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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 글로벌그룹장이 교체됐다. 지난해 10월 글로벌 경쟁력 강화 발표회를 주재했던 윤석모 집행부행장은 HR(인사)그룹으로 자리를 옮겼다. 야심차게 발표회까지 열어가며 글로벌 공략을 선언했는데, 사령관을 1년도 채 안돼 바꾼 셈이다.
우리은행이 지난해부터 이어가고 있는 부문별 간담회가 결국 단기 홍보성 이벤트임을 자인하는 것이란 지적이 금융권에서 나온다.
지난 29일 우리은행은 글로벌그룹장을 전격 교체하는 원포인트 인사를 단행했다. 기존 글로벌그룹장인 윤석모 집행부행장을 HR그룹 조사역으로 배치했다. 대신 류형진 전 외환그룹장이 글로벌그룹장을 맡는다. 부행장급 인물을 정기인사 3개월만에 교체하는 건 이례적이다.
지난해 10월 글로벌 경쟁력 강화 발표회가 개최된 뒤 6개월만 쇄신 인사가 이뤄진 배경이 금융권의 관심을 끌고 있다. 당시 윤 부행장은 서울 회현동 본점에서 '글로벌 경쟁력 강화 전략 발표회'를 열고 글로벌 수익 비중을 2030년까지 두 배 가까운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고 밝힌 바 있다.
글로벌그룹에 대한 분위기 쇄신용 인사로 풀이된다. 글로벌 사업 실적에 대한 책임을 지고 후선으로 밀려났다는 평가다. 우리은행이 글로벌 수익 비중 확대를 위해 집중 지원하고 있는 동남아 3대 법인의 작년 순이익이 감소한 영향이다.
우리금융 2023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캄보디아 우리은행 연간 당기순이익은 252억원으로 전년(598억원) 동기 대비 50% 넘게 줄었다. 인도네시아 우리소다은행은 684억원에서 603억원으로, 베트남 우리은행도 632억원에서 597억원으로 각각 12%, 5% 감소했다.
금융권에서는 우리은행이 글로벌그룹장을 급작스럽게 교체하면서 작년 전략 발표회의 의미가 빛바랬다고 본다. 글로벌그룹은 중장기적인 목표를 두고 움직이는 경향이 있다. 윤 전 부행장은 지난 2022년 2월 인사를 통해 글로벌그룹 집행장보를 처음 맡았는데 2년만에 후선으로 배치됐다.
금융권에서는 우리은행의 연이은 사업부 전략 발표회의 한계가 적나라하게 드러났다는 해석이 나온다. 그간 우리금융의 부문별 전략 발표회는 숫자로 성과를 증명하기보다 '업계 1위로 도약하겠다'는 식의 포부로 끝난다는 비판이 적지 않다.
글로벌 경쟁력 강화 발표회 당시에도 전략이 모순적이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은행권의 건전성 부담이 커지는 상황에서 공격적인 확장 정책을 꺼내든 게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었다.
우리금융의 사업부별 기자간담회가 보여주기식 행사에 그치는 것 아니냐는 업계의 시선이 짙어질 것이란 관측이다. 금융권에서는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 취임 이후 최고경영진의 치적을 쌓기 위한 기자간담회가 반복된다고 보고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우리금융 내부에서 실적 압박이 심화되는 분위기다"라고 말했다.
취재노트
우리은행, 정기인사 3개월 만 이례적 원포인트 인사
실적 부진이 원인…지난해 3대 해외법인 순익 감소
무색해진 작년 10월 전략 발표회…'홍보성' 재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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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24년 04월 04일 07:00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