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BS, CS 인수 1년…'고용안정' 외치며 거리로 나온 CS 非뱅커들
입력 24.02.01 07:00
UBS와 고용계약 맺지 못한 CS 인력이 주도
퇴직 시 12개월+근속연수당 1개월 치 급여 조건
"노동조합 교섭권 인정하고 정당히 보상" 요구
일부 CS 시니어 인력들, 해당 조건에 반발
  • 국내 크레디트스위스(CS) 직원들이 UBS를 상대로 시위에 나섰다. 합병 이후 UBS와 계약하지 못한 CS 직원의 고용안정을 보장해달라는 취지다.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크레디트스위스증권지부는 지난 30일부터 UBS증권 서울지점(서울 종로구 우정국로 26 센트로폴리스) 앞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다. 출근 시간 30분, 점심시간 30분 총 1시간 동안 진행한다. 시위자 대부분은 리서치·세일즈 분야를 비롯한 각종 백오피스 인력으로 구성됐다. 

    시위자가 비(非)뱅커 위주로 구성된 건 이들중 다수가 합병 이후 UBS와 고용계약을 맺지 못했기 때문이다.  CS 출신 뱅커는 대부분 UBS로 이동했는데, 백오피스 인력은 부서별로 소수만 UBS와 계약을 맺은 것으로 전해진다.

    이들의 요구는 '고용안정 보장'이다. 

    시위 참가자들은 ▲노동조합 교섭권을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직원들을 내쫓으려는 UBS는 각오하라 ▲함께 일한 동료들을 갈라치기하고 각개격파하려는 UBS 규탄한다 ▲UBS는 부동의 업계 1위로 10배 성장시킨 크레디트스위스증권 노동자들에게 정당하게 보상하라 등의 피켓을 들고 '고용안정'을 요구하고 있다.

    시위에 참가한 CS 관계자는 "UBS는 계약하지 않은 CS 직원에 대해 고용안정 조치 없이 정리해고를 하려는 움직임을 보인다"며 "CS 서울 지점은 실적(퍼포먼스)이 좋았다. 바클레이즈를 비롯해 과거 퍼포먼스가 좋지 않아 한국에서 철수한 IB가 제시했던 조건을 비교하면 처우가 좋지 못하다"고 말했다.

    외신에 따르면 UBS는 CS에 대해 대대적인 인력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다. UBS는 이미 작년부터 4만5000명에 달하는 전체 CS 임직원 중 절반 이상을 감축할 준비를 했다. 아시아 전역에서 CS IB부문 인력이 가장 많은 홍콩은 이번 구조조정으로 IB 인력 120명 중 80%인 100명가량을 감원한다. 

    IB업계에 따르면 UBS는 계약을 연장하지 않는 인력이 퇴직할 경우 12개월 치 급여와 더불어 근속연수당 1개월 치 급여를 지원한다. 가령 10년을 근무한 경우 22개월 치의 급여를 받는식이다.

    다만 최대 받을 수 있는 금액은 약 5억원이다. 이에 일부 CS 시니어가 예상보다 적은 금액에 반발하는 상황이라 알려졌다.

    IB업계 한 관계자는 "CS 인력이 UBS에 대거 합류할 경우 CS 인력과 기존 UBS 인력 간 업무 조정 등의 숙제가 남아있다"며 "올해 UBS도 구조조정 가능성이 제기되는 만큼 모든 인력이 UBS에 남기는 힘들 것"이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