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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츠증권이 유동성 위기에 몰린 M캐피탈에 최대 10%대 중반 금리로 담보대출을 제공한다. 기본 금리에 더해 상황 변동에 따라 금리가 오르는 조항 '스텝업' 조항을 포함시켰다.
또 메리츠증권은 M캐피탈이 보유한 사모펀드(PEF) 출자금과 사채, 인수금융, 신탁 2종 수익권 등 약 7695억원에 달하는 투자 자산을 모두 양도담보 형태로 잡기로 했다. 이들의 소유권은 모두 메리츠증권으로 넘어간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메리츠증권은 M캐피탈에 표면금리 9%대 담보대출을 제공하기로 했다. 여기에 신용등급 하향 등 변동이 있을 경우 금리가 오르는 ‘스텝업’ 조항을 포함시켰다.
최근 국내 신용평가사 3사는 일제히 M캐피탈의 무보증사채 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M캐피탈의 무보증사채 등급은 'A-'로 한 단계 조정시 'BBB'등급으로 떨어져 금리 부담이 확대될 수 있다. 사실상 표면금리 이상의 이율이 제공될 소지가 높다.
통상 신용등급 하락해 스텝업 조항이 발동될 경우 금리가 3~4% 정도 상승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M캐피탈 신용등급 변동 시 10% 중반 수준까지 금리가 오를 전망이다. 이번 거래에 정통한 관계자는 “표면금리는 9% 수준이지만 스텝업 조항 등을 감안하면 추후 금리가 10% 중반 수준까지 올라갈 여지가 있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서 메리츠증권 측은 “담보대출 금리와 관련해선 따로 언급할 부분은 없다”고 밝혔다.
또 메리츠증권은 이번 대출액 3000억원의 2.5배 규모에 달하는 7695억원의 자산을 전부 양도 담보로 잡을 예정이다.
여기에는 M캐피탈이 국내 여러 사모펀드(PEF)와 운용사(GP)에 출자한 6580억원, 약 110건의 투자건이 모두 포함된다. 또 M캐피탈이 보유한 출자금과 사채, 인수금융, 신탁 2종 수익권 등도 전부 양도담보로 제공된다.
이들 자산은 대출실행과 함께 '조건부' 형태라 메리츠가 가져가게 된다. 이로써 그간 M캐피탈이 프로젝트 사모펀드 시장에서 누리던 지위도 모두 메리츠증권이 소유하게 될 전망이다.
표면상 메리츠증권의 대출금리는 당초 새마을금고와 스틱얼터너티브운용, NH투자증권이 제공하려던 금리보다는 낮은 것으로 전해진다. ST리더스가 메리츠를 M캐피탈에 데려오는데 대한 명분을 만들어주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질권담보 형태로 거래를 진행하려고 했던 새마을금고와 달리, 메리츠는 스텝업 조항과 알짜자산 양도담보를 포함시켰다. 이로써 실질적으로는 메리츠가 M캐피탈에 더 가혹한 대출조건이 부여됐다. 대신 비리를 저지른 ST리더스의 지위를 교체하지 않는 조건이 포함됐다.
결과적으로 메리츠는 범죄를 저지른 금융회사 임직원의 지위와 수수료 수익을 보장해주는 대가로 투자회사의 자산을 몰취하고 고금리를 가져가는 대출구조를 짠 셈이 된다.
대출이 최종 실행될지 여부는 미지수다.
일단 메리츠증권은 해당 대출 가운데 1000억원을 지난 28일 집행했고 나머지 2000억원 지급시기는 아직 미정이다. 급한대로 1000억원을 지원하면서 가능한 담보를 먼저 잡은 형태다.
투자자산 전반을 양도담보로 잡기 위해선 M캐피탈은 물론, M캐피탈을 인수했던 사모펀드 출자자(LP)전원의 동의가 필요하다. 20여곳이 넘는 이들의 동의를 얻는데만도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수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메리츠가 GP 교체를 요구하지 않는 대신 다소 낮은 금리를 제공해 명분을 쌓은 것으로 보인다"라며 "다른 금융기관들도 해당 거래를 하고 싶었지만 감독당국 눈치에 법적 문제가 있는 GP가 경영하는 회사에 자금을 넣기 힘들었다"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출자금 양도담보의 경우 GP와 LP 전원동의가 필요해서 담보를 잡고 자금을 지원하는 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라며 "양도담보를 제공하지 못할 경우 통상 차입하는 쪽에서 추가 페널티를 부여 받는 경우도 종종 있다"라고 말했다.
새마을금고의 ST리더스 교체는 새마을금고 주무부처인 행정안전부의 요구 때문으로 알려졌다. 이후 ST리더스 대표가 새마을금고 측에 금품 등을 제공한 혐의로 재판을 받자 행안부가 새마을금고 감사를 진행하며 해당 운용사 교체를 요구했다.
그러나 ST리더스 측이 장악한 M캐피탈 이사회, 그리고 농심캐피탈과 VIP자산운용 등이 운용사 교체를 반대하면서 교체 시도가 무산됐다.
표면금리 9%에 신용등급 하향시 추가금리 부여
M캐피탈 PEF 출자액 6500억 포함, 110건 투자건 모두 메리츠 소유로
비리 운용사 임직원 돕는 대가로 알짜자산ㆍ고금리 확보 모양새
운용사 교체는 행안부 지시사항이지만 무산…출자자들 담보설정 동의해야
M캐피탈 PEF 출자액 6500억 포함, 110건 투자건 모두 메리츠 소유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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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용사 교체는 행안부 지시사항이지만 무산…출자자들 담보설정 동의해야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24년 05월 29일 11:18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