. 현재 금리 대비 세 차례 금리 인하를 반영한 수준이다. 

    이에 힘입어 국내 주식시장도 영향을 받았다. 전일 코스피지수는 직전 거래일보다 33.52포인트(1.34%) 오른 2544.18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지수는 직전 거래일 대비 1.36% 오른 840.59에 장을 마감했다.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종목은 대부분 올랐고, 코스닥 종목 가운데는 2차 전지 업종들도 주가가 크게 상승했다. 

    연말을 맞아 배당주로 꼽히는 리츠 주가들도 금리 인하 기대감에 힘입어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그간 리츠가 주식 종목 가운데 상당히 소외됐지만, 금리 인하 기조에 오면 다시금 자존심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리츠는 투자자로부터 모은 자금과 은행 대출 등을 통해 부동산에 투자해 임대수익과 시세 차익을 배당한다. 연간 배당수익률이 5~6%대인 점을 투자 매력으로 내세우지만 은행 대출금리가 높아지면 이자 비용이 커지면서 수익성이 악화한다. 

    하지만 내년부터는 상황이 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2024년 상반기에 금리가 고점일 것이란 인식이 커지면서 리츠의 할인율 역시 줄어들 것이란 의견이다. 특히 상장리츠들은 유상증자를 통해 추가 자산 편입을 위한 재원을 마련하기가 용이하고 전략적투자자(SI)가 있는 경우 스폰서 투자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실제로 신한알파리츠는 용산더프라임타워를 매각해 차익실현을 한 동시에 시청 인근 HSBC빌딩의 지분 66%를 매입했다. 신한서부티엔디리츠도 광화문G타워 매입 당시 전환사채에 투자하는 방식으로 자금을 마련한 바 있다. 

    다만 여러 리츠 종목 가운데 ‘옥석가리기’가 필요하다는 지적은 간과하기는 어렵다. 금리 인하 시기에 접어들었지만 여전히 과거 저금리 시대보다는 높은 금리가 유지될 수 있다는 점에서 어떤 리츠를 선택해야 할지가 중요해졌다는 의미다. 

    당분간은 지속될 고금리 기조에 대비하기 위해 차입만기가 많이 남았는지, 또 분산이 되어있는지 여부를 잘 살펴야 한다는 지적이다. 

    예를 들어 코람코라이프인프라나 코람코더원리츠의 차입만기는 2025년 하반기로 당분간 금리 영향을 적게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꾸준한 자산편입이나 리파이낸싱 등을 통해 금리구조를 다변화하는 점 역시 리스크를 낮추는 요인으로 분석된다. 

    부동산운용업계 한 관계자는 “배당수익률을 따져보면 주가가 5000원 미만인 리츠종목이 유리할 것”이라며 “다만 차입만기나 리파이낸싱 등 여러 구조를 살펴 저평가된 종목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