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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이노베이션이 또다시 SK온 추가 수혈 문제로 고심하고 있다. 올 상반기에도 배터리 사업 부진이 예상되는 가운데 고객사들이 투자 계획을 축소하며 미국 정부의 정책자금 지원 시점까지 불투명해진 상황으로 파악된다.
SK이노베이션 투자자 입장에선 수년째 자회사의 흑자 전환 약속이 지켜지지 않았는데 지원 부담은 갈수록 늘어나는 형국이다.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그간 누적된 투자자 불만이 심상치 않다는 분위기가 전해진다.
지난 11일 SK이노베이션은 배터리 자회사 SK온이 작년 연결기준 약 7500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직전 해 대비 매출액은 70%가량 성장했지만 적자폭은 30% 수준 줄어드는 데 그쳤다. 메탈가 정상화로 판가가 계속 떨어지는데 고객사 판매 부진으로 주문 물량은 줄어들고, 이자 부담은 늘어나며 목표대로 수익성을 개선하지 못한 것으로 분석된다.
업계 내에선 전방 전기차 시장 불안으로 일찌감치 부진을 예상하고 있었으나 시장에선 SK온이 수익성 개선 약속을 수년째 지키지 못하는 상황을 우려하고 있다. 실망감은 계속해서 모회사 SK이노베이션 주가를 짓누르고 있다. 14일 SK이노베이션 주가는 12만0000원에 마감했다. 3년 전 29만7000원과 비교하면 60%가량 꾸준히 미끄럼을 탄 모습이다.
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 4분기 영업이익 흑자 약속도 결국 지키지 못했는데, 기관에선 이제 경영진 약속을 믿지 못한다기보다는 SK온의 사업 이해도를 문제 삼고 있다"라며 "금리, 물가 인상으로 인한 투자비 부담 확대는 공격적인 해외 증설 전략에 따른 부작용으로 치더라도 메탈가, 판가, 미국 정부 보조금, 고객사 전략 변화 등은 이미 업계 내에서 거론되던 문제였다"라고 설명했다.
SK온은 올해엔 손익분기점(BEP)에 도달하겠다고 다시 다짐을 두었다. 그러나 사업을 이어가자면 또 한 번 자본을 확충해야 할 것이란 진단이 나오고 있다.
SK온은 가장 공격적인 확장 전략을 펼쳐 온 만큼 내년까진 자체 현금흐름으로 계획된 투자비를 충당하기 어렵다. 올해 필요한 투자비만 7조원 이상이다. 이 때문에 하반기 중 미국 에너지부(DOE)가 제공하는 정책자금 지원이 필수적이었지만 고객사들이 전기차 판매 목표, 투자 계획을 축소하면서 지원금 확보 시점에 대한 불안감이 커진 것으로 전해진다.
최근 시중은행이 대기업 여신 영업에 적극적으로 나서 준 덕에 상반기 중 만기가 돌아오는 일부 차입금 문제는 숨통을 튼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증설을 이어가기 위한 자금 미스매치 문제는 아직 해결되지 못한 모습이다. 상반기까지 실적 부진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안팎에선 신용등급 하락 문제까지 거론된다.
SK이노베이션 내부에서도 상당히 곤혹스러운 분위기가 전해진다.
SK온이 부족한 자본을 채우자면 모회사나 FI가 수혈에 나서는 수밖에 없다. 이미 다수 FI를 통해 두 차례에 걸쳐 상장 전 투자유치(프리 IPO)에 나섰고, SK이노베이션도 2조원 규모 증자를 단행했다. FI 유치건 유상증자건 모두 모회사가 직·간접적으로 부담을 지는 방식이다. SK온이 올해 또 한 번 자본 확충에 나설 경우 SK이노베이션이 3년 연속으로 지원 부담을 지게 되는 셈이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SK이노베이션이 SK온에 2조원을 수혈한 뒤 지난해 주주배정 유상증자에 나선 것도 불만이 상당했다"며 "이 때문에 현재 FI 추가 유치나 전환사채(CB) 발행 방안까지 거론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당장 SK이노베이션이 질 부담을 최소화하려면 FI를 추가로 유치하는 방안이 유력하지만 이 역시 쉽지 않을 거란 전망이 많다. 이미 SK이노베이션은 FI에 연 복리 7.5% 수준 수익률을 보장하는 조건으로 3조원가량 투자를 유치했다. 지금보다 투자금이 불어날 경우 SK이노베이션이 돌려줘야 할 자금이 크게 불어날 수 있다. 어느 쪽이건 SK이노베이션 투자자들의 불만을 마주할 수밖에 없는 형국이다.
투자은행(IB)업계 한 관계자는 "어떤 형태로든 SK온 추가 자본 확충이 필요하다면 SK이노베이션 차원에서 투자자 불만을 잠재울 수 있는 확실한 방안을 짜야 할 것"이라며 "FI를 추가로 유치해야 할 경우 상장에 실패했을 때 SK이노베이션이 부담해야 할 금액이 5조원 이상으로 치솟을 수 있다. FI가 이런 조건을 감안하고 출자자(LP)들을 설득할 수 있을지, 과연 종전 프리 IPO 시점 밸류에이션을 인정받을 수 있을지 등도 따져봐야 한다"라고 전했다.
SK온, 작년 당기순손실 7500억…짓눌리는 SK이노 주가
배터리 사업 지속 위해 추가 자본 확충 필요하단 진단 多
증자건 추가 FI 유치건 SK이노 부담…3년째 되풀이 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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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24년 03월 15일 07:00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