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마블, 하이브·엔씨소프트 주식 활용 가능성...국내외 IB '관심'
입력 24.02.27 07:00
오랜 적자 끊어냈다지만 실적 개선 급하고
스핀엑스 잔금·제2사옥 준공으로 자금소요 커
국내외 IB, 'PRS'등 솔루션 들고 접촉 움직임
  • 넷마블이 비핵심자산인 하이브와 엔씨소프트 주식을 유동화할 가능성이 증권가에서 지속적으로 언급되고 있다. 영업 현금창출력이 약화한 상황에서 재무 부담이 이어지고 있어서다. 

    내부적으로 다양한 재무구조 개선책을 고민하는 가운데, 우선적으로 엔씨소프트 주식을 매각·유동화할 수 있단 관측이 나온다. 회사는 관련 계획이 없다며 선 긋기에 나서고 있지만, 국내외 IB가 '솔루션'을 마련해 넷마블과 접촉하려는 움직임이 관측되고 있다.

    넷마블은 지난해 4분기 오랜 적자를 끊고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다만 실적 반등에 성공해 흐름을 탔다고 말하기엔 역부족이라는 평가다. 넷마블의 영업이익은 177억원을 기록하며 적자 탈출에 성공했지만 1950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냈다. 연간 순손실은 3133억원으로 8분기 연속 적자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마저도 코웨이 등 렌탈 사업이 간신히 적자폭을 줄이는 모습이다. 

    넷마블이 영업손실을 기록한 건 지난 2022년부터다. 2021년 이후 기존 출시작의 매출 감소세가 지속되고 신작 성과는 부진한 영향이다. 개발자 등에 대한 인건비는 높아지고 마케팅 부담 및 M&A관련 비용이 가세하며 영업수익성이 급락했다. 기존 사업보다 수익성이 높은 글로벌 소셜 카지노 게임사인 스핀엑스를 인수했지만 실적 저하를 막을 순 없었다. 

    오히려 지난 2021년 스핀엑스를 2조5000억원에 인수하기로 결정하면서 채무 부담이 크게 늘었다. 넷마블은 스핀엑스 인수를 위해 1조3000억원 규모의 인수금융을 일으켰는데 금리가 가파르게 상승하자 이자부담이 급증한 것이다. 이에 넷마블은 지난해 코웨이 지분을 담보로 대출을 받기도 했다. 

    신용평가업계는 넷마블이 단기간에 '빚'부담을 줄이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영업현금창출력이 단기간 내 반등하기 어렵고 투자자금 소요도 지속될 것이란 예상이다. 예컨대 스핀엑스 뿐 아니라 현재 건설 중인 제2사옥에도 준공 관련 비용이 소요될 전망이다. 총 투자금은 약4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넷마블은 비핵심자산을 활용해 유동화에 나서는 등 허리띠 졸라매기에 나섰다. 작년 11월엔 보유 중이던 하이브 주식(18.2%)을 일부 매각했다. 지분 6%에 해당하는 250만주를 시간 외 대량 매매(블록딜) 방식으로 팔아 총 5700억원을 확보했다. 이에 스핀엑스 인수에 따른 부채 부담도 5800억원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최근 넷마블은 증권가 IB와 잦은 만남을 갖고 있다고 알려진다. 유동성 확보를 위해 포트폴리오 정리와 관련 다양한 의견을 구하는 분위기다. 오랜 혈맹기간이었던 엔씨소프트 주식 매각·유동화 가능성은 그간 줄곧 시장에서 언급됐다. 넷마블은 약 4000억원 규모의 엔씨소프트 지분 8.9%를 보유중이다. 하이브 지분의 추가 매각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를 위해 PE 등 투자업계와 물밑 접촉하려는 움직임도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일각에선 주가수익스와프(PRS) 등 자산 유동화 가능성도 거론된다. PRS는 정산시기에 기초자산의 주식가치가 계약 당시보다 높으면 차액을 자금조달 기업이 가져가고, 그 반대의 경우엔 기업이 손실금을 투자자에 보전하는 파생상품이다. 투자자인 증권사는 주가 정산 파생계약에 따른 수수료를 가져가고 원금도 보장받을 수 있다. 한편 자금조달기업인 넷마블은 자산유동화를 통해 현금을 쥘 수 있다.   

    다만, 엔씨소프트의 경우 지속된 실적 부진으로 주가가 대폭 하락한 탓에 거래가 쉽지 않을 것이란 부정적 관측도 있다. 주가 상승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이 크지 않아 지분 매입 및 유동화의 실익이 있겠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에 대해 넷마블 관계자는 "보유중인 엔씨소프트 지분과 관련하여 매각 계획은 현재 검토하고 있지 않다"며 "보유자산에 대한 활용 방안은 지속적으로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