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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공제회의 국내 부동산 대출 블라인드 펀드 위탁운용사 선정 결과 발표가 늦어지면서, 부동산 전문 자산운용사의 고심이 커지고 있다. 일정 지연의 원인으로는 감사원의 대체투자 본감사가 꼽힌다.
부동산 운용사 입장에선 하루빨리 앵커 기관투자자(LP)를 유치해 펀드레이징을 완료하고, 투자를 집행해야 해 마음이 급하단 평가다. 고금리와 부동산 개발 시장 침체가 장기화하며 에쿼티(지분) 투자가 사실상 자취를 감췄기 때문에, 대출이 부동산 시장에 남은 유일한 먹거리인 탓이다.
2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이달 중 결과가 나올 예정이었던 건설근로자공제회와 노란우산공제의 국내 부동산 대출 펀드 위탁운용사 선정 일정이 연기되고 있다. 건설근로자공제회는 당초 이달 초순 결과를 발표할 계획이었지만 이미 시기가 지났고, 이달 중 결과 발표 예정인 노란우산공제 역시 달을 넘길 것으로 보인다.
한 IB 업계 관계자는 "공제회들이 현재 감사원의 대체투자 감사에 대응하고 있어 신규 출자 뿐만 아니라 기 공고한 출자사업의 결과 발표도 늦어지고 있다"며 "2~3주씩 일정이 밀려 건설근로자공제회의 경우 이달 중, 노란우산공제는 5월이 넘어가야 최종 선정이 마무리될 것 같다"고 말했다.
앞서 건설근로자공제회는 지난 2월 총 2000억원 규모의 국내 부동산 선순위 대출 블라인드 펀드 위탁운용사 선정 공고를 냈다. 운용사당 500억원 이내로 총 4개의 운용사를 선정할 방침인데, 20개가 넘는 운용사가 지원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란우산공제 역시 지난 2월 2개 운용사에 각각 3500억원과 2500억원씩, 총 6000억원 규모의 국내 부동산 대출 블라인드 펀드 선정 계획을 공고했다. 지난해 3000억원 대비 2배 가량 늘었다. 지난해에는 신한자산운용과 코람코자산운용이 최종 선정됐다.
국내 공제회들이 출자에 소극적인 가운데서도 부동산 대출 시장에는 지갑을 여는 이유는 보장된 안정성과 높은 이자율 때문이다. 현재 일부 사업장과 실물 부동산의 선순위 대출 금리는 2~3년 전 중순위 대출 금리에 버금가는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LP 관계자는 "지금 선순위 대출 금리가 과거 중순위 금리보다 더 높은 곳도 있다"며 "아직 에쿼티에 투자할 정도로 부동산 시장이 회복되지 않은 상황에서 당분간은 대출 시장에서 기회를 모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다만 국내 부동산 운용사들은 마음이 급하다. 고금리 특수를 무한정 누릴 수 없고, 최근 기대감이 후퇴하고는 있지만 여전히 연내 금리 인하 가능성이 유효한 상황이다. 대출 수요가 많다 해도 여전히 시장의 유동성은 한정적이고, 최근에는 외국계 운용사들까지 국내 부동산 시장에 기웃거리고 있어 경쟁도 치열하단 평가다.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최근 이름만 들으면 쉽게 알 법한 대형 외국계 운용사에서도 고위 관계자가 직접 한국을 방문하는 일이 늘고 있다"며 "국내 운용사들은 펀드레이징이 시급한데 일정이 미뤄져 고심이 크다"고 말했다.
감사 대응에 부동산 대출 운용사 발표 지연돼
건근공은 이달 중, 노란우산은 내달 발표할 듯
고금리 언제까지 갈 지 몰라…마음 급한 운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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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24년 04월 23일 07:00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