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피너티, 버거킹·유베이스 인수금융 리파이낸싱 첩첩산중
입력 24.02.15 07:00
버거킹 1850억 인수금융, 高금리 부담으로 새 리파이낸싱 구상
영업이익 저하에 소송까지…시장 반응 무덤덤하자 매각도 난항
유베이스·락앤락 등 포트폴리오 부진 지속…시장 입지도 약화
  •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이하 어피너티)가 핵심 포트폴리오인 버거킹과 유베이스 리파이낸싱(차환)을 시도하고 있다. 매각에 실패한 버거킹은 리파이낸싱을 거듭하고 있고, 유베이스는 리파이낸싱 준비가 장기화하는 양상이다. 두 회사 상황을 감안하면 리파이낸싱 작업이 순탄치 않을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13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어피너티는 1850억원 규모의 버거킹(법인명 비케이알) 인수금융을 리파이낸싱(자금 재조달)하는 안을 검토하고 있다.

    어피너티는 2016년 VIG파트너스로부터 한국·일본 버거킹 경영권을 약 2100억 원에 인수하며 800억원(한도대출 제외)을 차입했다. 이후 2020년 3월 1700억원 규모의 리캡을 삼성증권과 3%대 후반 금리로 진행했다. 

    첫 인수금융 만기가 돌아오기 전인 2021년부터 버거킹 매각이 본격화했지만 시장의 반응은 긍정적이지 않았다. 최대 1조원의 몸값을 기대했지만 시장과의 가격 눈높이 차이가 컸고 1년만에 매각이 잠정 중단됐다.

    어피너티는 버거킹 인수금융 리파이낸싱으로 선회, 삼성증권과 한국투자증권으로부터 1850억원(한도대출 포함)을 3년 만기로 빌렸다. 당시 시장 금리가 높았던 탓에 10%에 육박하는 금리로 차입 계약을 체결했다.

    재매각을 추진해야 하는 상황에서, 이자 비용을 줄이기 위해 최근 새로운 조달처를 찾는 것으로 풀이된다. 기존 대주단 외에 대형 증권사와 시중은행 등이 진행 가능성을 살피는 것으로 알려졌다. 리캡(자본재구조화) 가능성도 거론되지만 실현 가능성은 불투명하다.

    버거킹은 인수 초반엔 몸집 불리기에 집중하면서 매장 수를 대폭 늘렸지만 수익성은 매장 증가세를 따르지 못했다. 비케이알의 2022년 매출은 7574억원으로 전년 대비 11.6%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78억원으로 68% 줄었다.

    회사는 전임 CEO가 투썸플레이스로 떠나자 경업금지 위반을 이유로 가처분 소송을 제기했으나 패소했다. 가맹점과의 갈등도 지속적으로 불거지는 등 어수선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어피너티가 버거킹 등 포트폴리오 인수금융 리파이낸싱을 위해 최근 시장에 접근하고 있지만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지는 않다"고 말했다.

    유베이스 인수금융도 잠재적인 리파이낸싱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다.

    어피너티는 2018년말 콜센터 아웃소싱 업체 유베이스를 3800억원에 인수했다. 자체 자금으로 인수한 후 2000억원가량의 인수금융을 새로 일으켰다. 작년부터 이 인수금융에 대한 리파이낸싱이 추진했으나 아직까지 성사되지 않고 있다.

    유베이스는 적극적으로 볼트온(연관 업종 기업 인수)을 검토해 왔고, 2022년엔 약 1000억원에 텔레마케팅 서비스 업체 '한일네트웍스'를 인수하기도 했다. 팬데믹 이후 주춤했던 실적은 2022년 다시 반등했지만 아직 괄목할 성과를 냈다고 보기는 어렵다.

    운용사 어피너티 전반에 대한 우려도 있다. 박영택 회장과 이철주 부회장, 이상훈 한국 총괄 등 어피너티를 공동 창업했던 멤버들은 지난해 대거 회사를 떠났다. 주력 파트너간 갈등이 원인으로 거론된다.

    버거킹, 유베이스 외에 락앤락과 교보생명, 쓱닷컴 등 주요 포트폴리오의 회수 전망이 밝지 않다. 주가와 실적 부진에 시달린 락앤락의 인수금융은 2022년말 EOD(기한이익상실) 위기 끝에 겨우 연장됐다. 버거킹 등 주요 포트폴리오를 담기 위한  '컨티뉴에이션 펀드' 조성을 검토했지만 시장 반응은 뜨겁지 않았다. 올해 초 신한지주 지분을 매각한 것도 회수 성과가 급했기 때문이란 시선이 있다.

    어피너티 측은 "버거킹과 유베이스 리파이낸싱 건은 검토 중이며 아직 구체적으로 결정된 사항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