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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평가사 3사가 연달아 제2금융권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리스크 현실화에 대한 전망을 내놓기 시작했다. 총선 이후 평가기관들이 다시금 PF 리스크에 우려의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가운데 신평사들도 동참한 것이다. 증권사의 경우 높은 중·후순위 비중이 문제가 될 소지가 있고, 캐피탈사들은 단기간 내 대손충당금을 쌓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나 저축은행에 대한 문제를 공통으로 지적하고 있는데, 익스포져 현실화가 가장 큰 업권으로 꼽았다.
나이스신용평가(나신평)는 '부동산 PF 손실인식 현황과 추가손실 전망 리포트'를 12일 발간했다. 앞서 한국기업평가는 11일 '제2금융권의 부동산 PF 대손충당금 확대, 부실 완충력은 충분한가', 한국신용평가는 지난 3월 '부동산PF리스크 관련 제2금융업권 영향 점검' 리포트를 냈는데 내용은 크게 다르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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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높은 중·후순위 비중으로 리스크 가중
나신평이 평가하는 25개 증권사의 국내 부동산 PF 관련 대손비용 총액은 약 1조9000억원으로 추정된다. PF 관련 손실 부담이 증권업 수익성 주요 하락요인으로 작용했다. PF 대손비용이 작년 순영업수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증권사 자본규모별로 약 11~15%다.
회수가능성이 낮은 중·후순위 비중은 42%로 캐피탈(30%), 저축은행(11%) 대비 높다. 국내 부동산 사업장 중 중·후순위 비중은 본PF가 40%, 브릿지론이 47%다. 높은 중·후순위 비중으로 인해 리스크가 가중되고 있다.
작년 말 증권업의 PF 익스포져 관련 대손충당금과 대손준비금은 2조원이고 적립률은 약 8%로 추정된다. 증권사는 금융투자업규정에 따라 부동산 PF 채무보증, 대출채권 등에 대해 대손충당금과 대손준비금을 적립하고 있다. 나신평 평가 증권사의 요주의이하 여신규모는 6조4000억원으로 총 국내 부동산 PF 26조3000억원의 24%를 차지한다.
사업단계별 대손충당금 및 대손준비금 적립률은 본PF 사업장은 약 4%, 브릿지론 사업장은 약 17%다. 브릿지론 사업장은 절반 가량이 요주의이하로 분류됐다. 이에 보수적인 적립률을 추가로 적용했으나, 브릿지론 총 규모와 현재 분양시장 상황 등을 고려할 경우 추가적인 손실발생 가능성이 높다.
향후 추가적으로 발생할 손실규모는 사업단계별로 그 정도가 다르다. 나신평은 사업 초기 단계인 브릿지론의 손실규모가 본PF 대비 클 것으로 예상한다. 작년 증권업 전반적으로 상당 규모의 부동산 PF 관련 대손비용을 인식했지만, 여전히 추가적인 충당금 적립이 필요한 수준으로 판단한다.
증권사가 보유한 브릿지론은 상당수가 토지가격이 높았던 부동산 호황기에 토지를 매입한 사업장이다. 높은 토지 매입 가격·금리인상으로 인한 이자부담 증가 등에 사업수지가 낮아진 상황이다. 그러나 부동산 시장 수요 감소로 본PF 전환을 하지 못해 만기연장만 진행하고 있다. 부동산 시장이 회복되지 않은 상황에서 만기연장은 이자부담을 가중하며, 만기연장이 불가능할 경우 토지 경·공매 처리를 통해 대출금 회수를 진행하게 된다.
본PF도 분양성과 저하로 미분양 발생이 늘어나면 투자금을 회수하기 위해 할인분양·임대 후 분양전환·미분양담보대출 등을 진행한다. 투자금 회수 방안이 불가한 경우 미분양 물량 경·공매를 통해 투자금 회수를 진행한다.
