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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MM 매각 본입찰 후 가장 큰 쟁점은 잔여 영구채 처리였다. 5년간 영구채를 주식으로 전환하지 말아달라는 하림그룹의 요청에 경쟁자는 반발했고 매도자도 난색을 표했다. 우여곡절 끝에 하림그룹이 우선협상자로 선정됐는데 영구채 문제는 양보하지 않겠다는 해양수산부의 마지막 의지는 꺾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하림그룹은 ‘오버행’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의견 조율이었다며 해명에 나섰다.
하림그룹은 지난 18일 인수 우선협상자로 선정됐다. 산업은행과 해양진흥공사 간 협의, 거래 세부 조건을 조율하는 과정이 길어지며 본입찰 이후 우선협상자 선정까지 한 달 가까운 시간이 걸렸다.
매도자 사이에선 처음부터 입장 차가 있었다. 자본비율 관리가 급한 산업은행은 무조건 팔아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해양진흥공사는 이번엔 HMM을 안전하게 품을 기업을 찾기 어려우니 무리하지 말자는 기류가 강했다. 결국 주도권을 쥔 산업은행의 뜻대로 매각을 진행하는 것으로 결론이 났다. 유효경쟁이 성립했고 예정가격 이상을 쓴 후보도 있으니 여기서 멈추기엔 부담이 컸다.
하림그룹은 매도자와 거래 조건을 협의하는 과정에서 매도자가 보유하는 영구채를 앞으로 5년간 주식으로 전환하지 말아달라는 요청을 했다. 지분율 감소에 따른 지배력 약화, HMM으로부터 받을 배당금 축소 등을 우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림그룹 측에선 HMM 주인이 바뀐 후에도 간섭을 하려 하냐며 반발하는 기류도 있었다.
산업은행은 하림그룹의 요청에 부담을 느꼈는데 해양진흥공사는 더욱 강경한 반대 입장을 냈다. 국가 해운 정책에서 가장 중요한 기업인 HMM을 매각해야 한다면 최소한의 관여 장치는 있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주장을 폈다. 해양수산부 역시 같은 입장으로 정부 최고위층에도 ‘영구채 전환 유예’ 조건으로는 매각에 동의하지 않겠다는 뜻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취임을 앞둔 강도형 신임 해양수산부 장관이 ‘전임자’가 한 일을 크게 손대려 할 가능성은 많지 않다. 김양수 해양진흥공사 사장 역시 임기 만료를 수개월 앞둔 상황에서 철학을 꺾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하림그룹은 그간 제기된 우려와 지적을 해소하기 위해 지난 26일 입장문을 내고 적극 해명에 나섰다. HMM의 유보금은 현재의 불황에 대비하고 미래 경쟁력을 키우는 데 쓸 것이며 배당은 최소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팬오션과 HMM의 합병이나 인위적인 구조조정도 하지 않겠다고 했다.
영구채 전환 유예 문제에 대해선 ‘추가 배당’을 받을 의도는 전혀 아니며, 수정의견 제안(마크업)은 협상 과정에서 충분히 논의될 것이라고 밝혔다. 배당보다는 오버행 이슈를 해소해 이해관계자를 보호하자는 취지였다는 것이다. 배당금을 더 받기 위해 영구채 문제를 꺼내들었다는 시선이 많았는데, 하림그룹은 ‘불필요한 오해와 억측’이라며 선을 그었다.
하림그룹이 적극 대응에 나선 것은 그만큼 HMM 인수 의지가 강하기 때문이다. 일부 조건을 고집하다 부정적 인상이 확산하면 그룹의 위상을 일거에 끌어올릴 기회를 놓칠 수 있다. 금융사에서 확보한 3조4000억원 규모 확약서(LOC)와 NH투자증권이 책임질 3조원 규모 팬오션 유상증자 등 실탄도 넉넉히 마련해뒀다. 자본 비율을 높이고 이자 부담을 줄일 구조를 마련하면서 배당에 목맬 필요성도 줄었다.
한 해운업계 관계자는 “해양수산부가 영구채 전환 유예 조건으로는 매각에 동의하지 않겠다는 뜻을 정부 최고위층에 전했고 공감대를 형성했다”며 “하림그룹이 HMM을 인수하려면 해당 조건은 포기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매각 결정났지만 잔여 영구채 처리 놓고 잡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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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23년 12월 27일 11:15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