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 속도 내는 신세계 리츠…스타필드 실적에 달린 성패
입력 24.05.24 07:00
신세계 리츠, 내년 IPO 추진 계획
매출 연동 임대료 방식 거론
스타필드 매출 변동성은 '부담'
청라ㆍ동서울점이 프리IPO 좌우할 듯
  • 스타필드 등 신세계그룹의 부동산 자산을 담은 일명 '신세계 리츠'가 내년 기업공개(IPO)를 목표로 출범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핵심인 스타필드 자산을 리츠에 편입하는 방식으로 '매출 연동 임대료'라는 생소한 방식이 거론되는 가운데, 스타필드 각 지점의 수익성이 이번 IPO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그룹의 자산관리회사(AMC) 신세계프라퍼티인베스트먼트는 내년 안에 복합쇼핑몰 스타필드를 편입한 '스타리츠'(가칭)를 상장시킬 계획이다. 연내 상장 전 기관투자자를 모집해 주식 일부를 매도하는 프리IPO도 구상하고 있다.

    신세계그룹의 스타리츠에는 스타필드 고양ㆍ수원ㆍ안성ㆍ하남점 등이 편입될 전망이다. 최근 신세계그룹은 스타필드 편입 과정에서 매출과 연동되는 임대료 계약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스타필드 임차인 매출에 연동해 임대료를 정하는 방식으로, 주로 일본 공모 리츠에 사용돼 국내에서는 생소한 개념이다.

    매출 연동 임대 계약을 체결할 경우, 스타필드의 매출이 오르면 임대료 수입도 높아진다. 반대로 테넌트(임차인)의 사업 매출이 떨어지면, 임대료 수입도 낮아져 리츠 수익이 하락한다. 배당 변동폭이 크기 때문에 국내 기관투자자들이 선호하는 개념은 아니다. 

    롯데그룹의 롯데리츠도 지난 2019년 상장 과정에서 노무라증권의 자문을 받아 매출 연동 임대료 방식을 추진했지만, 30%에 달하는 기관투자자들의 반대로 무산된 것으로 전해진다. 결국 롯데리츠는 롯데백화점 강남ㆍ창원ㆍ광주ㆍ중동점 등을 편입하면서 임차인이 유지보수비, 재산세 등의 일부를 부담하는 넷리스(Net Lease) 구조로 선회했다. 

    신세계그룹이 매출 연동 방식을 밀어붙일 경우, 스타필드 실적에 대한 부담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우선 프리IPO에 참여할 투자자들과 상장 주관사를 설득해야 하는데, 이들이 스타필드 수익 성장성에 대한 확신이 없으면 투자심의위원회 통과 여부도 불투명하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한국 시장에선 '왜 임대인이 임차인의 매출에 신경을 써야 되느냐'는 분위기가 지배적이기 때문에 (투심위를) 통과하기 쉽지 않다"며 "스타필드 매출에 대한 확신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신세계그룹이 보다 공격적인 리스 계약을 추진하는 배경으로는 스타필드 사업 호조세에 대한 자신감이 깔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 연간 매출 1353억원을 기록하면서 개점 후 7년 연속 성장세를 보인 하남점에 대해 기업 내부에서도 고조적인 분위기가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2027년 개관을 목표로 올해 착공되는 청라점(투자비용 1조3000억원), 아직 첫삽도 뜨지 못한 동서울점(1조1000억원)과 창원점(5600억원) 등 스타필드 관련 재무 부담이 상당해, 상장 단계에서 밸류에이션 논란이 불거질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리츠업계 관계자는 "신세계그룹은 리츠를 활용해 부동산 사업을 확장하고 재무구조를 개선한다는 입장이지만, 리츠에 영업 리스크를 접목하는 것이기 때문에 투자자 입장에선 모험이나 마찬가지"라며 "변동성 확대에 대한 대비가 필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세계프라퍼티 측은 "스폰서 리츠의 프리IPO 및 상장과 관련된 내용은 아무것도 결정된 바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