나신평의 시나리오 테스트 결과 증권사는 향후 약 1조1000억~1조9000억원의 추가 손실 규모가 발생할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브릿지론은 전체 브릿지론 사업장에서 약 38~46%의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규모가 작은 증권사일수록 손실 비중은 50~60%까지 올라간다. 대형사와 중소형사는 브릿지론 비중이 30%로 초대형사 대비 높다.
다만, 그동안 증권사는 건전성 강화조치, 이익누적으로 인한 자본 확대 등으로 손실 흡수 능력과 리스크 관리 능력은 제고된 상황이라는 분석이다. 가장 높은 스트레스 수준에서도 증권업의 자본적정성에 미치는 영향은 감내 가능할 것으로 나타났다.
나신평은 "중단기적으로 부동산 경기 회복이 지연될 경우, 부동산PF 익스포져로 인한 증권업 수익성 하방압력이 지속될 전망"이라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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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피탈, 단기간 내 대손충당금 적립 어려워
나신평이 평가하는 26개 캐피탈사의 PF는 27조원으로 증권사 27조1000억원과 유사하다. 브릿지론은 9조6000억원, 본PF는 17조4000억원이다.
다만, 고위험 자산인 브릿지론 규모가 비슷하더라도 실질 위험수준은 캐피탈 업권이 상대적으로 높을 가능성이 있다. 일반적으로 캐피탈사의 자산과 자기자본 규모는 주요 금융업권 대비 작고, 전반적인 신용도도 높지 않기 때문이다. 또 캐피탈사는 수신기능이 없는 여신전문금융사라 유동성 위기에 대응할 수 있는 수단이 미흡하다.
신용도별로 포트폴리오 내 PF 비중이 상이한데, A/BBB급이 본PF와 브릿지론 모두 적극적인 투자 성향을 보인다. A/BBB급은 손실가능성이 큰 브릿지론의 비수도권 비중과 중·후순위 비중이 높아 PF 위험도가 더 높다는 분석이다. A/BBB급 캐피탈사는 롯데, 메리츠, DGB, 한국투자, 애큐온, 한국, 엠, 키움, 한국자산, DB 등이 있다.
나신평 평가 캐피탈사의 작년 조정총자산순이익률(조정ROA)은 1.2%로 전년 1.7%대비 0.5%p 하락했다. 금리 인상으로 운용수익률이 상승했지만, 조정대손비용률(대손준비금 당기 적립액 포함한 대손비용률)과 조달비용률 등이 가파르게 상승했기 때문이다.
사업 진행이 부진한 PF 사업장 관련 대손비용이 점진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현재 만기연장과 PF대주단 협약 등으로 인해 대손 인식이 이연된 부동산금융 사업장이 상당한 수준이다. 고금리 기조가 장기화하는 가운데, 향후에도 비용 부담이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나신평은 대손비용 확대 추세가 더욱 가파르게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다. 현재의 금리 수준과 부동산 경기 침체가 이어지며, 분양률 등 사업실적이 부진한 본PF 사업장과 상당수의 브릿지론 사업장에서 대손비용 확대가 본격 전망되기 때문이다.
요주의이하 PF 자산은 작년 말 19%로 전년 5% 대비 약 4배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각 캐피탈사가 자산건전성 분류별 요적립 기준에 맞춰 대손충당금을 적립했다고 가정할 경우, 작년 PF 관련 추가 적립한 대손충당금은 약 1조원이다. 이는 2023년 발생한 전체 대손비용 1조2000억원의 84% 수준이다.
