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CNS, NDR 후 실적 꺾여…밀리는 실사에 'IPO는 내년으로'
입력 24.06.10 07:00
실사는 계획 중…예심 청구 관련해선 논의 없어
상반기 시장 분위기 살펴 상장 추진하겠다던 LG CNS
1분기 실적 하락 때문?…삼성SDS PER 적용시 5.3兆
  • 올해 기업공개(IPO) 대어로 주목받은 LG CNS의 상장 추진 절차가 늦어지고 있다. 지난 4월 비공개 논딜로드쇼(NDR)를 진행했다는 사실이 전해지며 하반기 상장에 무게가 실렸지만, 이후 실적이 꺾이며 내년으로 달력이 넘어가는 모양새다.

    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LG CNS는 최근 상장 전 기업실사 준비를 위한 계획을 세우기 시작했다. 다만 상장 절차를 밟으려는 의지는 그리 크지 않은 상황이다. 아직 상장 예비심사(이하 예심) 청구에 대한 논의 역시 이뤄지지 않고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LG CNS는 주관사들과 상장 준비에 필요한 사항에 대한 질의를 꾸준히 주고받아 왔다"라며 "다만 구체적인 움직임이 있지는 않은 상황이며 실사 준비 역시 속도감이 있는 상황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 4월 홍콩, 싱가포르에서 해외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NDR을 진행하며 상장 절차에 속도가 붙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 바 있다. 업계에 따르면 해외 NDR 분위기는 나쁘지 않았다고 한다. 2020년 이후 매년 매출이 성장세를 보이고 있고 LG그룹의 디지털 전환 추진 등으로 계열사들의 디지털 전환 관련 투자가 확대될 것을 감안하면 성장세도 기대되는 까닭에서다. 

    재무적 투자자(FI)들의 투자금 회수 기한도 1년여 앞으로 다가왔다. 2020년 LG CNS는 글로벌 사모펀드 운용사인 맥쿼리자산운용 PE본부(이하 맥쿼리PE)에 지분 35%를 9500억원에 매각하며 5년 내 IPO 추진 계획을 검토했다. 다만 맥쿼리PE는 자본재조정 작업을 통해 투자원금을 회수한 상태로, IPO를 통해 추가 투자수익을 올릴 수 있다.

    그러나 예상과는 달리 속도가 붙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당초 LG CNS는 상반기까지 시장의 상황을 살핀 뒤 상장 추진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이었다. 

    상장이 늦어지는 것과 관련해 여러 의견이 제기되지만 지금으로선 직전 분기의 실적이 감소한 여파가 클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지난 1분기 LG CNS는 1년만에 70% 가까이 감소한 127억원의 순이익을 시현했다. 영업이익도 절반 이상 줄었다. 일부 프로젝트에 대한 예정 원가가 추가로 인식된 여파로 2분기부터는 정상화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유력한 피어그룹(비교기업)으로 거론되는 삼성SDS의 주가순이익비율(PER)을 LG CNS의 직전 4개분기 순이익(3028억원)에 적용하면, 5조3000억원대의 기업가치가 산출된다. 이는 7조원에 육박하는 장외시장 시가총액보다 낮은 수준이다. 

    삼성SDS 외에도 LG CNS와 사업이 유사한 해외 컨설팅 기업을 선정해 PER 배수를 높일 가능성이 거론되는 것으로 파악된다. 그간 국내 대기업 계열 시스템통합(SI) 기업이라는 인식이 LG CNS의 기업가치 산정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지적이 이어진 바 있다.

    한 운용업계 관계자는 "실적이 잘 나오다가 꺾인 경우 거래소가 이를 눈여겨 볼 수도 있고, FI들 입장에서도 원하는 만큼의 밸류에이션(Valuation)으로 엑시트(투자금 회수)를 하기 어려울 수 있으니 한 텀 더 시간을 두고 볼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LG CNS의 증시 입성은 내년으로 밀릴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거래소(이하 거래소) 규정상 상장예비심사 기간은 45영업일 이내긴 하지만 법정 강제 사항이 아닌 탓에 지연되는 사례가 많다. 최근 들어 금융당국이 '실사' 과정을 제대로 밟았는지 여부를 관심있게 보는 부분 또한 감안하면 실사부터 예심 청구, 수요예측과 상장까지 수개월이 걸릴 수 있을 것이란 지적이다.

    LG그룹 관계자는 "최근 진행했던 해외 NDR은 상장을 위한 것이 아니라 말 그대로 '딜과 관계없는' 투자자 미팅이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