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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연이어 회사채 발행에 나서고 있는 롯데그룹 계열사들이 모두 민평금리(개별 민간채권 평가회사) 대비 낮은 금리로 회사채 조달에 성공하고 있다. 연초까지만 해도 '기피대상'으로 분류됐던 롯데그룹이 회사채 시장에서의 위상이 달라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롯데건설에서 불거졌던 PF 리스크가 상당부분 해소됐다는 점과, 기관투자가들의 채권 매수세가 이어지고 있는 점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최근 한 달 동안 롯데계열사 중 롯데칠성음료, 롯데쇼핑, 롯데글로벌로지스, 롯데하이마트가 회사채 발행에 나섰고, 모두 민평금리 대비 낮은 금리로 회사채 조달에 성공했다.
롯데칠성음료(AA)는 1500억 규모의 3년 단일물 회사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에서 1조2500억원의 매수 주문을 받으며 12bp(1bp=0.01%포인트) 낮은 수준에서 모집물량을 채웠다. 롯데쇼핑(AA-) 역시 총 2500억원 모집에 1조9000억원의 매수 주문을 받으며 2년물, 3년물, 5년물에서 각각 18bp, 22bp, 19bp 낮게 물량을 채웠다. 롯데글로벌로지스(A)는 2년물과 3년물에서 각각 11bp, 16bp 낮게 물량을 확보했고, 롯데하이마트(A+) 역시 동일한 트렌치에서 각각 2bp, 21bp 낮은 수준에서 물량 확보에 성공했다.
이같은 흥행에는 롯데건설의 PF 리스크가 다소 완화됐다는 점이 긍정적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다. 연초까지만 해도 롯데건설의 PF 우발채무 우려가 불거지며 그룹 계열사 전반에 걸쳐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커진 바 있다.
롯데건설은 최근 5대 시중은행 등이 참여한 2조3000억원 규모의 부동산 PF펀드를 조성하고, 메리츠금융그룹과 신규 약정을 체결해 5000억원의 자금을 추가 확보했다. 시중은행의 참여로 시장의 우려를 상당부분 해소했다는 평가다.
국내 증권사 한 관계자는 "올해 초까지만 해도 기관(투자자)들이 롯데건설과 지분관계가 전혀 없는 롯데칠성이나 롯데웰푸드같은 계열사까지도 투자를 기피했는데, 최근 롯데쇼핑 회사채에 몇몇 기관들이 투자했다"며 "이젠 계열사 실적이 나쁘지 않다면 롯데그룹 투자를 재개하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다만 롯데그룹 회사채 흥행을 기관들의 채권 매수 열기로 인한 탄탄한 시장 수급이라는 거시적 관점에서 바라보는 것이 더 정확하다는 분석도 있다. 하반기 금리 인하가 시작되면 지금보다 높은 금리로 채권을 매수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심리 때문에 투자 자금이 회사채로 몰리고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회사채의 신용도를 나타내는 지표로 사용되는 신용스프레드(채권 수익률과 국채 수익률의 격차)는 최근 레고랜드 사태 이전 수준으로 축소됐다. 16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AA-등급 회사채 신용스프레드는 54.1bp 수준으로, 신용스프레드가 60bp를 밑돈 것은 레고랜드 사태 이후 처음이다. 국고채가 기준금리를 하회하며 수익률을 담보하기 위해선 회사채를 계속 담을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증권사 한 크레딧 연구원은 "크레딧이 이례적으로 강세인 시장이 지속하고 있기 때문에, 모두가 기피하는 건설사 회사채가 아니면 AA급뿐 아니라 A급 회사채까지 온기가 넘어가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에 롯데그룹에 대한 투심이 완전히 회복됐다고 보기 어렵단 시각도 존재한다. 기관들의 채권 매수세의 반사 이익을 봤을 뿐, 아직 롯데그룹의 재무부담 우려가 불식되긴 요원하다는 분석이다.
국내 증권사 기업금융부 관계자는 "기관들이 연초까지만 해도 롯데그룹을 기피했던 이유에는 롯데건설PF 문제도 있지만 롯데케미칼의 신용등급 강등도 있다"며 "롯데그룹의 경우 대표 계열사인 롯데케미칼의 실적 향방이 중요한데, 석유화학 사업의 반등이 이뤄지기 어렵다는 회의적인 시각이 적지 않아 롯데그룹에 대한 투심이 완전히 회복했다고 보긴 어렵다"고 설명했다.
롯데칠성·롯데쇼핑·글로벌로지스·하이마트 '언더발행'
시중은행 PF펀드 조성한 롯데건설, 리스크 완화 평가
크레딧 스프레드 60bp 밑돌며 크레딧 강세 지속 중
"롯데그룹 투심 완전히 회복했다 보기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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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그룹 투심 완전히 회복했다 보기 어려워"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24년 04월 18일 07:00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