나신평의 시나리오 테스트 결과 전체 27조원의 PF 중 2조4000억~5조원의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 브릿지론은 전체 9조6000억원 중 1조6000억~3조4000억원(17~35%), 본PF는 17조4000억원 중 7000억원~1조6000억원(4~9%)의 손실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나신평은 "추가 대손충당금 적립 필요성에도 불구, 대규모 대손충당금을 단기간에 적립하는 것은 쉽지 않을 전망"이라며 "대손충당금 적립 완료되기 전 관련 부동산PF 손실이 현실화할 경우, 각 캐피탈사는 기적립 대손충당금 외에 자기자본 등을 통해 부족 여력에 대응해야 할 것"이라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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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자 저축은행 증가…익스포져 현실화 가능성
전체 79개 저축은행 중 절반이 넘는 41개가 작년 적자를 냈다. 전년 3개 대비 크게 증가했다. 2011년 저축은행 사태 이후 저축은행의 전반적인 손실흡수여력이 개선됐지만, 타금융업권 대비 높은 PF익스포져/자기자본 비중과 열위한 여·수신 기반으로 실적이 악화했다. 부동산시장 회복이 단기간 내 어려울 것으로 예상돼 저축은행의 경영상황에 우려가 대두되고 있다.
나신평이 평가하는 16개 저축은행의 PF 익스포져 규모는 7조7000억원으로 전년 9조1000억원 대비 1조4000억원 감소했다. 브릿지론 위주로 PF 익스포져가 감소했다.
다만, 이는 부실 자산을 경·공매로 처리했다기보다 비교적 처분하기 용이했던 위험자산을 축소한 영향이라는 분석이다. 일부 사업성이 양호한 브릿지론이 상호금융권·할부금융사 등에 리파이낸싱되거나 본PF로 전환된 경우가 다수다. PF 익스포져 감축 노력에도 사업성이 열위한 사업장의 경우, 여전히 저축은행 익스포져에 남아있다.
작년 말 기준 PF 익스포져의 84.8%에 해당하는 6조5000억원이 올해 만기도래한다. 올해 상반기까지 만기도래하는 익스포져는 5조1000억원이다. 브릿지론의 경우 약 70%에 해당하는 2조7000억원의 만기가 상반기에 집중돼있다.
부동산시장이 회복되지 않으면 뚜렷한 위험 해소 방안이 존재하지 않아, 저축은행의 부담은 점차 가중될 가능성이 높다. 향후 사업장별로 만기도래 시점에 맞춰 계속사업 진행과 매각·청산 시의 손익을 비교해 회수가능액이 높은 방향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일반적으로 브릿지론 만기 재연장은 6~12개월 단위로 이뤄지고 있다.
아울러 나신평은 저축은행의 부실 인식이 다소 지연되는 것으로 판단한다. 만기 재연장, 저축은행 PF 대출 자율협의회 개시 등의 영향이다. 부동산시장 부진 장기화로 요주의 자산의 고정화가 진행될 경우 대손비용 반영 폭이 확대될 것이다. 특히, 브릿지론 사업장은 70% 이상이 1회 이상 만기 연장된 사업장이라 이연된 잠재부실 규모가 상당한 것으로 보인다.
나신평의 시나리오 테스트 결과 저축은행 업권 전체의 PF 익스포져 예상손실 규모는 2조6000억원에서 4조8000억원으로 추정된다. 추가로 적립해야 할 충당금 규모는 약 1조~3조3000억원이다. 추가 손실 규모는 사업단계별로 본PF는 2.7~7.6%, 브릿지론은 5.9~19.7%다.
나신평은 "저축은행 입장에서 남은 시간은 그리 많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의 지도하에 대규모 충당금을 적립하며 과반수의 저축은행이 적자 전환했음에도, 부동산시장의 빠른 회복이 전제되지 않는 경우 현재의 충당금 수준은 낙관할 수 없다"며 "정부 및 금융당국의 정책 지원으로 부동산PF 정리·재구조화 작업이 지속되는 가운데, 현재 진행 중인 경·공매 관련 표준규정 개정이 완료되는 경우 부동산PF 익스포져의 예상손실은 점차 현실화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증권·캐피탈·저축은행, 브릿지론 우려 커
증권사, 중·후순위 비중 가장 커
캐피탈, 자기자본 투입 가능성도
저축은행, 부실 인식 지연
증권사, 중·후순위 비중 가장 커
캐피탈, 자기자본 투입 가능성도
저축은행, 부실 인식 지연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24년 04월 12일 15:46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