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화학, NF3사업 분할 후 1000억 규모 영구채 발행도 추진
입력 24.01.17 17:03
NF3 분사 후 거래 구조 두고 고민중
인기 많은 '인프라 딜'…분사시 1조 재평가 기대
연초 정기평가 앞두고 조달 환경 녹록지 않은데
현금 쥐기 전 자본보충 위한 영구채도 추가 발행
  • 효성화학이 NF3(삼불화질소) 사업 물적분할과 함께 영구채 발행을 추진한다. 아직까지 NF3 분사 후 구체적인 유동화 방안을 확정하지 않았지만 조달 환경이 녹록지 않은 터라 곧 이사회 차원 결정이 내려질 전망이다. 새로 발행할 영구채는 NF3 분사 후 유동화 작업을 마치기까지 효성화학 재무 안정성을 보강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1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효성화학은 곧 이사회를 열어 NF3 사업 물적분할을 결의하고 1000억원 규모의 영구채를 발행할 예정이다. 이미 지난 연말 이후 투자은행(IB)과 NF3 분사 이후 유동화 방안을 검토해 왔지만 소수지분 매각 외 상장 전 투자유치(프리 IPO)까지 거래 구조를 두고 고민이 길어지는 것으로 파악된다.

    효성화학의 NF3 사업은 전방 반도체 시장에 기댄 전형적인 인프라 자산으로 꼽힌다. 반도체 증착공정 장비 내 잔여물 세정에 투입하는 특수가스로 적기 증설만 이뤄지면 성장성과 수익성이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편이다. 효성화학의 생산 능력은 글로벌 3위 수준이다. 시장에선 에어퍼스트와 비슷한 자산으로 통한다. 

    효성화학 내부적으론 NF3를 분사해 1조원 규모 가치를 끌어내려는 것으로 알려진다. 매출 비중은 매년 6~7% 수준에 불과하지만 주력인 PP(폴리프로필렌) 사업에 비해 원자재 비중이 낮고 전방 성장세도 뚜렷해 물적분할하는 것만으로도 자산 재평가가 이뤄질 것이란 평이 많다. 

    IB 업계 한 관계자는 "경영권 매각(바이아웃)이건 소수지분 매각이건 관심 가질 곳은 많은데, 효성화학 입장에선 대금 유입 효과를 극대화하는 방안을 고심하는 모양새"라고 설명했다.

    작년 이후 국내외 기관투자가의 인프라 자산 수요가 뚜렷해진 만큼 거래 구조가 확정되면 연내 마무리까진 수월할 것이란 평가가 지배적이다. 다만 현재 효성화학 조달 환경을 감안하면 서둘러 물적분할 작업부터 마쳐야 할 것이란 시각도 나온다. 

    효성화학은 베트남 자회사의 PP 프로젝트 투자비 부담과 가동률 저하·전방 둔화가 겹치며 지난 2년 연속 순손실을 기록했다. 지난 9월말 기준 부채비율이 약 3500%까지 치솟으며 하반기 중 신용등급은 A-/부정적으로 하향 조정됐다. 이 때문에 작년 1000억원 규모 영구채를 찍고 모회사 수혈까지 받았지만 재무 개선폭이 더뎌 하반기 이후 단기조달 시장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증권사 화학 담당 한 연구원은 "연초 정기평가에서 신용 등급이 한 번 더 떨어지면 조달 계획에 차질이 커진다"라며 "NF3 물적분할 작업부터 빨리 추진해야 하는 상황으로 파악 중"이라고 설명했다.

    거래 구조에 따라 효성화학은 NF3 분사·유동화 작업을 통해 5000억원에서 1조원 사이 자금을 확보할 전망이다. 이번에 추가로 발행하는 영구채는 해당 시점까지 부족한 효성화학의 자본력을 보충할 것으로 보인다. 투자 업계에선 효성화학의 재무 사정을 감안해 NF3 외 다른 자산 유동화 가능성도 열어두고 관심을 표하고 있다. 

    효성화학 관계자는 "NF3 사업 물적분할은 진행할 예정이지만 이후 유동화 방안은 아직 검토 중"이라며 "아직까지 이사회 일정은 정해진 바 없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