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지배구조개편 임박?…주가 롤러코스터 탄 현대모비스·글로비스
입력 24.06.14 14:29|수정 24.06.14 14:30
정몽구 명예회장 신변 관련 소문에
수년째 제자리 걸음 현대모비스 15% 급등
정의선 회장 지분 보유한 계열사 글로비스도 12% 상승
  •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의 주가가 14일 장중 한 때 10% 이상 치솟았다. 두 회사 모두 그룹의 지배구조개편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계열사로, 현대차그룹 오너일가의 지분 변동 가능성에 투자자들이 주목한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모비스는 이날 장중 약 15%, 현대글로비스는 12% 상승했다. 실적발표, 주주환원책 발표 등 사업적·재무적으로 투자자들이 주목할 만한 화두가 없었던 탓에 주가 상승은 이상 급등 현상으로 해석됐다. 사실 이날 오전 고령인 정몽구 명예회장의 신변과 관련한 이야기가 여의도 증권가에 돌기 시작하면서 주가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해석도 제기된다.

    다만 현대차그룹이 명예회장의 신변과 관련한 이야기에 대해 '사실무근'이란 공식입장을 밝히며 진화에 나서자 주가는 다시 안정세를 찾는 모습을 나타냈다.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는 그룹 지배구조개편 방안에 포함될 핵심 계열사이다. 즉 이날 현대모비스의 주가 상승은 지배구조개편에 대한 불확실성 해소, 현대글로비스 기업가치 상승의 기대감 등이 반영된 결과로 해석된다.

    현재 현대차그룹의 핵심 지배구조를 살펴보면 '현대모비스→현대차→기아→현대모비스' 등 순환출자 고리가 형성돼 있다. 정의선 회장이 그룹의 핵심인 현대차와 기아를 안정적으로 지배하기 위해선 지배구조 최정점에 있는 현대모비스의 지분을 확보하는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현재 정몽구 명예회장이 현대모비스 지분 7.24%, 정의선 회장은 0.3%를 보유중이다. 정의선 회장이 현대모비스의 지분을 물려받기 위해선 2조원 이상의 현금이 필요하다.

    정의선 회장이 승계 자금 마련을 위해 활용할 수 있는 계열사 지분은 그리 많지 않다. 정의선 회장은 현대글로비스·기아·현대위아·이노션·현대엔지니어링과 보스턴다이내믹스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이 가운데 지분 20%를 보유한 현대글로비스의 지분가치가 약 1조3000억원으로 가장 규모가 크고 또 활용가치가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정의선 회장 입장에선 현대글로비스의 기업가치가 치솟고, 현대모비스의 가치가 눌려있는 상황이 지분을 승계하고 이를 위한 자금을 마련할 수 있는 최적기이다. 실제로 현대모비스의 주가까 수년째 제자리걸음하는 모습이 반복되면서 이 같은 평가에 힘이 실렸다.

    그 시점을 예단하긴 어렵지만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개편을 위한 물밑 작업은 계속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새롭게 제시될 지배구조개편 방안의 '대전제'는 정의선 회장이 정몽구 명예회장의 지분을 오롯이 이양받고 그룹 지배력을 강화하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계열사의 순환출자고리가 해소되고, 사업부의 분할과 합병 등 다양한 방식의 거래들이 수반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현대차그룹이 과거 구조개편에 시도에 한차례 실패했던 만큼, 불법 또는 편법 논란을 사전에 차단하고 주주들의 반발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이 제시돼야 순조로운 승계작업이 진행될 수 있을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