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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은행들은 올해 4분기에만 2조원 가량의 부실채권(NPL)을 NPL 투자사에 매각하는 데 성공했다.
NPL투자사들은 상대적으로 우량한 자산으로 평가받는 은행권 NPL을 매입하는데 자금을 상당부분 소진하면서 최근 등장하기 시작한 저축은행 NPL 매입에는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할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저축은행 NPL은 담보가 없기 때문에 전업 투자사들이 선뜻 매입에 나서지 못하는 점도 매각이 난항을 겪을 것이란 전망의 배경으로 꼽힌다.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올해 은행권 NPL 매각 금액은 미상환원금잔액(OPB; Outstanding Principal Balance) 기준 약 5조2000억원 규모다. 2021년 3조원, 2022년 2조4000억원에 비하면 급격하게 증가한 수치다.
특히 올해 4분기에는 은행권 NPL 매각 물량만 2조원에 달하면서 유찰 우려까지 제기됐으나, NPL 투자사들이 은행권 NPL을 모두 매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내년부터 기준 금리가 인하할 기대감이 반영하면서, 올해 매각에 나서는 NPL이 역대 최대치일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했다는 평가다.
NPL 투자사 한 관계자는 "내년 하반기부터 기준금리가 인하할 수 있다는 분위기가 조성되면서 이번이 NPL을 대량 매입할 수 있는 기회라고 판단했다”며 “신설 NPL 투자사들은 이번이 규모를 키울 수 있는 적기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국내 신용평가사들이 전업 NPL투자자사들에 권고하는 적정 레버리지배율은 약 4~5배 정도다. 이를 고려하면 국내 NPL투자사들이 투자할 수 있는 여력은 최대 5조2000억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NPL투자회사들이 올해에만 약 5조2000억원의 은행권 NPL을 매입한 만큼 NPL 투자사들이 신용평가사의 목표 레버리지배율을 지키기 위해선 추가 매입 속도를 조절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국내 신용평가사 한 관계자는 "NPL투자사들의 레버리지배율은 신용평가사들이 주목해서 보고 있는 지표이기 때문에 이를 고려해 NPL투자를 집행했을 것으로 판단한다"며 "레버리지배율을 조절을 위해 NPL투자사들이 과거보다 낮은 가격으로 입찰에 참여하는 등 보수적인 투자 기조가 강화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또한 “일부 운용사들은 추가 투자를 위해 유상증자를 비롯한 자본확충 움직임을 나타낼 수 있다”고 덧붙였다.
현재 저축은행들은 연체율 인하를 위해 NPL 매각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올해 9월 말 기준 전체 저축은행 연체율은 6.2%로, 지난해 말 3.4% 대비 두 배 가까이 급등했다. 이에 정부도 나서 저축은행 무담보 NPL을 민간 NPL 투자사들도 인수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실제로 저축은행업계는 최근 OPB 기준 약 1000억원 규모의 무담보 NPL을 공동매각했고, 우리금융F&I가 단독 참여해 이달 중 매입할 예정이다.
다만 저축은행의 유의미한 연체율 인하를 위해선 추가로 더 많은 NPL을 매각해야 한다는 필요성이 제기된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우량한 자산인 은행권 NPL이 쏟아지면서, 저축은행이 보유한 무담보 NPL에 대한 관심은 비교적 떨어질 것이란 전망도 있다. 특히 NPL 투자사들은 담보가 있는 채권만 취급했던 만큼, 저축은행 NPL 매입에 적극적이지 않은 주된 이유로 꼽힌다. 통상적으로 NPL 투자사들은 채권의 담보를 기준으로 NPL 가격을 책정하기 때문에 저축은행의 무담보 NPL은 평가하고 인수하기가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내 자산운용사 한 관계자는 "은행권 NPL을 인수하는데도 투자 여력이 없는 상황"이라며 "무담보 NPL 투자 업력이 없는 NPL투자사들이 저축은행 NPL 매입에 추가로 나서기는 어려운 환경"이라고 말했다.
올해 은행권 NPL 매각금액만 5.2조원 규모
4분기에만 2조원 이상 은행권 NPL 매각
은행권 NPL 인수만으로도 레버리지배율 부담
무담보NPL 평가시스템 부재, 매입이력도無
4분기에만 2조원 이상 은행권 NPL 매각
은행권 NPL 인수만으로도 레버리지배율 부담
무담보NPL 평가시스템 부재, 매입이력도無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23년 12월 20일 07:00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