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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IB업계에서 은행계 증권사들이 우위를 점할 것으로 예상된다. 유동성 마련을 위해 은행과 긴밀한 관계를 맺어야 하는 기업들이 은행계 증권사를 선호하면서다. 자금조달에 숨가쁜 기업들이 은행계 증권사에도 '러브콜'을 보내며, 비은행계 증권사가 강세를 보이던 IB시장에도 판도 변화가 예상된다는 평가다.
4일 투자금융(IB)업계에 따르면 최근 IPO 주관사를 선정하며 은행계 증권사를 선호하는 현상이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 9월 주관사를 뽑은 HD현대마린솔루션은 은행계 증권사인 KB증권과 신한증권을 선임했다. SLL증앙도 신한투자증권이 공동주관사로 나선다.
더불어 올해 IPO를 진행하는 롯데글로벌로지스는 지난해 주관사로 한국투자증권과 삼성증권을 선임했지만, 현재 논의 중인 은행 중심 롯데건설 자금지원이 완료된다면 인수단으로 은행계가 줄줄이 들어갈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3월 진행 예정인 1조4000억원 규모 LG디스플레이 유상증자에도 은행계증권사인 KB증권과 NH투자증권이 참여한다. 비슷한 시기 진행되는 5000억원 규모 대한전선 유상증자 역시 주관사단 세 곳 중 KB증권, NH투자증권이 두 자리를 꿰찼다.
한 투자금융(IB)업계 관계자는 "일부 발행사들은 주관사단을 선정 후 탈락한 후보들에게 '주거래 은행이라 어쩔 수 없었다'고 해명하는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실제 금융지주 회장들과 재벌총수들의 만남도 잦아지는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기업총수들이 금융지주 회장들과 만남을 요구하는 경우가 늘었다. 더불어 대기업 담당 임원들은 각 그룹 CFO들과 만남도 잦아지고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대기업들과 금융지주 및 은행 경영진과의 만남이 잦아지고 있다”라며 “은행들이 영업을 위해 기업을 찾는 수요라기 보단 기업들이 선제적으로 은행과 관계를 형성하기 위함이다“라고 말했다.
롯데건설은 지난해 메리츠금융으로 부터 12% 수준의 수익률을 보장하는 계약을 했다. 이에 따른 부담으로 은행들과 협의해 펀드를 조성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이럴 경우 이자율은 한자릿수로 내려올 것으로 보인다. 다만 시중은행들은 리스크 부담 등을 이유로 내부적으로 고민을 이어가고 있다는 점에서 롯데그룹은 ‘살얼음’ 판을 걸어가는 상황이다.
비단 롯데그룹 뿐 아니라 CJ 등 다른 대기업들도 자금조달을 서두르고 있다. 만기가 6개월이 남았음에도 차환 발행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통상 만기 한달 전에 차환에 나서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금리가 떨어질 것이란 예상이 있음에도 시장 상황 변화 리스크 때문에 연초에 서둘러 회사채 발행에 나서는 것이다. 자본시장을 통한 자금 조달이 힘들 경우 이들도 결국은 은행의 손을 빌려야 한다.
게다가 태영그룹 사태처럼 사모펀드에 자금을 빌리는 것에 대한 경각심도 커지고 있다. 현재 시장 상황이 안좋다 보니 사모펀드나 일부 증권사를 통해 고금리로 자금을 조달하는 것에 대한 부담이 커지고 있다.
비단 이자비용 뿐 아니라 평판 리스크가 그 어느때보다 올라갔다. 대기업 및 중견기업 입장에선 평판 리스크 관리를 위해서도 은행을 통한 자금조달에 더욱 신경을 써야 하는 상황이다. 자연스럽게 은행들과 관계 형성을 하는 과정에서 주요 IB 거래에 은행계 증권사들이 선호하는 현상이 나타나는 것이다.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최근 시장 분위기상 고금리 자금을 이용할 경우 평판 리스크에 직면할 수 있는 상황이다”라며 “소문에 기업이 휘청거리는 상황이 될 수 있다 보니 은행들과의 관계에 기업들이 더욱 신경을 쏟고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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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24년 02월 04일 07:00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