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에어로 금융지원 기한 연장…늘어지는 방산 수출 지원
입력 24.07.02 07:00
6월말까지였던 K9 자주포 금융지원, 결국 연기
관련부처들 머리 맞대 금융지원 방안 강구 중
천무 금융지원 기한인 11월까지 목표
폴란드는 여전히 국책은행 통한 금융지원 요구
  • 폴란드 방위산업(방산) 수출 2차 계약에 대한 뾰족한 금융지원 방안을 찾지 못하고 있다. 이에 6월말까지였던 한화에어로스페이스 K9 자주포 152문 2차 이행계약에 대한 금융지원 시한이 사실상 연기됐다. 금융지원 관련 주체들은 올해 11월까지 금융지원을 받아야 하는 천무 290대 계약에 맞춰 최선의 금융지원 방안을 내놓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폴란드 군비청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3조4475억원 규모의 K9 자주포 152문 2차 계약을 체결했다. 오는 6월까지 한국 정부와 별도의 금융지원을 체결해야 효력이 발행한다는 조건부 계약이었다. 하지만 한국 측은 폴란드 군비청이 원하는 조건의 금융지원을 제공하지 못했다. 폴란드 군비청 역시 국내 방산업체를 대체할 만한 업체를 찾기 어려운 상황이라 금융지원 기한을 11월까지 연기하는 방향으로 일정을 조율한 것으로 파악된다. 

    신원식 국방부 장관은 지난 20일 폴란드 국방부 청사를 방문해 브와디스와프 코시니악-카미슈 부총리 겸 국방장관을 만나 "K9 자주포와 천무의 2차 계약을 9월 목표로, 연내 발효될 수 있도록 긴밀하게 협력하기로 했다"고 밝혔는데, 업계선 사실상 천무의 2차 계약 금융지원 시한인 11월까지 K9 자주포와 천무의 금융지원 방안을 마련하는 가닥으로 합의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수출입은행, 기획재정부, 무역보험공사, 산업통상자원부, 국방부, 시중은행, 방산기업 등 모든 관련 주체들이 모여 금융지원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국내은행 등이 폴란드 국채를 매입하는 방법 ▲시중은행의 신디케이트론 제공 ▲무역보험공사의 보증 확대 ▲기획재정부의 수은에 대한 추가 출자 등 여러 방안이 언급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한국은 1차 이행계약 금액인 124억달러(약 17조원) 중 약 100억달러를 수출입은행과 무역보험공사를 통한 신용공여 방식으로 제공했는데, 폴란드는 2차 이행계약에 대해서도 계약금액의 80%대 수준의 금융지원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방산업계에선 "기재부가 수은에 추가 출자 해주는 게 최선의 방법"이라고 입을 모은다. 폴란드 군비청이 시중은행의 지원이 아닌 국책은행의 지원만을 고집하면서다. 다만 현금 출자는 예산안에 반영해 국회 심의·의결을 거쳐야 해 연내 가능성이 희박하고, 현물을 추가로 출자하는 방식은 수은이 LH주식을 현물출자 받은 지 한 달밖에 되지 않아 빠른 시일 내에 추가 출자가 이뤄지기 어렵다는 관측이 나온다. 

    수은의 법정 자본금을 15조원에서 25조원으로 늘리는 수은법 개정안은 지난 2월 통과됐고, 5월 말 기획재정부는 2조원 규모의 LH 주식을 수은에 현물 출자한 바 있다. 기획재정부는 올해 2조원 수준의 출자를 시작으로, 향후 5년간 단계적으로 수은에 대한 출자 규모를 늘릴 계획으로 알려졌다.

    방산업계 한 관계자는 "우리의 생각과 다른 방식의 금융지원을 논의해야 하는 상황이고, 또 그런 방안들까지 논의되고 있다. 다만 폴란드가 시중은행 지원을 꺼려하는 만큼 시중은행 지원 방안은 가능성이 크지 않다"며 "수은의 추가 출자가 가장 깔끔한 방식이지만 이 역시 빠른 시일 내에 이뤄지긴 어려워 결국 어떤 방안이 나올지 누구도 예상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수출입은행에 대한 추가 출자 방식이나 기간 등 어떠한 사항도 정해진 것 없다"고 말했다.