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그룹이 신한투자증권, 신한캐피탈 등 주요 계열사 대표이사를 대부분 유임시키는 인사를 실시했다. 내년 금융권 대외변수가 다수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전쟁 시 장수를 바꾸지 않는다’는 기조를 내세운 것으로 풀이된다. ‘내실 다지기’의 일환으로 지주 조직개편을 단행해 해당 경영진 인원은 대폭 축소했다. 

19일 신한금융그룹은 대규모 계열사 대표이사 인사를 냈다. 김상태 신한투자증권 대표, 조재민 신한자산운용 대표는 2년 더 임기를 이어간다. 이외에 정운진 신한캐피탈 대표, 박우혁 제주은행장, 이희수 신한저축은행 대표, 정지호 신한펀드파트너스 대표, 김지욱 신한리츠운용 대표, 이동현 신한벤처투자 대표는 모두 1년 연임하게 됐다. 

금일 자경위에서 연임 시 1년씩 임기를 부여하던 관례를 깨고 신한투자증권 김상태 사장과 신한자산운용 조재민 사장에 2년의 임기를 부여했다. 단기적 성과 추구를 지양하고 중장기적 관점에서 그룹의 자본시장 역량을 강화하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예측 불가능한 잠재적 리스크 증가 등 어려운 경영환경 속에서 일선 자회사의 위기 대응력을 높이고 기초체력과 현장 영업력을 강화하기 위해 자회사 사장단에 대한 리더십 변화를 최소화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큰 변화는 지주 조직에 단행했다. 신한금융지주는 조직슬림화 차원에서 총 11개 부문을 4개 부문, 4개 파트로 줄이는 대규모 조직개편을 실시했다. ▲그룹전략부문 ▲그룹재무부문 ▲그룹운영부문 ▲그룹소비자보호부문 4개 부문으로 통합되며, 부문 내에는 파트 조직을 신설한다. 

이에 따라 지주사 경영진은 현재 10명에서 6명으로 축소된다. 신한금융지주 천상영 본부장이 그룹재무부문장으로, 신한은행 김지온 본부장이 감사파트장으로 신규 선임됐다. 또 금년 말 임기 만료 대상인 경영진 가운데 이인균 그룹운영부문장, 방동권 그룹리스크관리부문장이 담당 업무에 대한 전문성을 인정받아 각각 그룹운영부문장, 리스크관리파트장으로 재선임됐다.

대고객 접점 확대와 현장 실행력 강화를 위해 신한은행과 겸직으로 운영될 예정인 디지털파트장에는 삼성전자 및 SK C&C 출신의 현 신한은행 김준환 디지털혁신단장이 신규 선임됐으며, 소비자보호파트장에는 박현주 그룹소비자보호부문장이 재선임됐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진옥동 회장이 취임한 지 2년째를 맞는 해인 데다 내년 은행권 수익성 저하 예고 등 대외변수가 많아지는 상황에 신한금융지주 조직의 쇄신을 단행한 것으로 보인다”라며 “다만 계열사 CEO는 경영성과에 따라 중장기적인 전략을 펼칠 수 있어야 한다는 함의가 담겼다”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